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人生/[책여행]살아가는 방법들

[걷기의 즐거움 20선]왜 그들은 걷고 또 걸을까

好學 2010. 6. 18. 20:17

 

[걷기의 즐거움 20선]왜 그들은 걷고 또 걸을까

 

 


어느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걷는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이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고, 어떤 이는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걷는다. 걸을 땐 풍경이 천천히 지나가고 풍경의 구석구석이 눈에 들어온다. 극한의 육체적 고통을 극복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먼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다. 걷다 보면 길 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 모두 걷기가 주는 즐거움이다.

‘2009 책 읽는 대한민국’의 다섯 번째 시리즈 ‘걷기의 즐거움’ 20선을 20일 시작한다. 걷기의 역사와 걷는 행위의 철학적 의미를 짚어보고, 걷기에 좋은 길을 소개하는 책들이다. ‘우리 땅 걷기’ 모임을 이끌고 있는 문화사학자 신정일 씨, ‘바람의 딸’로 유명한 오지여행가 한비야 씨, 여행 전문 작가 김산환 씨 등의 추천을 바탕으로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선정했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조지프 아마토 씨의 ‘걷기, 인간과 세상의 대화’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디뎌온 ‘걷기’의 역사를 설명한 책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 씨는 ‘걷기 예찬’에서 “걷기는 인간을 세계와 정대면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고등학교 철학 교사 크리스토프 라무르 씨는 ‘걷기의 철학’에서 플라톤, 몽테뉴, 칸트 같은 철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걷기를 통해 사유를 했는지 들려준다.

‘해남 가는 길’은 동화 작가 송언 씨가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서울에서 해남까지 걸으면서 나눈 추억을 담은 책이다. 한국에서 지리학을 공부한 일본인 도도로키 히로시 씨는 서울에서 충청도, 전라도로 이어지는 우리의 옛길 삼남대로를 걸은 뒤 ‘도도로키의 삼남대로 답사기’를 펴냈다. ‘우리는 걷는다’는 중학교 교사 윤병용 씨가 제자 10명과 함께 강원도 화진포에서 임진각까지 10박 11일간 도보여행을 한 뒤 인내심과 극기심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기록한 책.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숲 속 걷기 여행’ ‘섬을 걷다’의 저자들은 걷기에 좋은 전국의 명소를 소개한다.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지역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순례길. 부부 여행작가인 신석교, 최미선 씨가 이곳에서의 감동을 글과 사진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에 담았다.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유럽의 걷고 싶은 길’은 김 씨가 2007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의 ‘걷기 좋은 길’을 여행한 뒤 쓴 에세이다. ‘온 가족이 함께 떠난 히말라야 트레킹’은 평범한 한 가족이 38일 동안 티베트에서 네팔 쿰푸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산길을 걸으며 보고 겪은 것을 담았다. 모두 걷기의 즐거움, 걷기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책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