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매일묵상]겨자씨앗

[겨자씨] 먼 발치서 바라보며

好學 2012. 11. 24. 04:36

 

[겨자씨] 먼 발치서 바라보며

 


당회가 열렸다. 다섯 장로님 중에 두 장로님이 서로 외면을 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한 장로님이 또 다른 장로님에게 돈을 빌려 드렸다. 시간이 꽤나 흘렀다. 돈을 빌려가고 갚지 않는다. 결국 돈을 빌려가고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장로님이 고소를 한 것이다. 결국 재판을 하게 되었다. 당시 그 지방에는 법원이 하나뿐인데다가 지원장 판사도 한분이다. 이 판사 역시 그 교회 장로님이시다. 어느 날 판사 장로님이 목사님을 찾아왔다. “내가 어찌 기름 부은 두 장로님을 피고석에 세우고 재판을 할 수 있습니까? 목사님 기도해 주십시오.” 간곡한 부탁을 하였다. 하지만 목사님이 아무리 기도를 해도 분쟁은 끝이 나지 않았다.

어느 날 새벽기도를 마치자마자 목사님은 서울로 상경을 하셨다. 목사님의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서울의 가회동 집을 팔았다. 그리고 그 집에 계시던 아버지를 모시고 시무하는 교회로 내려오셨다. 그리고 빚 문제로 싸우는 장로님들의 빚 문제를 목사님이 대신 갚아 주셨다. 그러나 얼마 후 목사님은 그 교회를 떠나가시게 되었다. 이유는 청빙 받아 오실 때 아버지를 모시지 않는다고 약조하였는데, 아버지를 모시는 것이 교회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대대손손 살던 가회동 집을 판 목사님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도 떠나셨다.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 목사님을 인사동에서 잠시 만났다. 그분은 바람에 달 가듯 그렇게 인생을 밝고 기쁘게 어린아이처럼 살고 계셨다. 그분과 헤어지던 날 먼발치에서 그분을 바라만 본 후 나의 마음엔 먼발치에 늘 그분이 계신다.

 


윤대영 목사 <부천 처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