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40>
孔子曰求아 周任이 有言曰陳力就列하여…
공자가 말했다. “求야, 周任이 말하길, 능력을 펴서 지위에 나아가 제대로 할 수 없으면 그만두라고 했다. 위태로운데도 붙잡아주지 못하고 넘어지는데도 부축해 주지 못한다면 장차 저 보좌의 신하를 어디에 쓰겠느냐?”
季氏는 노나라 三桓(삼환) 가운데 季孫氏로, 세력이 컸다. 전臾는 노나라의 속국이다. 염有의 이름이 求이고, 季路는 子路다. 염유는 季氏가 泰山에 旅(여) 제사를 지낼 때 말리지 못했고 季氏를 위해 세금을 증액했기 때문에 공자의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염유와 계씨의 보고를 받은 공자는 “求야, 그건 네 잘못이 아니냐”라고 꾸짖었다. 공자에 따르면 전유는 노나라 선왕이 東蒙山(동몽산) 기슭에 영지를 준 노나라의 社稷之臣(사직지신)이기에 계씨의 정벌은 부당하다. 염유는 “주군인 대부가 정벌하려 합니다만, 우리 둘은 바라지 않았습니다”라고 변명했다. 그러자 공자는 옛 史官이었던 周任의 말을 인용하여 염유를 꾸짖었다.
陳力就列은 자신의 才力을 쏟아서 직책에 나아감, 자기 직무에서 전력을 쏟음이다. 不能者止란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직책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相은 盲人(맹인)을 돕듯이 하는 일로, 補佐(보좌)나 宰相(재상)을 가리킨다. 국가나 단체를 扶持(부지)하는 지도층은 周任의 말을 유념해야 하리라. 자기 직무에 전력을 쏟을 수 없다면 그만두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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