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소식통]기쁜·슬픈소식

300g대 미숙아 생존시대로

好學 2011. 4. 15. 21:05

임신 25주에 태어난 아기… 심장 수술 등 위기 이겨내며 몸무게 3.5㎏까지 늘어
9개월 만에 건강하게 퇴원… 300g대 미숙아 생존시대로

 

갓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380g. 아기 몸에 흐르는 전체 혈액량은 20㏄, '활명수' 반 병 정도였다. 허파꽈리가 덜 자라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이런 아기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생후 9개월 만에 체중 3.5㎏으로 살이 포동포동 올라 곧 집으로 간다. 의료계에선 이 아기를'380g의 기적'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집중치료실 박원순·장윤실 교수팀은 지난해 7월 임신 25주 만에 출생체중 380g으로 태어난 초극소(超極小) 남자 미숙아(이름 김은식)를 살려내 현재 체중 3.5㎏까지 키웠다. 교수팀은 아기 건강상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이제 곧 퇴원시킬 예정이다.

380g의 몸무게로 태어났을 때 아기(위)와 생후 9개월 체중 3.5㎏으로 건강하게 자란 모습(아래). /삼성서울병원 제공

 

어머니 이모(40)씨는 심한 임신중독증으로 분만 예정일보다 4개월여 이르게 '은식이'를 제왕절개로 낳았다.

임신중독증은 임신으로 심한 고혈압이 생겨 더 이상 임신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은식이는 폐·심장 등 여러 장기 미성숙으로 태어나자마자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갔다.

하루하루가 고비였다.

생후 3일째에는 심장 수술,

3개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은식이는 몸무게가 10배 가까이 늘었다.

어머니 이씨는 "살아준 은식이가 고맙고, 지난 270여일 하루 24시간 은식이를 살리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원순 교수는 "몸무게 400g 미만의 미숙아는 폐 조직 발달이 미숙하여 출생 후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 생존한계로 여겼다"며 "은식이가 정상아로 자란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라고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300g대 미숙아 생존 시대'로 들어갔다.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300g 후반 미숙아를 살린 극소수의 사례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출생체중 434g 미숙아를 살린 것이 최극소 체중 아기 생존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