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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호 김현율 선장과 부인 이승희 목사의 신앙스토리

好學 2011. 12. 31. 16:06

아라온호 김현율 선장과 부인 이승희 목사의 신앙스토리


 

남편은 한국 최초의 쇄빙선을 몰고 아내는 구원선(救援船)을 몬다. 아라온호 김현율(53) 선장과 인천 큰나무순복음교회 이승희(52) 목사 부부 이야기다. 각기 영역은 다르지만 ‘선장’이란 역할은 같은 셈이다.

28일 인천 산곡동 교회 담임목사실에 들어서자 책꽂이에 아라온호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한국해양대 77학번이니 근 30년 간 배를 탄 셈이죠. STX팬오션에서 아라온호 선장제의를 받고 하루 종일 기도했어요. 국내 어느 누구도 쇄빙선에 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고민이 많았죠. 그렇게 기도하고 나더니 저녁때쯤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해요.”

부산여대 디자인과 79학번인 이 목사는 1979년 서울에서 열린 작품전시회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과 대표가 사귀던 남자친구가 한국해양대에 다니고 있었는데 마침 남편을 데리고 온 것이다.

“남편은 불교와 무속신앙이 깔려있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제가 교회 다니자고 한 적도 없는데 어느 날 교회에 출석하더니 성경을 통해 주님을 만난 것 같아요. 남편은 지금 ‘내가 배를 타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선상(船上)선교를 하라는 뜻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죠.”

84년 결혼 후 남편은 항해사로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곡물이나 광물 등 포장하지 않는 화물을 운송하는 벌크선을 주로 탔다.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두 사람이 회심하게 된 것은 89년 간 질환으로 김 선장이 쓰러지면서부터다.

“술 담배도 않는 남편이 어느 날 얼굴이 검게 되고 눈 흰자위가 계란 노른자처럼 누런색이 됐어요. 병원에 갔더니 간수치가 경고수위를 뛰어넘었다고 해요. 의사가 ‘합병증 등으로 상태가 심각하니 먹고 싶은 것이나 마음껏 먹게 해주라’며 집으로 보내요. 모태신앙으로 명목상 그리스도인이었던 저는 그날로 40일 새벽기도를 작정하고 ‘남편을 살려 달라’며 눈물로 매달렸습니다. 남편도 같이 새벽제단을 쌓았는데 28일 되는 날 글쎄 기도하는 데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더니 고꾸라지더군요. 남편 말대로라면 ‘회칼로 옆구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고 해요.”

정신을 차린 김 선장은 “주님이 직접 수술해 주셨다”며 기뻐했다. 부부는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대신 40일 새벽기도를 꼬박 채웠다. 그리고 병원에서 간 질환이 완치됐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기적적인 성령의 치유였다. 그때부터 가정예배를 드리고 방언을 하며 성령 체험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부부의 인생은 180도 변화됐다. 기도할 때마다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눈물의 고백만 나왔다. 남편은 배위에서 선상 선교사로 매주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와 신앙상담을 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3등, 2등, 1등 항해사를 거쳐 축구운동장만한 카 캐리어(Car Carrier·수출용 자동차 운반선)를 모는 선장이 됐다.

아내는 교회에서 전문 전도자로 전도와 양육에 매진하다가 “내 양을 먹이라”는 부르심을 받고 2002년 성결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한다. 전국을 돌며 주사랑찬양단 사역을 펼치다 지난해 4월 교회를 개척했으며, 100여명의 성도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교회는 현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에 소속돼 있다.

“지금도 선장님은 인터넷 전화로 기도를 부탁하고 교회소식을 물어봅니다. 이번에 러시아 선박을 구조한 경험을 말해주셨어요. 선박이든 사람이든 길이 아닌 곳으로 가다 보면 영락없이 갇혀버리게 된다고. 예수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데 하나님이 보여주신 생명의 그 길로 가야 한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두 ‘선장’의 꿈은 무엇일까. “남편과 나누는 대화의 모든 결론은 ‘천국 가서 잘돼야 한다’는 겁니다. 천국에 갔을 때 주님이 맨발로 뛰어나오실 정도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쓰자는 것이죠. 온전한 구원을 위해서 배에서든 교회에서든 삶 속에 예수님을 나타내자고 다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