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보치오니와 미래주의
- ▲ 공간에서의 연속성의 특이한 형태.
20세기 초 유럽은 도시가 커지고 기계와 통신이 발달하면서 급속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었다.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에게 기존의 낡은 가치관과 미술은 파괴해야 할 대상이었다. "미술관을 불태워라!", "미(美)는 투쟁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격렬한 이 문구들은 이탈리아의 시인 마리네티가 1909년에 쓴 '미래주의' 예술운동의 선언문에 나온다. 마리네티는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와 같은 영광스러운 과거의 회고에만 젖어 있던 이탈리아에서 혁신을 촉구했다. 타성과 안이함에 젖은 부르주아 문화를 혐오한 미래주의자들은 도시를 가장 현대적 삶의 상징으로 보았고, 속도와 에너지, 운동감을 도시적 특성으로 이해했다. 새로운 세계의 상징인 테크놀로지는 미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움베르토 보치오니(1882~1916)는 미래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조각가였다. 그가 1913년에 제작한 '공간에서의 연속성의 특이한 형태'는 빠르게 걷고 있는 인물의 조각이다. 평범한 주제이지만 그의 관심은 인물의 사실적인 모습이 아니라 역동감과 근육의 작용에 있었다. 이 작품은 힘차게 전진하는 인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신체 내부에서 발사되는 힘으로 인해 이동하기 직전과 직후의 동작의 연속성이 주변의 공간과 환경 속에 침투해나가는 모습을 전달한다. 팽창된 힘으로 인해 인체는 고정된 윤곽선을 버리고 유동적으로 돌출하거나 파이고 마치 화염과 같은 가벼움으로 변형되었다. 인간과 기계 그리고 에너지가 혼합된 이 조각은 당시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이 꿈꾸었던 미래의 수퍼맨이었다.
기존 사회를 공격하고 예술을 통해 대중을 변화시키려 했던 이들은 '미래주의의 저녁'이라는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야유를 받으면 받을수록 성공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관객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세계를 더 순수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었던 이들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지체 없이 참전했다. 보치오니는 34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하고 말았고 그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세계는 결국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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