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수도사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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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홍수가 나서 강물이 몇 배로 불어났습니다. 강기슭 사람들은 배를 이용하여 강을 건너야 했는데 때를 만난 듯 뱃사공은 배삯을 세 배나 올려 서푼씩 받았습니다. 마침 강을 건너려던 가난한 수도사는 가진 것이 달랑 두푼밖에 없었습니다. 수도사는 뱃사공에게 사정을 했습니다. “사공 양반,미안하게 됐소. 한푼이 모자라는데 좀 태워주시오.” 그러나 뱃사공은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수도사는 끝내 배를 타지 못하고 신세를 한탄하며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배가 손님을 가득 싣고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산더미처럼 밀려온 사나운 물결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만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승객들은 물론 뱃사공까지 물에 빠져 모두 죽게 되었습니다. 이 광경을 나루터에서 바라보던 수도사는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난 돈 한푼 없어 마음대로 죽지도 못합니다.” 요즘 많은 재물로 오히려 화근을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것이 늘 불행한 것만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