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고사성어]故事成語

[살롱] 三笑會

好學 2010. 8. 21. 18:30

 

[살롱] 三笑會

 

 

 

지금 세계는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간의 ‘문명의 충돌’이 진행 중이다. 문명 충돌의 본질은 종교 충돌이다. 9·11테러도 그렇고 이번에 이슬람권을 자극시킨 무하마드 풍자만화 사건도 그렇다.

기독교와 이슬람은 공통적으로 유일신을 믿는 종교다. 양쪽 모두 절대적 신념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보나 공존을 도출해 내기 힘들다. 그 결과는 테러와 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로 다른 절대적 신념체계를 가진 종교 간에 타협과 대화는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의 여성수도자 모임인 삼소회(三笑會)의 활동이 돋보인다. 1988년에 시작된 삼소회는 불교의 비구니, 가톨릭과 성공회의 수녀, 원불교 정녀의 모임이다.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여성이고 독신이라는 점이 공통이다. 이 공통점을 기반으로 삼아서 상대 종교에 대한 포용과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삼소회 회원들이 각 종교의 성지순례를 하면서 인도 바라나시에서 달라이 라마와 함께 찍은 사진도 보기가 좋다. 이들은 원불교 성지인 전남 영광과 불교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등에 이어 앞으로 영국의 캔터베리 대성당, 로마의 바티칸, 예루살렘 등을 함께 순례할 예정이라고 한다.

‘삼소(三笑)’라는 단어의 연원(淵源)도 종교 간의 대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중국 여산(廬山)에는 다른 산보다도 특히 은자(隱者)들이 많이 살았다. 주변에 강과 호수가 많아서 1년중 절반은 안개에 싸여 있어서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산이었기 때문이다.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을 보기 어렵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그 여산에는 불교의 고승이었던 혜원(慧遠)이 살고 있었고, 가끔가다 도교 모산파의 도사였던 육수정(陸修靜)과 유교의 도연명(陶淵明)이 찾아 와서 도담(道談)을 나누곤 하였다. 헤어질 때 여산 밑에 흐르던 호계(虎溪)에서 호랑이 울음소리를 듣고 세 사람이 모두 파안대소를 하였다는 데서 ‘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고사가 유래되었다.‘호계삼소’는 동양의 3대종교였던 유-불-도의 공존과 회통을 상징하는 고사인 것이다.

세계 도처에서 종교 충돌이 살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에 한국에서‘삼소회’와 같은 평화의 종교인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문화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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