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매일묵상]겨자씨앗

[겨자씨] 거제도 소년

好學 2012. 6. 28. 21:04

[겨자씨] 거제도 소년

같은 노회 목사님들과 거제도를 방문했다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한 소년을 만났다. “너 어느 교회 다니니?” 하고 물었더니, “00교회 다녀요”라고 대답했다. 부모님도 교회 나가는지를 물었더니, 아버지는 멀리 나가 계시고, 어머니는 태어날 때부터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단다.

용돈을 손에 쥐어주고 같이 버스에 올랐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녀석이 대견스러워 순간적으로 ‘할머니 허락받고 서울에 데려가서 키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0여분을 달려 제법 떨어진 마을에 내리기에 “교회 잘 나가고 공부 열심히 해” 했더니, 소년은 씩씩하게 “예”라고 대답하고는 운전기사에게도 인사를 하고 내렸다. 앞자리에 앉으신 어른들이 한마디씩 한다. “아이구, 자∼는(저 아이는) 부모한테 잘 배웠는가배. 인사하는 거 봐라.”

자식은 부모 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자식 스스로 하기 나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다음 세대를 ‘거룩한 하나님의 세대’로 키워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던 터라 더 진하게, 더 길게 여운이 남는 만남이었다. 오래지 않아 그 아이를 다시 만날 것 같다.

장봉생 목사(서울 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