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교육 3/(국어사전)國語辭典

홍익인간[ 弘益人間 ]

好學 2012. 9. 6. 21:46

홍익인간[ 弘益人間 ]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우리 나라의 건국이념이며 교육이념.

 

〔출 전〕

단군신화에 의하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천신 환웅이 이 땅에 내려와서 우리의 시조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연 이념이다. 여기에서 ‘인간’은 오늘날처럼 ‘사람’을 뜻하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뜻한다. 우리 나라 고대신화라고 볼 수 있는 단군신화는 13세기 말엽에 저술된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그리고 15세기 전반기에 편찬된 ≪세종실록≫ 지리지 등에 실려 있다.

단군신화의 가장 오래된 자료는 고려 충렬왕 때 일연(一然)이 찬술한 ≪삼국유사≫의 고조선조(古朝鮮條)에 인용된 고기(古記)이다. 여기에 현행 〈교육법〉 제1조에 나타난 홍익인간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오는데, 특기할 만한 점은 천상의 신적 존재가 인간의 세상을 탐냈으며, 지상의 동물이나 사람되기를 원하였다는 점이다.

단군신화를 언급한 기록으로는 ≪삼국유사≫를 비롯하여 거의 동시대에 쓴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가 있다. ≪제왕운기≫는 ≪삼국유사≫보다 불과 10여 년 뒤에 쓰여진 것으로, 단군을 조선의 시조라고 하고 단군본기(檀君本紀)라는 것을 인용하였다.

≪제왕운기≫의 기록 내용이 ≪삼국유사≫와 다른 점은 단군의 ‘단(檀)’자가 ‘목(木)’변인 것이고, ≪삼국유사≫의 환인의 서자 환웅이 웅녀(熊女)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는 데 대하여, ≪제왕운기≫에는 ‘환인의 아들 단웅이 손녀에게 약을 먹여 인신(人身)을 이루게 하고 단수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게 한’ 점이다.

또 ≪삼국유사≫의 ‘하시삼위태백가이홍익인간(下視三危太伯可以弘益人間)’이 ≪제왕운기≫에는 ‘하지삼위태백홍익인간여(下至三危太白弘益人間歟)’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단군고기 檀君古記〉가 인용되고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의 전문(全文)은 거의 ≪제왕운기≫의 그것과 일치하나, ≪삼국유사≫의 ‘홍익인간’, ≪제왕운기≫의 ‘홍익인간여’ 대신 ‘의욕하화인간(意慾下化人間)’ 즉, ‘인간을 다스릴 뜻을 가지고’로 바꾸어졌다.

조선 초기 권람(權擥)이 지은 ≪응제시주 應制詩註≫에도 홍익인간 대신 ≪세종실록≫ 지리지와 같이 ‘의욕하화인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단군신화의 건국정신은 곧 홍익인간 정신인데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 나타난 바와 같이, 단군은 조선이라는 국가를 통하여 이 홍익인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며, 나아가 전세계 인류에 퍼뜨려 인류공영을 하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인간세상의 동극(東極)에서 서극까지를 주시한 것이다.

 

〔교육이념의 정수〕

현행 우리 나라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을 설정한 것은 미군정 시절부터였다.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동시에 미군정이 실시되자, 같은 해 11월 23일에 미군정청은 교육계와 학계의 권위자 100여 명을 초청하여 조선교육심의회를 구성하고, 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우리 나라 교육이념과 제도 및 방향을 협의, 결정하였다.

홍익인간을 채택한 것은 교육심의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였는데, 그 내용은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에 기(基)하여 인격이 완전하고 애국정신이 투철한 민주국가의 공민을 양성함을 교육의 근본이념으로 함”이었다.

또한 이러한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

① 민족적 독립자존 기풍과 국제 우호·협조의 정신이 구전 (具全)한 국민의 품성을 도야함.

② 실천궁행(實踐窮行)과 근로역작(勤勞力作)의 정신을 강조하고, 충실한 책임감과 상호애조의 공덕심(公德心)을 발휘하게 함. ③ 고유문화를 순화앙양하고 과학기술의 독창적 창의로써 인류문화에 공헌을 기함.

④ 국민체위의 향상을 도(圖)하며, 견인불발의 기백을 함양하게 함.

⑤ 숭고한 예술의 감상과 창작성을 고조하여 순후원만한 인격을 양성함’이라는 교육 방침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교육이념과 교육 방침을 수립하면서 주목을 끄는 것은 고조선의 건국신화에서 홍익인간이라는 말을 끌어내어 교육의 기본이념으로 삼은 일이었다.

 

그러다가 1949년 12월 31일 법률 제86호로 제정, 공포된 〈교육법〉 제1조에 우리 나라 교육의 근본이념을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천명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홍익인간이 우리 나라 교육이념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군정시대 교육이념으로 사용하였던 홍익인간을 정부 수립 후 〈교육법〉을 제정할 때, 다시 넣은 것은, ‘널리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이 홍익인간의 정신이 우리 나라 역사가 시작된 이래 우리 민족이 간직하여 민족적 신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문교부가 이를 교육이념으로 다시 채택하게 된 동기도 “홍익인간은 우리 나라 건국이념이기는 하나 결코 편협하고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라는 뜻으로 민주주의 기본정신과 완전히 부합되는 이념이다.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정신의 정수이며 일면 기독교의 박애정신, 유교의 인, 그리고 불교의 자비심과도 상통되는 전 인류의 이상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제청한 백낙준(白樂濬)도 “홍익인간은…… 우리의 민족적 이상을 말하고, 이 이상을 우리가 먼저 체득할 것과 후생에게 가르치자는 것은 결코 자족자만이나 독존독선이나 고립배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요, 실은 우리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을 구현시키자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홍익인간은 단군 이래 우리 나라 정교(政敎)의 최고 이념이며 광복 이후 오늘날까지 우리의 교육이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