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70>
子路曰, 昔者에 由也聞諸夫子호니 曰, 親於其身에…
자로가 말했다. “옛날에 由가 夫子께 들으니, 직접 그 몸에 不善을 저지른 자에 대해서는 군자가 그 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필힐이 중모 땅을 근거로 반란하였는데, 부자께서 그리로 가려고 하심은 어째서입니까?”
‘논어’ ‘陽貨(양화)’의 제7장이다. 제5장과 마찬가지로 공자의 행적이 시대와 잘 맞지 않는다. 후대의 竄入(찬입)인지 모른다. 하지만 두 章에는 공자의 救世(구세)의 뜻이 잘 드러나 있다. 제5장에서는 魯(노)나라 季氏(계씨)의 家臣(가신)인 公山弗擾(공산불요)가 費邑(비읍)을 근거지로 삼아 반란을 일으키고 공자를 부르자 가려고 했다. 子路가 따지자 공자는 魯나라에 西周(서주)의 도를 일으키겠노라는 뜻을 밝혔다.
이 장에서는 晉(진)나라 大夫(대부) 趙簡子(조간자)의 가신인 佛 @(필힐)이 中牟(중모)를 근거지로 삼아 반란을 일으키고 공자를 부르자, 공자가 가려고 했다. 이번에도 子路가 반대하여 위와 같이 말했다. 노나라 哀公(애공) 5년, 공자의 나이 63세 때 일이라고 한다.
子路는 스승의 옛 가르침을 立論(입론)의 근거로 삼았다.
‘陽貨’ 제4장에서 子游(자유)가 禮樂(예악)을 통해 武城(무성)을 다스리는 이유를 말하면서 공자의 옛 가르침을 외웠던 화법과 같다.
由는 자로의 이름이다.
聞諸夫子의 諸(저)는 曰 이하를 가리킨다.
君子不入은 不善을 행한 자의 나라, 가문이나 黨(당)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산불요는 계씨를 배반하고 필힐은 조간자를 배반했지 나라를 배반한 것이 아니므로 공자가 그들에게 가려고 한 것은 명분에 어긋나지 않는다. 단, 不善을 행하는 자의 黨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한 가르침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救世의 실천을 위해 공자가 進退(진퇴)에 고심한 사실을 우리는 새겨 보아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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