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교육[ 全人敎育 ]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지(知)·정(情)·의(意)의 모든 자질이 완전히 조화된 원만한 인격자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긍정적인 인간관에 기초하여 교육의 전체 과정을 인간화하고자 하는 인본주의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대의 일부 학교교육은 공리주의와 입신 출세주의를 동기로 하거나 국가권력이 요구하는 부국강병주의에 지배되어 실용적인 지식·기능이나 극단적인 애국심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전인교육은 이러한 경향에 반대하여 폭넓은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테면, 과학과 더불어 예술을, 애국심과 더불어 국제적인 안목과 심성을, 지식이나 기능과 더불어 인격을 존중하여 전체로서의 인간을 육성하려는 교육이념이다.
교육내용에서도 인간성의 각 측면을 전체적이고 조화롭게 신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중시한다. 따라서 지적·정서적·심미적·신체적·사회적 경험들이 포괄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방법은 타고난 가능성을 스스로 발현시킬 수 있도록 자율적인 탐색을 중시한다. 스스로가 경험하고 탐색하고 각성함으로써 타고난 인간성을 계발하도록 하는 것을 방법상의 원리로 삼는다. 따라서 타율적이고 강제적인 주입이나 지시 등을 가능한 한 배제한다.
우리 나라에서 전인교육의 이념은 ≪삼국유사≫에 나타난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온 인류가 다 같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자는 뜻을 담고 있으며, 교육적으로는 인간을 조화롭고 완전하게 육성한다는 이상을 포함하고 있다.
신라의 화랑도(花郎徒) 교육도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화랑도 교육은 유(儒)·불(佛)·선(仙) 삼교를 포함하고 있는 고유의 풍류도(風流道)를 사상적 기반으로 하여, ‘세속오계(世俗五戒)’를 수양의 지침으로 삼고 국가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였다.
화랑도 교육은 그 이념이 포괄적이고 조화로울 뿐만 아니라, 도의를 연마하고 시와 노래를 즐기며 산수를 찾아 심신을 연마하는 등 내용과 방법에서도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교육내용상의 차이점은 있으나, 유교적 인간상을 지향하는 전인교육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의 육예(六藝)를 교육내용으로 하는 일반적인 선비 교육의 전통은 전인교육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시대만 하더라도 입신양명을 위한 학문 연마 이외의 기(技)·예(藝) 등은 단지 바람직한 소양의 일부였을 뿐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거의 제외되다시피 하였다. 전인교육이 보다 제도적·구체적으로 실천된 것은 근대의 신교육에서부터이다.
1894년 갑오개혁을 계기로 정부는 새로운 체제를 구상하고 여러 가지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였다. 그 중 하나가 국민교육과 전인교육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교육정책이었다.
고종은 1895년에 〈교육조서 敎育詔書〉를 내려 국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평등교육의 원칙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교육제도로의 개혁을 구상하였다.
특히, 교육은 나라의 부강과 직결되는 것임을 전제하고, 실생활과 유리된 문학과 문장 교육에서 벗어나 덕(德)·체(體)·지(智)의 균형 있는 발달을 기하여 인재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함으로써 전인교육의 이념을 천명하였다.
이로써, 오랫동안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실시되어 온 구 교육이 형식상으로는 종말을 고하게 되었으나, 신교육 초기의 교육 실제는 여전히 출세나 취직을 위주로 하는 전통적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외국 선교사들이 세운 선교계 학교 및 일부 민간인이 설립한 사학(私學)은 비교적 안정된 발전을 하면서 전인교육을 교육 실제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하였다.
당시 우리 나라 근대 학교의 건학정신(建學精神)을 보면, 일반적으로 관공립학교는 일본의 관료주의를 모방하였고, 민간인이 설립한 사학은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인재양성이라는 민족주의정신에 기반을 두었으며, 선교계 사학은 기독교 정신과 민주주의 정신을 기초로 하였다.
따라서 배재학당(培材學堂)·이화학당(梨花學堂) 등 선교계 학교에서는 근로정신과 자립정신을 깨우치는 한편, 개인의 사회적 책임과 평등의식을 일깨웠으며, 여러 가지 과외활동과 운동을 장려함으로써 전인교육의 뚜렷한 특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대한제국의 관학(官學)에서도 체조·창가 등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고 교과목을 다양하게 분화시킴으로써 전인교육의 한면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광복 이후 미군정기의 임시 조치에 이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具有)하게’ 하기 위한 이념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인교육의 이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굴절되어 오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산업화에 따르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초반부터는 전인교육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어, 처음에는 외국에서 발전된 이론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점차 각종 교직단체·교육연구기관·대학·학회 등에서 깊이 있게 다루게 되어, 근래에 와서는 학위논문이 발표되고 단행본이 간행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여러 수준의 교육시책과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각급 학교의 교육을 이끄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1980년대 들어서 추진된 여러 차례의 교육개혁에서도 전인교육은 항상 주요 목표로 강조되었으나 교육 현실에 반영되지는 못하였다. 전인교육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있다.
산업사회가 전개되면서 더불어 나타나는 물질문명사회의 병리적 현상인 물질만능 풍조, 대중사회의 특징인 인간 소외와 비인간화현상, 개방사회에서의 가치 혼란과 주체성 상실 등은 교육의 수단화와 비인간화를 촉진하는, 전인교육의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교육체제 내에서의 빈곤한 교육환경, 획일적 교수방법, 지식 편중적 교육내용, 학교의 대형화와 학급의 과밀화 등도 전인교육 실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고도 산업사회가 전개될수록 전인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며 아울러 그 실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도 더욱 커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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