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시사 칼럼]

孝에 대한 단상

好學 2012. 3. 14. 20:59

孝에 대한 단상

 

 

"3번아 잘 있거라, 6번은 간다." 어느 저녁 자리에서 들은 농담이다. 내용인즉 시골 노인이 전답 다 팔아 서울 아들집으로 거처를 옮겼더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더란다. 그래 곰곰이 이유를 따져보니 가족 구성원 중요도 순위에서 한참 떨어지더라는 것.

1번은 손자, 2번은 며느리, 3번은 아들, 4번은 강아지, 5번은 가사도우미 그리고 마지막 6번이 본인이었다. 결국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아들에게 남긴 게 이 암호 같은 메모였다.

요즘 노인들의 서글픈 자화상을 잘 꼬집고 있는 유머인지라 그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노래지희(老萊之戱)`라는 말이 있다.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노래자(老萊子)란 사람이 나이 70세에도 색동옷을 입고 어린애처럼 응석을 부려 늙은 부모를 즐겁게 해준 데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은 똑같으니 변함없이 효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월이 좋아진 만큼 그 옛날 70세였던 노래자는 지금으로 따져보면 열 살은 더 많아 보일 게다. 하물며 그보다 한참이나 젊은 난, 재롱은 고사하고 언젠가부터 부모님 앞에서 짐짓 어른스러운 행동만 하고 있으니 노래자가 들으면 얼굴이 노래질 노릇이다.

우리 은행에는 이 노래지희를 넘어 자신의 몸으로 효행을 실천한 젊은 직원이 있다. 오랫동안 간경화로 투병해온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해준 것이다.

사실 그 아버지 또한 우리 은행 직원이다. 부자(父子)가 한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기도 힘든 판에 백행의 근본인 효를 이런 방법으로 행했으니 가히 현대판 `반포지효(反哺之孝)`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공자의 가르침도 이때만큼은 예외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이 부자 모두 건강을 회복하고 두 분 다 무사히 직장으로 복귀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

오늘 퇴근 후엔 나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오랜만에 전화 안부를 드려야겠다. 평소 무심하던 아들 전화에 놀라지나 않으실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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