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神學/[간증]신앙간증글

여기가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KBS 울릉중계소 박하얀 아나운서

好學 2011. 9. 3. 07:43

여기가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KBS 울릉중계소 박하얀 아나운서

 

 

 
울릉도에도 지상파방송 아나운서가 있다. KBS 포항방송국 울릉중계소의 박하얀(26·울릉도동침례교회. 사진) 씨다.

 

오전 11시 10분 지역 방송인 KBS1 라디오에서 ‘뉴스와이드’를 진행한다. 그런데 그의 역할이 여느 아나운서들과 좀 다르다. 뉴스의 현장을 발로 뛰며 ‘기자’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울릉도에 50년 만의 폭설이 내렸을 때 그는 눈 밭에 있었다. 허리까지 차오른 ‘하얀’ 눈 소식을 ‘박하얀 기자’가 전국 방송으로 보도한 것이다. 신참 아나운서는 그렇게 울릉도에서 취재하고, 기사 쓰고, 뉴스를 만들어 방송까지 진행하며 섬 소식을 전하고 있다.

박 아나운서는 울산시 푸른감리교회 박영길 목사의 장녀다. 사춘기 때 잠깐, 습관처럼 교회에 나가는 게 싫어 방황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에게 혼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네가 왜 하나님을 믿어야 하고, 교회를 다녀야 하는 지 확신이 생기면 나오라”며 딸을 믿고 기다려줬다. 아버지는 딸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다. 그래서일까. 박씨는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대학을 선택할 때도 그랬다. 소위 서울의 일류 대학을 갈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과 달리, 그는 포항 한동대에 진학했다.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늦은 밤까지 학생과 교수가 토론하고, 성경공부를 하는 모습에 반한 것이다. 그런 대학에서 조금 더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싶었다.

아나운서라는 비전을 발견한 곳도 대학에서다. 한동대 방송국에서 활동했던 그는 포항 극동방송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솔직히 이 프로를 누가 들을까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방송이 끝나면 청년들로부터 진심어린 공감의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준비한 방송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다니….” 문득 방송을 통해 그런 일을 계속하고 싶어졌다.

2009년부터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다. 전문학원에 등록도 했다. 3개월 과정의 학원에선 오로지 합격하는 ‘지름길’만 알려줬다. 심지어 아나운서 원서에 붙일 프로필 사진까지 수 십만원씩 주고 예쁘게 찍으라고 했다. 내로라하는 학원이 말이다. 틀에 박힌 스케줄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지냈다. 시험을 앞둔 어느 날, 그는 구토에 탈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게다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까지 더해져 무조건 쉬어야했다. 그동안 준비한 게 물거품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게 하나도 속상하지 않았다. 병원에 있으면서 ‘사람이 죽고 사는 게 한순간인데, 이렇게까지 힘들게 공부해서 내가 이루려는 게 무엇인가’를 자각했던 것. 비로소 아나운서 준비를 한다며 멀리했던 성경을 펼쳤다.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4) 성령의 힘을 의지하라는 주님의 당부였다.

그는 다시 도전했다. 책을 펴기에 앞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지혜를 구했다. 또 ‘아나운서가 아니면 어떠한가. 내가 행복하고, 그 일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된다’고 스스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그러자 어느새 평안해졌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KBS 포항방송국 아나운서 공채로 입사했다. 그리고 이내 연고도 없는 울릉도로 향했다. 그는 울릉중계소의 막내다. 가끔 가족과 친구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나고, 갑자기 일이 몰릴 땐 긴 한숨도 나온다. 그럼에도 환하게 웃으며 행복하다고 외친다.

“바로 여기가 하나님이 보내신 저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크리스천 방송인으로서 섬 주민들을 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