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自由/만화.그림.

[47] 리베라와 록펠러

好學 2011. 1. 29. 19:58

 

[47] 리베라와 록펠러

 

 

리베라 작 '우리들의 빵'

20세기 초 멕시코에서 있었던 벽화운동은 현대미술의 소외 지역이었던 라틴 아메리카의 미술을 처음으로 주목하게 한 운동이었다. 1910년 혁명 이후 사회주의 노선을 걷고 있던 멕시코 정부는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벽화 운동을 통해 혁명의 의미뿐 아니라 멕시코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자부심을 고취시키고자 했다.

벽화 운동을 주도한 화가는 리베라(1886~1957)였다. 원래 프랑스에서 미술공부를 했던 리베라는 귀국 후 유럽의 미술 양식을 버리고 멕시코의 고대 미술과 민속미술을 복합한 사실주의 양식으로 문교부 청사, 국립예비교 등의 벽화를 그렸다. 그는 시케이로스와 오로스코와 같이 미술가들의 '연맹'을 조직하고, 모두 똑같은 시간을 작업하고 똑같은 액수의 돈을 받는 협동작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1924년에 우익 정권이 들어서자 돈 낭비라고 비난하던 보수파들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25년에 연맹은 해체되고 말았다.

리베라의 명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1930년대부터는 미국에서 의뢰가 줄을 이었다. 1932~33년에 그린 디트로이트 벽화는 그가 농업국가 멕시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국의 풍요에 압도된 것처럼 거대한 기계와 새로운 산업문명을 미래의 해답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록펠러 2세 역시 리베라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1933년 뉴욕의 록펠러 센터에 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작업이 진행되던 중 록펠러는 벽화 속에서 레닌의 얼굴을 발견하였다. 그는 자신의 건물에 레닌의 얼굴이 그려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일반 노동자의 얼굴로 바꾸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리베라는 이를 거부했다. 록펠러는 리베라에게 모든 비용을 지불한 후 그가 건물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했다. 그리고 6개월 후에는 그의 벽화를 전부 지워버렸다.

이 사건 후 리베라의 활동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주도했던 멕시코 벽화 운동의 정신은 오늘날까지 계속된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많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무명화가들이 그린 밝고 희망에 찬 벽화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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