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소식통]기쁜·슬픈소식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 57년만에 복원

好學 2012. 9. 23. 23:08

 

111년전 교회, 그대로 ‘부활’…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 57년만에 복원

 


인천 내리감리교회의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이 허물어진 지 57년 만에 복원됐다. 인천 최초의 서구식 개신교 예배당인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은 1901년 지어진 뒤 서해연안의 선교 중심지로서 한국 기독교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으나 1955년 더 큰 성전을 짓는다는 이유로 헐렸다.

내리교회는 23일 복원된 웨슬리 예배당에서 헌당감사예배를 드렸다. 2008년부터 추진된 복원사업의 결실이다. 예배당은 과거 사진·기록물의 고증을 통해 연면적 294㎡(89평), 높이 9.89m(종탑 포함 11.6m), 지상 1층 규모로 복원됐다.

웨슬리 예배당은 초대 담임목사인 헨리 아펜젤러가 1891년 인천 중구 내동에 세운 한옥 예배소 ‘화이트 채플’을 헐고 2대 담임목사 조지 존스(한국명 조원시)가 교인들과 함께 신축한 건물이다. 위에서 보면 지붕이 십자가 모양이고 내부 구조도 십자가 형태여서 십자가형 예배당으로도 불렸다. 예배당 봉헌 후 영화매일학교(현 영화초등학교) 개설, 엡윗 청년회·신학회·여선교회·계삭회 조직, 하와이 이민을 통한 첫 해외 선교사 파송 등으로 근대교육과 복음 전파에 큰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예배당이 1955년 개축되면서 옛 모습을 잃었고 새 성전도 64년 화재로 전소됐다.

내리교회는 “우리나라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웨슬리 예배당을 보존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수였다”며 2008년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인천시도 예배당을 역사적 건물로 인정해 보조금을 지원했다. 예배당 복원과 아펜젤러비전센터, 목자관 신축에 총 174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예배당 옆에 지상 7층, 지하 2층, 연면적 1447㎡(437평) 규모로 지어진 아펜젤러비전센터에는 기독교 역사박물관과 선교시설이 들어섰다.

이날 헌당감사예배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가흥순 중부연회 감독과 신문구 전 서울연회 감독, 송영길 인천시장, 이성만 인천시의회 의장,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말씀을 전한 가흥순 감독은 “복원된 예배당은 가장 오래된, 가장 젊은 교회”라고 설명했다. 김흥규(사진) 내리교회 담임목사는 “목숨 걸고 믿음을 지켜온 선조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찬송을 기억하려 한다”며 “복원된 성전은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어머니 교회, 영혼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시장은 축사에서 “복된 날을 맞아 ‘너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높이고 그 성산에서 예배할지어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은 거룩하심이로다’(시 99:9)라는 말씀을 다시 새긴다”면서 “근대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웨슬리 예배당 복원으로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와 정신이 널리 알려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내리교회 인근에는 성공회 내동교회(1890년 건축), 천주교 답동성당(1897년) 등 한국 근대 종교사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 많다. 인천시는 웨슬리 예배당 복원과 함께 이 일대를 ‘선교 테마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