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自由/박장대소拍掌大笑

'매력범벅' 우리 아들, 왜 인기가 없을까

好學 2012. 9. 3. 00:12

'매력범벅' 우리 아들, 왜 인기가 없을까

 

 

지난번 '군대 간 아들' 얘기 재미나게 읽었어요. 결혼까지 시킨 엄마들은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하더군요. 아들 위해 절대 눈물 흘릴 필요 없다, 장가 가면 그 날로 처갓집 머슴이다, '돈 내놔라'만 안 해도 효자다, 그러면서요.

근데 전요, 상머슴으로 팔려가도 좋으니 아들 덕에 국수 한 그릇 먹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솔직히 우리 아들 누구보다 잘 키웠다고 자부했어요. 우등생이었냐고요? 전 공부보단 합리적이고 독립심 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어요. 아기 때부터 혼자 자게 했고, 놀이터에서 저물녘까지 뛰놀게 했고요. 요리랑 바느질도 가르치고, 메이커 옷도 안 사 입혔지요. 사람이 명품이어야지 껍데기만 명품이면 뭐합니까. 덕분에 울 아들 100원짜리 동전도 허투루 쓰는 법 없습니다.

고맙게도 번듯한 대학 나와 내로라 하는 기업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합니다. 키는 180에 송승헌 눈썹, 오지호 보조개, 지진희 엉덩이까지 어쩜 그리도 매력 범벅인지~ 호!

근데 너무 잘나서 그런가 애인이 안 생깁니다. 서른다섯을 넘기니 얘가 요즘 말하는 '초식남(草食男)'이 아닌가 걱정이 드는군요. 자기 일, 취미에만 골몰하고 이성엔 관심 없다는….

한데 얼마 전 쇼킹한 사실을 알아냈어요. 목석인 줄 알았던 녀석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며 쫓아다니던 처자가 생겼는데, 사귄 지 물경 45일 만에 딱지를 맞았다는 거지요.

그 이유, 황당합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계산은 동전 한 개까지 더치 페이! 어쩌다 앞장서 밥값을 낼 때면 영락없이 공짜쿠폰이 들려 있고, 데이트 장소도 알고 보면 양쪽 집에서 딱 중간 지점이고요. 통화료 아낀다고 문자는 또 얼마나 날리는지. 시도 때도 없이 부르르 울리는 진동 소리에 그 처자 일을 못할 지경이었답니다.

결정적 이유는 우산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비가 죽죽 오더라죠. 마침 아들에게 우산이 있어 함께 썼는데, 녀석이 대뜸 "손 좀…" 하더래요. 수줍게 손 내미는 그녀에게 이 몹쓸 녀석, 우산 손잡이를 덥석 쥐어주고는 헤벌쭉 웃는데, 성난 그녀 우산을 내팽개치고 빗속으로 표표히 사라졌답니다.

완전소중한 내 아들에게 깜박 잊고 가르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상대방을 위해 기쁘게 손해 볼 줄 아는 능력! 사랑이란 바로 이 단순한 능력에서 출발하고, 그 능력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말이지요.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아들놈은 "쿠울~한 게 내 매력"이라며 큰소릴 치는데, 아무래도 총각귀신으로 늙어 죽게 생겼습니다.

그래서인데 '완소남', 아니 '왕소금남' 우리 아들 구원해줄 여신 안 계셔요? 데릴사위도 환영합니다.

 

'好學의 自由 > 박장대소拍掌大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며늘아, 나도 명절이 무섭다  (0) 2012.09.13
"올케, 엄마를 부탁해"  (0) 2012.09.13
엽기적인 울엄마, 그래도 좋아  (0) 2012.09.03
공짜가 어딨어!  (0) 2012.08.23
아빠의 수입   (0) 201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