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마당] `버즈 두바이` 와 `부르즈 할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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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두바이`가 지난 4일(현지시간) 개장하면서 건물 이름을 `Burj Khalifa`로 바꿨다. `Burj Khalifa` 한글 표기를 놓고 국내 언론매체들은 `버즈 할리파`(영어식+아랍식) `부르즈 할리파`(아랍식+아랍식) `부르즈 칼리파`(아랍식+영어식) 등 서로 달리 표기하고 있다. `부르즈`는 `탑`을 뜻하며, `할리파`는 아부다비 통치자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Khalifa bin Zaid al-Nahayan) 이름에서 딴 것이다. `Khalifa` 발음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부ㆍ언론 외래어심의위원회에서 `할리파`로 표기하도록 정했으므로 이를 따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외래어표기법에서는 외국 지명이나 인명 표기는 현지 발음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지 발음을 한글로 정확하게 표기하는 데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이처럼 같은 지명을 두고 표기에 혼란을 겪게 되면 언중들은 어느 것이 맞는지 혹은 어느 것을 따라야 하는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서 본지는 `부르주 두바이`라고 표기했다. 그러다 시공사 측에서 `Burj` 영어식 발음인 `버즈`가 많이 통용되고 있으므로 `버즈`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현지 발음 표기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이후 각 매체는 `버즈`로 통일해 사용했다. 건물 완공과 함께 이름을 새로 지으면서 또다시 이번과 같은 혼란이 빚어졌다. 편의를 위해 원칙에서 한번 벗어나면 추후에 또 다른 혼란이 초래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원칙이 한번 무너지고 나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두 배, 세 배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언어도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생성하고, 변화하고, 진화하고, 소멸한다. 이처럼 살아 움직이는 언어를 원칙이라는 울타리에 영원히 묶어둘 수는 없겠지만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원칙을 지켜나가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Burj Khalifa` 한글 표기는 `부르즈 할리파`로 하는 것이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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