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불멸을 강조하기 위해 견고하고 압도적인 규모로 세운 이러한 동상들도 그들의 권력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순간 또 다른 권력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흐루쇼프 시대에 스탈린의 동상은 파괴되었으며, 핀란드역의 레닌 동상도 작년에 폭탄이 터져 코트의 엉덩이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렸다. 중국에서도 1989년 천안문 사건 당시 마오 초상화를 물감으로 얼룩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미술과 권력의 결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정치와 권력의 재현물로 기능하며, 바로 그런 이유로 권력의 이동이나 붕괴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현대 서양에서는 개인을 숭배한다는 것 자체에 회의를 느껴 인물의 이름을 도서관이나 대교 등에 붙여 기념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