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文學/[세계文學名作]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첫 수업시간 1.

好學 2011. 2. 3. 22:10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첫 수업시간 1. 


딜은 구월 초순에 메리디안으로 돌아갔다.
우린 다섯 시 버스로 가는 그를 전송했고,
일주일 후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나는 딜이 없다는 게 섭섭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내 생애, 나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겨울 내내 온종일 나무집에 올라가 학교 마당을 훑어보거나
오빠가 준 두배율의 망원경으로 아이들을 살펴보며 그들의 놀이를 익혔다.
또한 눈가리기 놀이를 하느라 꿈틀대는 원을 지나는 오빠의 빨강색 재킷을 추적하며
대부분의 불운과 어쩌다 한 번인 승리를 비밀스레 나누었다.
나는 정말 그들과 함께 놀고 싶었다.

학교가 시작된 첫날 오빠는 어른 같은 태도로 나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이런 일은 보통 부모의 역할이었지만
아버지는 오빠가 나를 교실까지 기꺼이 안내해줄 거라는 말씀뿐이었다.
이 거래로 오빠의 손에 얼마간의 돈이 쥐어진 것이 분명했다.
우리가 래들리 집 모퉁이를 껑충거리며 뛰어갈 때
오빠의 주머니에서 익숙지 않은 짤랑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학교에 가까워지자 오빠는 학교에 있는 동안 타잔이나 개미인간 역을 맡으라고
그를 찾아오거나 집안 얘기를 삼가할 것과,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그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심스레 강조했다.
나는 일학년이었고 그는 오학년이어서,
간단히 말해 그를 혼자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 그럼 이젠 오빠와 함께 놀 수 없다는 거야? "
" 집에서는 항상 하던 대로야. 하지만 학교에서는 달라."
그건 확실히 그랬다.
첫날 오전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나의 선생님 캐롤라인 피셔는
나를 교실 밖으로 끌어내어 손바닥을 때리곤
점심 때까지 교실 구석에 세워놓았으니 말이다.

캐롤라인 선생님은 스물두 살도 채 안 되었다.
그녀는 밝은 갈색 머리에 핑크빛 뺨, 진홍색 매니큐어를 칠하고
뒤축이 없는 높은 펌프스 구두와 빨강과 흰색의 줄무늬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에게선 외모처럼 박하향이 났다.
그녀는 우리집 길 건너 한 집 아래인 머디 애킨슨 아줌마 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머디 아줌마가 우리를 그녀에게 인사시켰을 때, 오빠는 며칠 간을 황홀하게 보냈다.

캐롤라인 선생님은 칠판 위에 자신의 이름과 고향을
인쇄체로 쓴 다음 그것을 천천히 읽었다.

나는 캐롤라인이며 북앨라배마 윈스턴에서 왔어요.
반 아이들은 그 지방 사람 특유의 괴벽스러움을 드러내지나 않을까 염려하며 웅성거렸다.

앨라배마가 1861년 1월 11일 의회로부터 탈퇴할 때,
윈스턴도 앨라배마에서 분리되었고, 메이컴의 모든 아이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북앨라배마는 술제조업이 활발한 지역으로 협회나 제철회사,
공화국의 교수들과 배경을 알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캐롤라인 선생님은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첫날 수업을 시작했다.
깜찍한 옷을 입고 부엌 난로 아래 따뜻한 집에서 살고 있는
두 마리 고양이들의 긴 대화였다.
고양이 여사가 식료품 가게에서 생쥐를 넣은 초콜릿을 주문하려는 대목에 이르자,
반 아이들은 한 양동이의 누에처럼 서서히 꼼지락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일학년 아이들의 넝마조각 같은 옷이며 두꺼운 면치마,
밀가루 부대로 만든 스커트 등을 알아채지 못한 듯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걸을 수 있을 정도만 자라면
문학적 상상력은커녕 목화를 따고 돼지먹이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그녀는 그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나서는 물었다.

얘들아, 정말 재미있지 않니?
그녀가 칠판으로 가서 거대한 대문자로 알파벳을 쓰고는 돌아서서 물었다.
이것 읽을 줄 아는 사람?
대부분의 일학년생들은 지난해의 낙제생들이었으므로 처음 부분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이름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지적하리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알파벳을 읽어나가자 그녀는 양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다시 (모바일레지스터)에 나오는 증권시장 인용문을 읽자,
내가 글을 읽는다는 걸 확인이라도 한 듯 무척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앞으로는 어떠한 것도 가르치지 말아줄 것을 전하라는 것이었다.

"네?" 나는 놀라서 말했다.
"아빠는 제게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으셔요. 시간이 없으니까요."
캐롤라인 선생님이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정말이에요, 선생님. 아빠는 늘 피곤해 하시고 책만 읽으세요."
"그렇다면 누가 널 가르쳤다는 거지? 누군가에게 배웠을 거 아니니?"
네가 태어나서부터 (모바일레지스터)를 읽은 건 아닐 테니까.
"오빠는 그렇다고 했어요.
오빤 내가 태어나자마자 다리 밑에서 주워올 때,
핀치가 아닌 불핀치였을 때부터 읽었다고 했어요.
전 원래 진 루이스 불핀치에요. 이름을 바꿨거든요. "
캐롤라인 선생님은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했다.

"지나친 상상력은 곤란해. 자, 아버지께 그렇게 말씀드려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읽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으니까.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너를 맡아 지금까지의 잘못된 것을
원상태로 고쳐줄 거라는 것도 말씀드리도록."
"저 서언 ,,,? "
"네 아버지는 가르치는 방법을 잘 모르실 테니까. 그럼 앉아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