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지혜묵상]신앙지혜

한 남자의 죽음

好學 2012. 9. 23. 21:25

 

한 남자의 죽음

민수기 20:22~29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음이란 맞서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위엄을 갖고 맞이해야 할 삶의 종착지이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의 모리 슈워츠 교수가 루게릭이라는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사전 장례식’을 가진 바 있다.

그는 죽기 전 매주 화요일마다 한 제자와 만나 인생을 얘기했고, 이것을 묶은 책이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다.

그는 제자에게 말했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진지한 반성이며, 삶에 대해 보다 진실한 자세를 갖게 한다.

살아있을 때 장례식을 치러볼 정도로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남은 시간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죽는 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절대군주였던 루이 14세는 그 앞에서는 죽음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의 침실방 창문에는 두터운 커튼을 쳐서 밤에 죽음의 천사가 창문을 넘어 침실방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했다. 20세기의 유명한 화가 피카소도 그 앞에서 일체 죽음이란 말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피카소는 미신론적이라고 할 만큼 죽음의 공포증에 눌려, 죽음에 대해 말을 하거나 생각 만해도 자기가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살았다고 한다. 이처럼 죽음을 두려워하며 사는 인생은 불안하고 불쌍하다.

에돔족속과 무력충돌을 피해 가나안을 향해 가던 백성들이 호르산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서 아론은 죽음을 맞이한다. 출애굽한지 40년 만에 하나님의 예언에 따라(민20:12) 가나안에 입성하지 못한 채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대제사장직을 승계시키고 호르산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한 남자의 인생이 마감되는 웅장한 장면이다. 모세와 함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었던 대제사장이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아들이 아론의 직무를 승계하는 존엄한 순간이다.

한편 아론이 가나안에 입성하지 못하고 호르산에서 죽게 되는 배경에는 므리바 사건이 있었다. 바로 아론의 인생을 안타깝고 아쉽게 만들었던 주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리더는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살아야하고 하나님만을 높여야 함을 보여준다. 호르산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 아론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연민과 자신의 대제사장 옷을 입은 엘르아살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두 가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마지막순간에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감사하고, 무엇을 아쉬워하게 될까? 삶을 마감하게 되는 순간 나의 인생은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게 될까? 죽음 앞에서 우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주어진 한 날을 성실하게 살고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해야겠다는 웰빙(Well being)을 준비하게 된다.

남자들이여,

오늘 아론처럼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내 인생에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내 장례식에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나의 인생이 남겨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죽음을 앞두고 어떠한 감사제목을 고백할 수 있는가? 웰다잉(Well dying)은 웰빙(Well being)이라고 한다.

후회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고 살아왔다면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다.

오히려 감사와 새로운 출발의 소망이 된다.

나의 남은 인생이 오늘 하루라면 나는 이 한 날을 어떤 마음으로 살 수 있는지 생각하며 살아보자.

욕심을 따라사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인생이 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