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생활한자]

[한자 이야기]<911>子夏曰, 可者를 與之하고...

好學 2010. 7. 31. 12:55

 

[한자 이야기]<911>子夏曰, 可者를 與之하고...

 

 



인간의 삶은 늘 타인과 연계되어 있다. 이때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귀는 포용적 태도가 옳을까, 사람을 분별해 사귀는 단호한 태도가 옳을까?

 ‘논어’ ‘子張’의 제3장을 보면 공자 제자들은 의견이 엇갈렸다.

子夏의 門人이 子張에게 벗 사귀는 문제를 묻자 자장은 “자하는 무어라 하더냐”고 되물었으므로 자하의 문인은 위와 같이 대답했다.

子夏曰 이하는 인용문이므로 ‘하더이다’라는 토를 붙였다.

자하는 이름이 商으로 孔門十哲(공문십철) 가운데 한 사람이다.

可者는 사귀어도 좋은 사람, 즉 益友(익우)다.

與之는 그와 사귄다는 뜻이다.

不可者는 사귀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拒之는 그를 拒絶(거절)한다는 뜻이다.

주자는 자하의 태도가 박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하가 근거 없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공자는 두 가지 가르침을 남겼기 때문이다. 즉, ‘學而’의 한 곳에서는 ‘無友不如己者(무우불여기자)’라 했으니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사귀지 말라는 뜻이다. 또 ‘學而’의 다른 곳에서는 ‘汎愛衆而親仁(범애중이친인)’이라 했다. 사람을 두루 사랑하되 특히 어진 이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뜻이다. 논점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강조점이 다르다. 자하는 ‘無友不如己者’의 견해를 따랐다.

徐居正(서거정)은 ‘送印上人詩序(송인상인시서)’에서 불교는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그 사람과 그 마음은 옳으므로 사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하의 말을 변형해서 유학자와 승려의 교유를 비난하지 말라고 변론한 것이다.

나 자신이 완전치 못하거늘 남을 옳다 그르다고 분별할 수 있을까? 하지만 상대가 분명히 옳지 못한 사람이거늘 그를 포용해야 하는가? 참으로 難問(난문)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