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自由/박장대소拍掌大笑

맥락도 없다… 그냥 즐겁다… 여자들의 수다!

好學 2012. 8. 15. 07:34

맥락도 없다… 그냥 즐겁다… 여자들의 수다!

 

 

"명희야, 혜란아, 오랜만이다~."

"수미 언니, 이게 얼마 만이우."

"근데 언니는 안 늙었다. 주름살이 하나도 없네."

"흐흐~ 주름 생길 틈을 안 줬지."

"주사 맞았수?"

"아니. 먹었지. 삼겹살 구워대느라 돈 좀 썼지."

"나도 좀 탱탱해지지 않았니?"

"왜, 넌 보톡스니?"

"숟갈 마사지! 숟가락 등으로 목에서 얼굴까지 틈나는 대로 북북 문질렀지. 만져봐 봐."

"한증막서 밥공기로 뱃살 미는 여자는 봤어도 숟가락으로 민다는 얘긴 처음이다 얘."
"근데 북한은 왜 식량 원조를 안 받는다는 거니?"

"로켓 발사를 앞둔 북한미국의 제재카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선수친 거라잖우."

"……."

"늦둥이 딸내미는 잘 크니?"

"울어도 예쁘고, 떼써도 예쁘고, 똥을 싸도 예쁘지."

"딸은 말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시(詩)가 된다면서?"

"시? 5학년만 돼 봐라. 악몽이다, 악몽.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눈을 흘기고, 방문은 스무 번도 더 콩콩 쳐 닫고."

"요즘 애들 웃을 일이 없다잖아."

"그나저나 금슬이 노벨상감이다. 그 나이에 셋째라니."

"그러잖아도 중1 아들놈이 나랑 남편이 나란히 앉는 꼴을 못 봐. 애 울음 없는 세상에서 공부하는 게 소원이래."

"한·일 야구 결승은 너무 아깝게 져서 눈물이 다 나더라."

"그런 게 있었어? 월드컵?"

"이치론가 삼치론가만 아니었어도 이길 수 있었는데."

"그래도 이치로가 문학적인 데가 있더라. 한·일전은 헤어진 연인이 운명처럼 자꾸 마주치는 것과 같다나?"

"다 쇼야. 그리고 걘 너무 말랐어."

"섹시한 야구선수로는 마이클 조던이 최고지."

"언니, 조던은 농구선수야."

"지리산 내려간 현주는 잘 산다니?"

"첫날 이삿짐 날라주던 이웃이 '총은 쏠 줄 아느냐'고 묻더래. 멧돼지가 가끔 앞마당까지 내려온다면서."

"근데 명희 넌 취직한다더니?"

"외모 안 따지고 실력만으로 뽑는다기에 마지막이다 하고 지원했는데 똑 떨어졌어."

"외모보다 나이 차별이 더 심한 세상인 걸 정녕 몰랐니?"

"그래도 격동의 20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수. 나이 들어 좋은 게 훨씬 많으니. 늘어나는 주름만큼 친구도 많아지고, 남자 보는 눈도 생기고."

"맞는 말씀! 근데 숟가락은 밥 먹는 보통 사이즈면 되는 거니?"

"어. '스뎅'으로! 대신 따로 관리해야지. 가끔 때도 밀릴 텐데 그걸로 밥을 떠먹을 순 없지 않겠어?"

맥락이 없다. 뱃살빼기부터 6자 회담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정치적 목적도 없다. 그냥 즐겁다. 박수 치고 웃다 보면 스트레스란 놈, 우울증이란 놈이 귀를 틀어막고 후다닥 도망간다. 여자들의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