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고사성어]故事成語

[살롱] 檢事의 言德

好學 2011. 2. 18. 21:37

[살롱] 檢事의 言德

 

 

세무서 직원, 검사, 기자가 함께 술집에 갔다. 이 세 명 중에서 과연 누가 술값을 내는가 하는 퀴즈가 있다. 정답은 “술집 주인이 낸다”이다. 한국 사회에서 검사(檢事)는 가장 ‘쎈’ 직업군에 속한다. ‘쎄다’는 것은 무엇인가. 힘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이만큼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검사의 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이 없으면 어떻게 악당들을 제압할 것인가.

하지만 힘은 업보(業報)를 만들기도 한다. 힘을 사용하다 보면 자의반타의반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이 상처가 결국 업보를 쌓게 한다. 업보라는 것은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검사라는 직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칼자루를 쥔 화려한 직업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자칫 업보를 쌓을 수 있는 불쌍한 직업이기도 하다. 업보를 쌓으려고 그 힘든 고시공부를 했단 말인가!

직업상 손에 피를 묻혀야만 하는 검사가 덕(德)을 쌓는 방법은 무엇인가. 검찰의 간부로 있는 한 검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가 검사 초년병 시절 선거사범을 구속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큰 죄는 아니었으나 선거 초반이라서 일벌백계(一罰百戒)를 위해 구속시킬 수밖에 없는 경우였다.

어느 날 서울 동대문에서 리어카로 행상을 하는 피의자의 남동생과 허름한 행색의 노모가 함께 담당 검사를 만나러 왔다. 아들이 구속됐다고 하니 놀라서 부랴부랴 달려온 것이다. 이때 그 검사는 두 사람을 바깥의 조사실에서 만나지 않고, 소파가 놓여 있는 조용한 검사 집무실로 안내했다고 한다. 조사실은 직원들이 조사를 하는 곳이라서 어수선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구속된 사람의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말을 하였다. “큰 죄는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얼마 안 있다가 나가게 될 것입니다”는 말을 듣고 가족들은 돌아갔다. 다음날 그 남동생이 다시 찾아왔다. “검사님, 사실은 어제 제 어머님이 여기 올 때 청산가리를 품고 왔었답니다. 여차하면 여기서 털어먹고 자살하려고 했답니다. 검사님의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듣고 그냥 안심하고 돌아갔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 검사는 후배 검사들에게 이 일화를 자주 들려준다고 한다. 검사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린 사례이다. 이것이 언덕(言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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