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생활한자]

[한자 이야기]<854>

好學 2010. 4. 10. 17:13

 

[한자 이야기]<854>

 

生而知之者는 上也요 學而知之者는 次也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는 상등이요, 배워서 아는 자는 다음이요, 통하지 못하는 바가 있어서 배우는 자는 또 그 다음이니, 통하지 못하는 바가 있는데도 배우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하등이다.



인간은 여러 기준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논어’ ‘季氏’에서 공자는 배움의 조건과 태도를 기준으로 삼아서 인간을 네 부류로 나누었다. 곧, 生知(생지) 學知(학지) 困知(곤지) 下愚(하우)의 넷이다. 生而知之의 生而는 태어나면서부터라는 뜻이고 知之의 之는 의미를 지니지 않는 문법적 목적어라고 보아도 좋고 道理를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困은 困難(곤란)과 困惑(곤혹)이다. 難關(난관)에 부닥쳐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民斯爲下는 사람의 경우 이것이 下愚이자 下等(하등)이라는 뜻이다.

‘중용’에 보면 어떤 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이는 배워서 알며 어떤 이는 곤혹을 겪고서 알되 앎이란 점에서는 동일하며 어떤 이는 편안히 행하고 어떤 이는 이로움으로 행하며 어떤 이는 힘써 행하되 성공이란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했다. 선천적 조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학문과 수양을 통해 誠(성)의 영역에 도달하는 것은 결국 같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인간의 네 등급 가운데 生知와 下愚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했다. 生知는 聖人이므로 보통 사람과 달라 성품의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이에 비해 下愚는 困惑을 겪으면서도 自暴自棄(자포자기)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를 혁신시킬 기획을 세우지 않기에 下愚를 극복할 수가 없다. 과연 나는 공자가 말한 네 등급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가? 困惑을 겪으면서도 교양을 쌓으려 하지 않는 하등의 인간은 아닐까?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