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새벽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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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떠나갈 때 어느 계절보다 새벽안개를 부르고 있습니다. 봄은 신부와 같이 수줍은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기에 겨울은 봄을 위해 안개를 준비하고 떠나가나 봅니다.
아직 숲에 하늘빛이 내려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따뜻한 봄 아침 햇살이 하늘에서 내려와 산꼭대기 제일 높은 나뭇가지에 걸릴 때면 새벽안개는 면사포를 벗어놓듯 살며시 사라질 것입니다.
숲을 걷는 시간만큼 긴 호흡이 입김이 되어 안개를 따라갑니다. 새벽 숲은 가리고 싶은 것이 많은 모양입니다. 봄이 오는 나뭇가지에 조그맣게 피어날 싹들이 지난겨울의 나뭇가지와는 다르게 구분이 됩니다. 그 가지 끝에 하늘빛이 찾아올 때 새로움이 피어날 것입니다.
인생에도 언젠가는 새벽안개가 걷힐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생의 앞길에 찾아오는 새벽안개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인생 걸음에 피어나는 새로움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벽안개는 더 좋은 날을 알리는 종소리와 같습니다. 숲 속에 내려오는 하늘빛으로 이제 곧 안개는 떠나갈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에도 하늘빛으로 넘쳐나는 날들이 새벽안개 속에 밝아 오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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