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시사 칼럼]

전염병들의 공포

好學 2011. 8. 24. 22:25

전염병들의 공포

 

 

 

인류를 멸종시킬 듯 몰아닥친 전염병들이 있었다. 흑사병은 14세기 유럽 인구 3분의 1인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18년엔 '스페인독감'으로 2000만명이 숨졌다. 1차대전 사망자 1500만명보다 많았다.

20세기 후반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은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였다.

'20세기의 흑사병' '핵전쟁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불렸다.

흑사병과 맞먹는 2500만명이 숨졌고 3300만명이 감염돼 있다.

▶1981년 뉴욕타임스는 '동성애자 41명에게 희귀암 발생'이라는 기사로 에이즈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남자 동성애자 가운데 희귀한 폐렴·피부암 사례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낸 지 한 달 만이었다.

이 전염병은 '남자 동성애 관련 면역 결핍(GRID)' '후천성 면역결핍 질병(AID)' 같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 이듬해 에이즈라는 공식 이름을 얻었다.

▶에이즈 감염자 중엔 스타들도 많았다. 배우 록 허드슨, 그룹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 테니스 스타 아서 애시가 에이즈로 숨졌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80년대 동성애로 얻은 에이즈로 사망한 최초의 지식인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미 프로농구 스타 매직 존슨은 1991년 에이즈에 걸린 뒤 20년 동안 에이즈 예방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에이즈는 '사형선고'에서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다. 30가지 넘는 치료약이 개발된 덕분이다.

고혈압·당뇨 환자가 평생 약을 먹고 살듯 에이즈도 약 복용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85년 국내에서 에이즈에 처음 감염됐던 55세 남성은 한 번도 입원한 적이 없다.

60세인 첫 여성 감염자도 88년 감염되기 전에 낳은 20대 후반 아들과 함께 산다.

국내 감염자 7656명 중 6292명이 생존해 있다.

▶에이즈 등장 30년을 맞아 오는 26일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가 열린다.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에이즈는 감염자의 손을 잡거나 키스해도, 혈액·체액이 피부에 묻어도 감염되지 않는다.

함께 음식을 먹어도 옮지 않는다.

작년엔 한국과 미국·중국이 에이즈 감염자의 입국 제한을 풀었다.

에이즈의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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