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산다, 응급 상식]<7>탈수증
수분 필요한 음주자 한증막 피해야
뛰노는 아이 덥지않아도 물 먹이길
갈증을 느낀다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는 신호다. 탈수증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박영철 기자 |
사망한 손모 씨는 지병이 없고 건강한 35세 남자였다. 그런데도 변을 당한 것이다. 사망원인은 탈수증이었다.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음주 후 입욕 금지’라는 푯말을 붙이는 것은 이 탈수증을 막기 위해서다.
술을 간에서 분해하려면 많은 수분이 필요하다. 술을 마신 다음 일반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증막에 들어가면 많은 양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분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탈수증이 나타난다.
또 알코올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이므로 한증막에서 잠에 빠지기 쉽다. 자기 몸 상태를 잘 파악할 수도 없어 더 위험하다. 탈수로 실신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무리해서 입에 물을 떠먹이기보다 병원으로 빨리 이송하는 게 바람직하다.
탈수증은 주말 나들이를 떠난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노는 데 정신이 팔린 아이들은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숨을 몰아쉬고 몸에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가 몸속 수분이 1% 정도 부족하면 갈증과 불쾌감을 느낀다. 4% 정도 빠지면 소변의 양이 줄고 피곤해 보인다. 8% 이상 수분 손실이 생기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날씨가 덥지 않더라도 탈수증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싫다고 해도 미리 물을 자주 먹여야 한다. 스포츠음료(이온음료)와 물을 반반씩 섞어 먹이는 것도 좋다.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은 당장은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곧 갈증을 부추기므로 피해야 한다.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영유아가 설사를 할 때도 탈수증의 우려가 있다. 장염에 걸린 아이가 설사를 계속한 뒤 탈수증에 걸릴 수 있다.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꾸준히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설사는 나쁜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설사를 억지로 멈추게 하는 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다.
(도움말 박인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탈수증 예방법
① 술을 마신 뒤 한증막이나 사우나 이용 삼가기
② 갈증을 느끼면 즉각 물을 충분히 섭취하기
③ 뛰어노는 아이에게 물이나 이온음료 먹이기
④ 설사하는 영·유아에게 보리차 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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