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엔 고향 교회를 찾아주세요… 도농 한마음예배는 또다른 선교 |
나는 2008년 2월부터 경기도 가평군 임초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장로님이 한 분도 없는 시골 교회다. 부임 초기, 나는 하나님께 항의했다. “하나님, 또 시골교회입니까. 난 모릅니다.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가슴이 답답해 강남금식기도원에 올라갔다. 그리고 나의 능력과 꿈을 겸손히 내려놓았다. 그때 비로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 우리 교회는 노인이 70%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장례를 주관하면서 유가족과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가졌다. 과거에는 내가 가진 12가지 재주를 모두 사용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지금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 버린다. 교회 차량 관리, 꽃꽂이 등 대부분의 일이 하나님이 보내주신 일꾼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임초교회는 이름 그대로 숲과 풀의 예배당이다. 주일 점심시간이면 육의 양식에도 은혜가 넘친다. 아름다운 야생화 같은 성도들이 반찬을 한 가지씩 준비해 온다. 그리고 멋진 시골밥상 잔치가 벌어진다. 누구에게 미리 맡기지도 않는다. 조를 편성하지도 않는다. 모두 자원해서 이뤄지는 일이다. 반찬 없는 날을 대비해 컵라면이 준비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먹은 적은 없다. 주일마다 감동과 은혜가 넘쳐난다. 교회도 두 배로 성장했다. 나는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부르는 교인들이 어느 교회에서나 자유롭게 기도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마침 올해는 설날이 주일이다. 명절은 고향의 농어촌 교회를 살펴볼 수 있는 절기다. 빚진 자가 은혜를 갚는 차원에서 고향 교회 찾기 운동이 일어나기를 기원한다. 시골 교회는 도시 교회의 못자리다. 고향 교회들은 명절에 내려오는 도시 교회 성도들로 인해 격려를 받을 수 있다. 도시 교회와 시골 교회가 서로 은혜를 나눈다면 이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또 있겠는가. 선교 차원에서도 도농 교회 교류가 필요하다. 도시 교회 신자들은 고향을 방문하는 길에 고향에 있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전도해주길 바란다. 고향을 떠난 뒤에 축복을 받았다면 고향에 대한 선교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시골 교회는 고령화가 매우 심각하다. 젊은이는 거의 없다. 어른들에게 무언가를 해 드리고 싶어도 자원이 부족하다. 도농 교회가 힘을 합쳐 지역 특성에 맞는 어른 섬기기 운동도 일어나야 한다. 시골 교회에서 묵묵히 일하는 목회자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한국 교회가 하나 되는 모습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교회 연합 차원에서라도 도시 교회가 농어촌 교회를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골 교회 주변 골짜기마다 들어선 도시 교회의 수양관이나 기도원, 공원묘지 등은 시골 교회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 도시 교회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향해 “이번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면 반드시 고향 교회를 찾아가세요. 목사님 격려도 해 드리고 헌금도 하세요. 예수를 믿지 않는 친척과 친구들을 교회로 인도하세요”라고 말해주길 당부 드린다. 나는 지금까지 농촌 교회에서 30년 가까이 목회를 해 왔다. 농촌 작은 교회 목회자의 작은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박종한 목사(가평 임초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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