好學의 漢字文學/[고사성어]故事成語

[살롱] 대구의 풍수와 화재

好學 2010. 6. 25. 21:25

 

[살롱] 대구의 풍수와 화재

 

 

 

근래에 유달리 대구에서 대형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왜 이렇게 대구에서 불이 많이 나는가.

몇 달 전에 이 문제를 이미 다룬 바 있지만, 대구에 사는 독자들의 계속된 요청으로 한 번 더 다룬다.

먼저 대구 지세(地勢)의 특징은 동서남북에 모두 높은 바위산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쪽에는 1192m의 팔공산(八公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남쪽에도 역시 1084m의 비슬산(琵瑟山)이 포진하고 있다. 1000m가 넘는 산은 고산(高山)에 해당한다.

더군다나 팔공산이나 비슬산과 같이 뾰쪽하게 생긴 바위산은 풍수에서 ‘화체형(火體形)’으로 진단한다.

화기가 많은 산이라는 뜻이다.

동서쪽에도 역시 산이 가로막고 있다.

한국 대도시 가운데 대구처럼 1000m급의 높은 바위산이 둘러싸고 있는 도시는 없다.

대구가 유일하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주(州)’자가 들어간 지명이 많다. 전주(全州) 진주(晉州) 원주(原州) 상주(尙州) 나주(羅州) 충주(忠州) 등이 그렇다. ‘주’자가 들어간 곳의 지리적 공통점은 강이나 하천이 도시를 관통하거나 돌아간다는 점이다. ‘주’의 사전적 의미는 ‘물 가운데 있는 높은 곳’을 의미한다. 물이 빙 둘러 있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주’자가 들어가는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물이 풍부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구(大邱)의 지명은 ‘주(州)’ 대신에 ‘언덕 구(邱)’자가 들어간다. 산과 언덕은 많지만, 강과 하천은 부족한 형국임을 암시하고 있다. 풍수상으로 볼 때 대구는 원천적으로 수기(水氣)가 부족한 지역인 것이다. 대구의 화재는 수기의 부족과 관련이 있다. 어떻게 하면 물을 보충할 것인가. 이것이 대구 풍수의 과제이다.

조선 정조 2년(1778) 대구의 판관이었던 이서가 시내의 중심을 가로지르던 하천에 제방을 쌓아서 현재의 신천(新川)으로 물줄기를 돌리는 공사를 한 적이 있다. 장기적으로 대구는 신천과 같은 하천 증설을 검토해야 하지 않나 싶다. 현대 도시는 전기와 에너지 사용의 과다로 화기 과잉 상태이다. 화기를 내리려면 물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수화기제(水火旣濟:물이 위로 가고 불은 아래로 내려옴)’로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