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神學/[기도]祈 禱

말씀으로 혼자 기도하기

好學 2012. 2. 5. 06:14

말씀으로 혼자 기도하기

 

 

"말씀으로 기도하기"도 다른 여러 기도방법들과 같이 혼자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도 기도할 수 있다.

먼저 이 글에서는 혼자서 기도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자.

시중에는 Lectio Divina와 관련된 여러 도서들이 나와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이론적인 내용들 보다는 가능한 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말씀으로 기도하기의 준비

 

말씀으로 기도하기의 준비물은 성경책, 필기도구, 배경음악, 촛불 등이다.

성경책은 당연히 필수적이며, 필기도구는 자신의 영성생활의 여정을 기록하는 영적 일기장을 만들기 위하여 적극 추천한다. 적당한 크기의 노트와 잘 써지는 펜이면 좋겠다. 배경음악은 마음을 열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가사가 나오지 않는 찬양 연주곡이면 좋겠다. 있으면 좋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촛불은 배경음악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준비물을 잘 챙기는 것은 분명히 기도생활에 도움을 주지만 너무 많은 준비물과 반드시 완벽한 환경에서만 기도하는 것 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도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서로 방해를 주고받지 않을 정도의 장소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말씀으로 기도하기의 순서

 

말씀으로 기도하기, Lectio Divina의 순서는 다음과 같은 4단계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읽기-Lectio,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조-Contemplatio가 그것이다. 형편에 따라서는 읽기와 기도를 중심으로 관조와 묵상은 조절이 가능하다. 관조는 초보자에게 조금 어렵고 막연하며, 묵상은 읽기 과정에서 동시에 병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기도하기의 시작

 

이제 말씀으로 기도하기를 실제로 훈련해 보자. 최대한 조용한 자리를 마련하여 성경과 필기도구를 준비한다. 그리고 간단한 침묵기도로 마음을 연다. 시작기도는, 작은 소리로 소리내어 기도할 수도 있고 배경음악이 준비되어 있다면 침묵 속에 찬양 1곡을 눈을 감고 듣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반주 없이 조용하게 찬양 1곡을 부르는 것도 좋다.

 

1단계-읽기(Lectio)

 

읽기 순서는 이 기도방법을 다른 방법들과 확실하게 차별화 해주는 요소이다. 기도하는 이가 나의 기도를 드리기 전에 '읽기'를 통하여 하나님 음성을 먼저 듣는 것이다. 10절 내외의 너무 길지 않은 본문을 선택하여  조용한

소리로 반복하여 읊조린다. 상당부분의 시들이 10절 내외로 구성되어 있는 시편 말씀이 쉽게 본문을 선택할 수 있는 재료의 보고이다. 너무 긴 시편은 적당한 분량을 발췌하여 기도할 수 있다. 개역개정판 시편 1편의 각주처럼 '묵상'이라는 히브리 단어는 '작은 소리로 읊조리다'로 번역할 수 있거니와, 작은 소리로 5회에서 15회 정도 반복하여 읽다 보면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머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여기서 소리를 내서 읽는 이유는 말씀을 귀로 '듣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씀은 원래 청각적인 것이다. 읽으며 펜을 들고 특별히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표시하거나 간단히 메모를 할 수도 있다.

 

2단계-묵상(Meditatio)

 

다음 단계는 묵상이다. 묵상은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해왔던 QT와 비슷하다. 읽기 과정에서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구절이나 단어를 보다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부분을 좀 더 반복해서 읽을 수도 있고, 집중하며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다. 나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시간이다. QT와 비슷하지만 마치 성경공부처럼 지적으로 흘러서는 안된다. 해석하려 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판단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말씀을 받아들이자.

 

3단계-기도(Oratio)

 

세번째 단계는 이제까지 읽기와 묵상을 통하여 깨달은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응답하며 기도하는 단계이다. 지금까지 말씀을 경청하였다면 이제는 나의 마음을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다. 읽고 묵상한 내용과 관련한 나의 감사, 고백, 필요 등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눈을 감고 자유롭게 할수도 있고, 편지 형식의 기도문을 작성할 수도 있다. 시편의 형식을 모방하여 운문으로 된 기도문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 앞의 글들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널리 퍼져 있는 기도의 방법들이 현실에서 출발하는 기도였다면, 이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기도방법은 늘 하나님의 말씀에서 출발하는 것이기에 자칫 자기중심적으로 기도가 흐르는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도와준다.

 

4단계-관조(Contemplatio)

 

관조는 Lectio Divina를 소개해 주는 저자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으로 소개한다. 서인석의 책은 관조를 생략하고, 유진피터슨은 관조를 하루의 삶 가운데 계속해서 묵상하며 사는 것이라고 안내한다. 김영봉은 침묵 가운데 생각을 멈추고 하나님의 조명을 기다리며 대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생각을 따르든 3단계를 마친 후에 침묵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4단계를 진행한다. 침묵을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즉, 말씀을 듣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써 기도하고, 다시 주님의 응답을 듣는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인가를 능동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떠오르는 음성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정돈해 보자.

그리고 그 깨달음으로 하루를 살아가자. 이것이 진정한 관조의 삶이다.

 

말씀으로 기도하기의 마무리

 

관조를 생략하거나 관조를 실시한 이후에는 간단한 마침기도로 마무리한다. 깨달음에 대한 감사와 결단의 기도를 드리거나 주기도문을 암송함으로 마칠 수 있다. 시간은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생활 속에서 말씀으로 기도하기

 

하루 30분 내외로 세번의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기독교의 오랜 전통에 따라 아침기도-낮기도-저녁기도를 각각 드릴 수 있겠으며,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두번, 한번 밖에 환경이 허락되지 않는 분이라면 가능하면 아침에 시간을 내실 것을 권장한다. 매일 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에 몇번이라도 꾸준히 영적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며 주님을 만나는 경험을 이어간다면 그의 영혼은 분명히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다. 말씀으로 기도하기를 통해 하나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경험하는 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다음에는 여럿이 모여 말씀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