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2부 10 - John Bunyan
그러나 크리스티아나는 이렇게 말했소.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세요.
나는 지금 거의 다 잡은 상을 눈앞에 두고 있어요.
이 기회에 그것을 잡지 않으면
나는 가장 어리석은 바보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길에서 만나게 될
그 모든 어려움들에 대해 말해 주고 있지만,
그것들은 나의 용기를 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옳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고난이 있은 후에는 반드시 즐거움이 따르게 마련이고,
또 그 고난이 즐거움을 더욱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물어본 대로 당신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신 게 아니거든
이제 그만 돌아가 주시고 더 이상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그러자 겁쟁이 부인은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같이 온 여인에게 말하는 것이었소.
'갑시다, 자비심.
우리의 권고와 호의조차 무시하니 자기 멋대로 하게 내버려두고 갑시다.'
그러나 자비심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겁쟁이 부인의 생각에 동조할 수가 없었소.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지.
첫째는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연민의 정이
크리스티아나에게 쏠렸기 때문이었소.
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소.
'이 사람이 꼭 떠난다면 조금이라도 같이 가면서 도와줘야지.'
둘째는 같은 연민의 정이 자기 자신의 영혼으로 쏠렸기 때문이오.
크리스티아나가 한 말이 어느 정도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지.
그녀는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했소.
'크리스티아나와 좀 더 이야길 해봐야지.
그녀가 하는 말에서 진리와 생명을 발견하게 된다면
나도 그녀와 동행해야겠다.'
그리하여 자비심은 자기 이웃인 겁쟁이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소.
자비심 : 이봐요, 부인. 사실 나는 오늘 아침 당신과 함께 크리스티아나를 만나러 왔어요.
그런데 당신도 보시다시피 지금 이분은 고향을 아주 떠나려 하고 계신데
이 맑은 날씨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그녀와 동행하면서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도와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녀는 두 번째 이유는 입 밖에 내지 않았소.
겁쟁이 부인 : 그런데 이제 보니 당신도 그 바보 같은 짓을 할 생각이로군요.
하지만 시기를 잘 살펴 현명하게 처신하세요.
위험을 벗어나 있을 땐 위험하지 않지요.
그러나 위험 속에 들어가면 위험해지게 마련이니까요.
그리하여 겁쟁이 부인은 집으로 돌아가고,
크리스티아나는 마침내 여행길에 올랐던 것이오.
집으로 돌아간 겁쟁이 부인은
'박쥐 눈 부인(Mrs. Bats-eyes)',
'경솔함 부인(Mrs. Inconsiderate)',
'경박함 부인(Mrs. Light-mind),
'무지함 부인(Mrs. Know-nothing)' 등
자기 이웃사람들을 집으로 불러들였지요.
그들이 다 모이자 그녀는 크리스티아나가 여행 떠난 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소.
겁쟁이 부인 : 여러분,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나는 오늘 아침 좀 한가하기에 크리스티아나를 찾아갔었지요.
문밖에서 우리는 습관대로 문을 두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녀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세요?
'누군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신 분이면 들어오세요?'
아니, 이렇게 말하더라니까요.
나는 별 일 없으려니 생각하고 안으로 들어갔죠.
그러나 막상 들어가 보니 그녀는 자기 아이들까지 데리고
이 마을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자기도 자기 남편이 했던 것같이
순례의 길을 떠나겠노라고 아주 간단히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그러고는 자기가 꿨던 꿈 이야기며,
남편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왕이 자기에게도 그 나라에 오라는
초청장을 보냈다는등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무지함 부인이 말했소.
'뭐라고요? 정말로 그녀가 여행을 떠날 것 같습디까?"
겁쟁이 부인 : 예, 그녀는 떠날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에요.
나는 그걸 확신해요.
왜냐하면 내가 어떻게든 집에 머물러 있게 하려고 여행 도중 만나게 될
여러 가지 난관들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그랬더니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그녀에게는 역효과를 내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의욕을 더욱 단단히 해준 결과가
되고 말았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여자는 그저 다음과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었어요.
'고생이 있은 후에 즐거움이 옵니다.
그리고 물론 그 고생이 쓰면 쓸수록 즐거움은 더욱더 크지요.'
박쥐눈 부인 : 원, 세상에. 눈이 멀고 대단히 어리석은 여자로군요.
자기 남편이 그렇게 쓰라린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길 듣고서도
경계하는 마음이 안 생기다니, 내 생각엔 그녀의 남편이
다시 여기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편안히 쉬면서
아무 소득도 없는 그런 모험 같은 건 결코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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