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度
‘度(도)’는 길이의 표준을 나타내는 ‘자’라는 뜻이다. ‘度量衡(도량형)’은 ‘자와 말과 저울’이라는 뜻이다. ‘度量衡’은 ‘길이와 양과 무게’를 측량하는 모든 것을 나타낸다. ‘量’은 ‘되, 말’이고 ‘衡’은 ‘저울’을 나타낸다. ‘度量이 크다’라고 하는 경우 ‘마음씨의 길이가 길고, 마음씨의 양이 크다’는 의미로, 자와 말을 마음씨로 비유했다.
‘자’는 ‘길이의 표준’을 나타낸다. 이러한 의미로부터 ‘度’에는 ‘법도, 제도’라는 의미가 생겨났다. ‘法度(법도)’는 ‘법의 표준’이라는 말이고, ‘制度(제도)’는 ‘제한의 표준’이라는 말이다. ‘제도’는 ‘이것만 하라’ 혹은 ‘이것 이외의 것은 하지 말라’는 표시이다. ‘법도, 제도’라는 의미로부터 ‘바로잡다’라는 의미가 나타났다. 다른 한 편으로 ‘길이의 표준’으로부터 ‘도수, 횟수, 번’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溫度(온도)’는 ‘따뜻한 도수’, ‘强度(강도)’는 ‘강한 도수’, ‘純度(순도)’는 ‘순한 도수’, ‘角度(각도)’는 ‘각의 도수’, ‘濕度(습도)’는 ‘습기의 도수’를 나타낸다.
‘도수, 횟수, 번’으로부터 ‘정도’라는 의미가 나타났다. ‘速度(속도)’는 ‘빠른 정도’, ‘難易度(난이도)’는 ‘어렵거나 쉬운 정도’를 나타낸다. ‘極度(극도)’는 ‘극한적인 정도’를 나타내며, ‘過度(과도)’는 ‘정도를 넘다’라는 뜻이다. ‘정도’라는 의미로부터 ‘정도를 넘다, 넘다, 넘겨놓다’라는 의미가 나온다. ‘度日(도일)’은 ‘날짜를 넘어서다’, 즉 ‘세월을 보내다’라는 뜻이며, ‘度外視(도외시)’는 ‘외부로 넘겨놓고 보다’, 즉 ‘문제삼지 않다’라는 뜻이다.
‘넘다’라는 뜻으로부터 ‘번뇌를 넘다, 깨닫다, 해탈하다’라는 뜻이 나오고, 이로부터 ‘중이 되다’라는 뜻이 생겼다. ‘度牒(도첩)’은 ‘새로 중이 되었다는 증명서’라는 뜻이다. ‘牒’은 ‘글을 적은 쪽지, 공문서’라는 뜻이다. 고려 시대나 조선시대에는 중이 된 사람에게 ‘度牒’을 주었고, 그가 다시 환속하면 이를 국가에서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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