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사랑의 불꽃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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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도 염포도 수의도 다 사라졌다. 얼굴도 가슴도 손도 발도 다 없다. 흔적뿐이다. 저게 발, 저 부분이 골반, 그리고 저 위쪽에 둥그런 바가지 모양으로 놓여있는 것은 얼굴이리라. 멍하니 서 있는 나에게 손짓을 한다. 장남(長男), 다가오라고. 부지깽이로 발, 가슴, 얼굴을 차례로 옮겨 담으란다.
부스러질 것 같은 뼈를 집어 들었다. 검불 지펴 언 몸 녹이며 밥 짓고 우릴 키우시더니 이젠 제 몸 마디마디 다 태우고 끝내 동강난 부지깽이로 아궁이 앞에 버려져 누워계셨다. 파쇄기에서 고운 가루가 되신 어머니, 아들 손에 얹힌 한줌 가루는 부끄러운 듯 웃고 계셨다. 묘지로 향하는 차 속, 유골함을 이리저리 쓰다듬으며 끝내 목이 멨다. 하얀 허공에 그리움 퍼내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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