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國無常强無常弱
國: 나라 국 無: 없을 무 常: 항상 상 强: 굳셀 강 弱: 약할 약
한나라의 흥망성쇠는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나라는 항상 강할 수 없고 항상 약할 수도 없다. 법을 받드는 사람이 강하면 나라가 강해질 것이고 법을 받드는 자가 약하면 그 나라는 약해질 것이다(國無常强, 無常弱. 奉法者强, 則國强, 奉法者弱, 則國弱)” 한비자 ‘유도(有度)’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에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었다. 초나라는 장왕(莊王)이 스물여섯 나라를 병합해서 영토를 3000리(里)나 확장했으나, 장왕이 죽어 사직을 관장하지 못하게 되자 쇠약해지고 말았다. 제나라의 환공(桓公)도 30여 나라를 병합해 영토를 늘렸으나, 환공이 죽은 뒤 제나라는 바로 쇠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나라의 소왕(昭王)은 황하를 국경으로 하고 계(계)를 나라의 수도로 삼으며 탁현(탁縣)과 방성(方城)을 방패 삼아 제나라를 무찌르고 중산(中山) 지방을 평정했다. 이때 연나라와 연합한 나라들은 천하의 존중을 받았고 연나라와 사이가 먼 나라들은 경시됐다. 그러나 소왕이 죽자 연나라 역시 쇠락했다. 위(魏)나라의 안리왕(安釐王)도 연나라를 쳐서 조(趙)나라를 구하고, 하동(河東) 땅도 되찾았으며, 약소국인 도(陶)나라와 위(衛)나라의 영토를 침공했고, 제나라가 소유한 평륙(平陸) 땅을 공격해 손에 넣기도 했다. 작은 한(韓)나라를 공격해 관(管) 지역을 함락시키고 기산(淇山) 아래의 싸움에서 크게 승리하기도 했다. 또 채(蔡)나라와 소릉(召陵) 전투에서는 초나라의 군대를 무찔렀다. 이처럼 위나라의 군사력은 천하를 덮을 만했고 그 위세를 중원(中原)에 떨쳤지만 안리왕이 세상을 떠나자 쇠락하게 됐다.
한 국가의 흥망의 관건은 군주의 역량에 달려 있기에 어떤 군주가 다스리는가하는 문제가 바로 국가의 역량과 직결된다는 것이 한비의 논점이다. 강력한 법치 리더십을 가진 군주가 원칙과 소신을 갖고 다스려야만 한 나라의 역량이 집약돼 대내외에 힘을 과시할 수 있다. 생존과 패망이라는 갈림길에서 군주는 윤리도덕이나 주위의 평판 등 사적인 감정과 인연에 치우친 국가경영보다는 철저한 객관적 기준에 따른 정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