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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난 늘 스무 살이다

好學 2010. 11. 13. 22:13

[ESSAY] 난 늘 스무 살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은…
사랑을 많이하는 것이다.
지금도우리 부부는 TV를 볼 때
손을 꼭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회장님은 경영자로서의 삶 이외에 미래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80, 90살이 되었을 때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 또 건강이 허락한다면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 주는 해비타트 활동을 하는 것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간혹 나이 때문에 못한다고 핑계 대는 사람이 있는데, 나이는 육체보다는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나는 내 나이가 몇 살이든 스무 살이라고 생각한다. 스무 살을 유지하려면 젊은 생각으로 긍정적인 언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문공부 장관을 지낸 오재경 선생님을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웅진씽크빅 사옥에 모시고 간 적이 있다.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오재경 선생님과 함께 사옥을 보고, 그림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은 좋은 것을 볼 때마다 "아름답다. 훌륭하다!"를 연발하셨다. 식사를 하시면서 "맛있어, 윤 회장이랑 같이 먹으니까 더 맛있어!"라고 소년처럼 웃으며 말씀하셨다. 90세의 노인이 쓰는 말이 아름답다, 맛있다, 훌륭하다는 젊은 청년의 단어들이었다. 물리적 나이는 90세가 넘으셨지만, 그분의 생각이 젊어서 함께하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만났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당장에라도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바람에 상대방까지 힘이 빠지게 하는 사람이 있다. 긍정적이고 밝고 희망적인 생각과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게 기운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언제나 젊게 살 수 있다.

젊음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적절한 휴식과 취미를 갖는 것이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밤낮이 없이,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만 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에 일만 하고 즐거움이 없었다니 인생이 얼마나 단조로울까 싶어서다. 국가적 빈곤을 겪은 우리 세대는 사실 잘 놀 줄을 모른다. 놀아본 경험이 없으니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예전에는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이 겸양이었지만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에는 나이 들수록 제대로 놀 줄 알아야 인생이 즐겁다.

나는 닷새는 열심히 일하고, 이틀은 즐겁게 쉰다. 주말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 회사에서도 내 생활 패턴을 알아서 어지간해서는 주말에 회사 일로 연락하지 않는다.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이 날 때 주로 바둑을 두는데 얼마 전부터 미술사 공부를 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치를 찾는 즐거움 때문에 매주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은 사랑을 많이 하는 것이다. 특히 가족 간의 사랑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주변에서 아내 덕에 잘됐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내도 어느 스님이 그랬다면서 "내 덕에 당신이 잘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아내와 결혼한 이후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으니 그 말은 사실이다. 그래서 '보물 같은 아내랑 살고 있으니, 이 보물을 소중히 여겨야겠다' 싶어 아내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내가 아내를 보물같이 여기니, 아내도 내게 어떻게 하면 잘해줄까를 연구하는 모양이다.

지금도 우리 부부는 TV를 볼 때 손을 꼭 잡고 있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별 내용이 없어도 목소리라도 듣기 위해 전화를 한다. 젊은 부부와 같은 사랑과 배려를 유지하고 있으니 생활이 즐겁다.

매년 나이를 먹으면서도 매년 스무 살 청년이 되려면 꿈과 희망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나이가 젊어도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젊음을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10년 전을 생각해보면 내가 얼마나 젊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는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10년 후에는 "10년 전, 오늘 더 많은 꿈을 꾸고 더 많이 노력할 것을 그랬다"고 또다시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지 않으려면 지금 가장 크고 원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이 날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꿈이 현실로 변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부터이다. 긍정적인 생각이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큰 시련이 닥쳤을 때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한탄하기보다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이 내게는 조금 먼저 생겼을 뿐, 이 일을 이겨 내면 나는 분명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가 생긴다. 운이 좋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젊다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도전, 용기, 희망, 열정이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으며,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스무 살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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