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시사 칼럼]

이스라엘서 `안보-경제` 지혜 배우길

好學 2011. 5. 31. 20:35

이스라엘서 `안보-경제` 지혜 배우길

 

 

 

지난해 3월과 11월에 발생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한국인들의 기존 사고의 틀을 크게 바꿔놨다. "아무리 그래도…말만 저렇게 살벌하지…설마 우리를, 같은 동족을 정말 공격이야 하겠느냐"는 식의 안이했던 종래의 생각이 산산이 무너진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실시한 신년 국민경제의식조사에서 `한국경제의 최대 암초는 북한 리스크`라는 비율이 86%에 달했다. 경영ㆍ경제학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반도의 정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동의한다`(22.2%) `대체로 동의한다`(70.8%)라는 응답 비율이 모두 93%에 달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일 신년 연설에서 "연평도 도발 이전과 이후가 똑같을 수는 없다"면서 "생존에 유보가 없듯이 생존을 지키는 안보에도 유보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옛 소련이 무너져 내린 것은 `위대한 미국`을 외쳤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국방력 강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과의 군사력 경쟁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실했던 소련 경제가 무너지면서 연방이 해체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레이건식 대북정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식 국방-경제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인구 700만명밖에 안 되는 이스라엘은 2억명 가까운 거대한 중동 이슬람 국가들을 상대로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 핵무기와 첨단 군사장비로 무장한 막강한 국방력이 제1의 원천이다. 물리적 방어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시스템과 국민들의 굳건한 안보관이다. 이스라엘에서 하버드대 예일대와 같은 명문대학과 견줄 수 있는 곳은 대학이 아니라 군대의 엘리트 유닛이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텔아비브 현지에서 가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군대에 훈련소와 대학을 동시에 설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군 복무기간에 국가를 위한 봉사는 물론 배움의 기회를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대학 졸업 후 취업 시에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부대에서 무슨 임무를 맡았느냐가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다. 군대를 졸업해야 대학도 갈 수 있고 좋은 직장에 취직도 할 수 있으니 군기피, 군면제라는 말이 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군 제대 이후에도 20여 년 동안 2~4주 동안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그들은 하버드 홈커밍데이와 같은 회포를 푼다고 한다.

이스라엘 기업들은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 와중에도 세계 각국서 주문한 제품의 납기를 정확하게 맞춰줬다는 일화들이 많다. 상존하는 전쟁의 위험 속에서 굳건한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한국은 과연 고조된 북한 리스크를 짊어지고 잘살 수 있을까. 이스라엘과 같은 군-대학-직장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인가. 권세가나 재벌가 자제라고 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병역의무가 면제되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고 군 면제가 되는 구조로는 안 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어떤 공로에 대한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 제대 후에도 과연 제대로 된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군에 대한 신뢰도 문제다. 우리 국민들은 `막대한 국방비를 사용하면서 저렇게 맥없이 북한군에 당할 수 있느냐` 하는 실망감이 크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군 인사 시기와 겹쳐 있는 시기적인 군 내부 동요를 북한군이 노렸다는 지적도 있다. 군 인사를 저렇게 해서 군 내부의 일사불란한 단합과 신뢰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도 많다.

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안보-경제 2대 축은 국방비만 더 늘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가와 군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국민들도 말로만 외칠 게 아니라 위기상황에서는 자기 자신과 가족도 내놓을 수 있다는 희생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용성 주필]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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