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漢字文學/[생활한자]

[한자 이야기]<845>

好學 2010. 3. 7. 21:01

 

[한자 이야기]<845> 吾恐季孫之憂가…




‘논어’ ‘季氏(계씨)’의 첫 장은 공자의 이 말로 매듭지어진다. 공자는 노나라 대부 季氏가 전臾(전유)를 정벌하려고 계획할 때 제자 염有(염유)와 季路가 저지하지 못한 사실을 비난하고 爲政者(위정자)는 境域(경역) 안의 文德을 진흥해서 遠人이 信服(신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리고는 다시 “지금 염구(염유)와 중유(계로)는 계씨를 돕되, 먼 지방 사람이 복종해 오지 않는데도 오게 하지 못하고, 나라가 분열되고 무너지는데도 지키지 못하거늘, 그런데도 창과 방패를 나라 안에서 움직일 것을 꾀하니 나는 계손의 근심이 전유에게 있지 않고 한 병풍 안에 있을까 두렵도다”라고 덧붙였다. 계씨가 전유를 정벌한 사실은 역사서에 나오지 않는다.

恐은 ∼하지 않을까 두렵다는 뜻이다. 季孫之憂란 계손씨의 장래 근심이란 말이다. 不在는 ∼에 있지 않다, 在는 ∼에 있다는 뜻이다. 蕭墻은 군주와 신하가 상견할 때 치는 병풍이다. 蕭는 엄숙할 肅의 뜻이라고 한다. 옛 주석에 따르면 천자는 外屛(외병), 제후는 內屛, 대부는 簾(염), 士는 유(유)를 쳐서 안과 밖을 구분했으나 대부 계손씨가 僭越(참월)하게도 屛을 쳤으므로 공자가 여기서 蕭墻이란 말을 썼다고 한다. 蕭墻之內는 담장 안의 가까운 身邊(신변)을 가리킨다.

後漢(후한) 말기의 袁紹(원소)는 曹操(조조)와 견줄 정도로 세력이 강했다. 하지만 그의 사후, 후계자인 작은아들 袁尙(원상)과 그를 인정하지 않는 장남 袁譚(원담)이 反目하여 交戰(교전)을 일삼는 바람에 원씨 일족은 조조에게 패망하고 말았다. 원씨는 그 憂患(우환)이 蕭墻之內에 있었으니 自中之亂(자중지란) 때문에 무너진 것이다. 內訌(내홍)이 한 집단을 망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과거 역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