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韓國歷史/(정치·경제·사회·문화)

10. 한국에 전문 대기업보다 그룹형 기업이 많은 이유

好學 2012. 9. 8. 09:36

 

10. 한국에 전문 대기업보다 그룹형 기업이 많은 이유

 

우리나라에 그룹형 기업 형태가 많은 것은 그동안 경제성장 과정에서 계열거래의 장점들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기업집단 체제인 그룹 체제가 과연 효율적인가 아닌가는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생존율 관점에서 보면 기업집단 형태가 우월했다고 할 수 있다. 환경에 가장 적합한 종(Species)이 살아남듯 경제진화론의 원리에 따라 한국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기업 형태가 살아남았을 것이다.
 
거래비용이론에 의하면 기업의 모든 거래는 크게 시장을 통한 거래, 내부거래, 중간형 거래로 나눌 수 있다. 그룹의 계열사간 거래는 그룹 내의 내부거래로 볼 수 있으나, 계열사는 법적으로 서로 법인이면서도 자본 및 계열 거래로 뭉쳐진 그룹형 구조는 내부거래와 시장거래의 장점을 이용하도록 고안된 한국형 기업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그룹형 체제가 발전한 데는 여러 경제적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요소 시장이 불완전하면 기업들은 계열거래에 더욱 의존적이게 된다. 경제발전 초기에 부품·중간재 시장이 존재하지 않거나 불완전한 경우 기업가들은 직접 기업을 설립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공급업체의 기술이나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면 부품을 외부업체에게 위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품질불량, 납기지연, 고의 태업 등이 발생하면 모기업은 큰 피해를 입는다. 반대로 부품업체도 모기업이 갑작스럽게 거래를 중단하면 거래선 전환이 어려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있다. 이러한 문제는 부품업체를 계열화하여 내부화하거나 장기적이도 안정적인 전속계약을 체결하면 해결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불완전성이나 불확실성도 기업들이 금융계열사 보유를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과거 관치금융 체제하에서 기업들은 갑작스런 자금회수나 불리한 거래조건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코스트가 급격히 상승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신용정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외부 금융시장, 즉 계열 금융기관을 활용하는 이점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도성장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성장의 성과가 누출되기 쉽다. 이를 막기위해 시장거래보다 내부조직을 확대하기도 한다. 이른바 '재산권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거래의 내부화가 일어난다. 특히 거래과정에서 기업전략살 기밀이나 노하우 유출방지를 위해 계열기업을 이용하여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업전망이 좋은 거래의 경우에도 기업주들은 거래를 내부화하여 이익을 독점화하려는 유인도 크다. 특히 고도성장기에는 기업들에게 이런 내부화 동기가 적지 않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계약법 등 계약관련 법규들의 효율적 집행 여부도 내부거래를 확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계약법이 효율적으로 집행된다면 이는 거래비용을 전반적으로 낮추게 되어 독립기업과의 거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계약법의 내용과 집행이 거래하는 한쪽에 불리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는 거래당사자가 계약을 기피하는 요인이 된다. 계약내용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한다면 외부기업보다 계열기업과 거래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중소기업을 보호한다고 하도급관련법을 아도급업체에게만 유리하게 개정한다면 수요업체들은 하도급 자체를 기피하고 직접생산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또한 기업집단의 계열사 사이에는 정보가 효율적으로 교류되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종합상사는 정보의 효율적 전달자로서 기업집단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종합상사는 애외의 정보를 입수하여 계열기업에 신속하게 전파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으며, 세계시장에서 취득한 정보를 계열사에 제공하여 계열업체간 수직연관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한편 기업집단이 서로 관련성이 없는 계열회사를 확장하는 이른바 '비관연 다각화'에는 다읍과 같은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여러 상품을 생산하면서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니른바 범위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시설을 통합하여 수송비를 절감하고, 홍보 및 마케팅, 연구개발까지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인적 자원 등 각종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으며 자금조달 경비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기업집단은 기업전속적인 자산들(브랜드, 경영기술, 소비자인지도, 기술개발 등)을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으나, 이들 자산들이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은 없거나 불완전하다. 따라서 기업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여 이러한 잉여자원을 다른 사업에 투입할 수 있다. 특히 경제성장과 더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져 사업다각화를 촉진한다.
 
또한 다각화를 통해서 위험분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국내시장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에 국내시장만으로는 이른바 시장의 심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각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 특히 고속성장 경제에서는 구조변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업종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타나 안정적인 수익관리가 무엇보다 중요시된다.
 
또한 관연산업진출을 위한 기업의 신규 진출이 많았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신규사업 분야에 빠르게 변신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성장산업, 주도산업이 급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기업의 주력업종이나 선도산업도 빠르게 변화해 왔다. 이처럼 시장흐름을 간파하고 새로운 성장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외부에서는 다각화로 취급한다.
 
앞서 살펴본 논의들은 선진국보다 개도국이나 경제성장 과정에 있는 국가들의 기업 설명에 더 적합하다. 이러한 기업환경을 감안하면 한국, 인도, 멕시코 등 대부분의 신흥시장에서 선진국형 전문 대기업보다 그룹형 기업집단 형태가 왜 전형적으로 나타나게 되는지 이해할 수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시장의 적극적인 개방으로 말미암아 상품시장 및 자본시장에 큰 변화가 왔다. 외국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어 앞에서 설면하였던 계열거래의 장접들이 크게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대응하여 한국의 그룹들은 그룹 분리, 계열사 독립, 분사 등을 통하여 계열구조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