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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제사문제 Q&A

好學 2012. 9. 29. 18:17

 

기독교와 제사문제 Q&A

… 시어머니와 종교가 다른데, 제사 대신 추모예배 드릴 수 있나요

 


“조상 기리는 마음은 동일” 겸손하게 설득하세요

오늘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화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차례나 성묘와 같은 제례 문제로 훈훈한 명절 분위기를 깰까 노심초사하는 크리스천이 적지 않다. 가족·친지 간 종교가 다른 경우 명절 예식을 전통으로 볼지, 종교적으로 해석할지를 놓고 분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와 제사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기독교인은 차례를 드리면 안 되나

“기독교인이 차례를 드리지 않는다는 것은 편견이다. 기독교는 기독교적 예식으로 차례를 갈음한다. 교단이나 교회에 따라 ‘추모예배’ ‘추모예식’으로 부른다. 가급적 ‘추도’란 용어는 자제하고 ‘추모’를 사용한다. 추도에는 슬피 운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배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긴 하나 교단에 따라 ‘예식’이란 단어를 권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차례와 추모예배(예식)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배 대상’이 가장 큰 차이다.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차례는 조상신이 예배와 숭배의 대상이 된다. 제사는 후손들이 제사상을 차리고 절을 올려 돌아가신 조상에게 바치는 제의적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추모예배(예식)는 조상을 추모할 뿐 예배의 대상으로 보진 않는다. 기독교에서 고인의 영혼은 감사의 대상이지 숭배의 대상은 아니다.”

제사를 왜 전통문화로 볼 수 없나

“가톨릭은 1939년 교황 파이우스 12세에 의해 조상 제사가 허용된 이후 전통적 제사문화를 수용하는 입장이다. 반면 개신교는 130여년 전 선교사들의 입장 그대로 우상숭배로 여기는 관념적 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대 상황이 바뀌면서 제사를 대체할 수 있는 기독교적 예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기독교적 추모예식은 비교적 우리 전통문화가 수용된 형태로 드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독교적 추모예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왜 절을 하면 안 되나

“제사상에 신위를 모시고 절을 하는 것은 조상을 신으로 숭배하는 종교적 성격을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축문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제사는 전통이 아닌 우상숭배며 십계명 1∼2조에 위배되는 것이다. 또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점(눅 16장 19∼21절)을 근거로 제사가 종교적 성격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한편 성경을 떠나 기독교 전통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제사 의전과 기독교 예전이 달라 관습적으로 절을 안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사 음식을 먹어도 될까

“제사상에 차려진 음식이라도 실제 조상들이 찾아와 먹지는 않는다. 결국 산 사람이 음식을 만들고 먹는 셈이다. 고린도전서 10장 25∼28절을 보면 바울은 ‘우상의 제물이나 음식도 하나님의 것이라고 믿고 먹으라고 했고, 거리끼는 마음이 있으면 먹지 말라’고 했다. 모든 음식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먹든지 마시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고전 10:31)는 말씀처럼 제사 음식 문제는 자유롭게 선택하자.”

가족 간 종교가 달라 제사 문제로 가정불화가 생길까 걱정인데…

“제사를 드리는 가정이라면 절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이때 “저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조상님께 절하기보다는 추모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습니다”라고 겸손히 말하고 기도해 보자. 예배(예식)나 성묘 예식을 드리는 가정이라면 한 해 동안 넘치는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내용으로 예배를 드리면 된다. 절 대신 기도를, 제사 대신 예배를 드리지만 웃어른을 공경한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명절 때 제례의식 대신 추모예배(예식)를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동의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친지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비신자에게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효과적이지도 않으며 자칫 잘못하면 가족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기독교식 예식이 갖는 의미와 목적을 설명해야 한다. 방법과 예배 대상이 다를 뿐 조상을 기리고 사모하는 것은 동일하다는 점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