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명칭 :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인구 : 299,330,000
면적 : 9,522,057㎢
수도 : 워싱턴 D.C.
정체·의회형태 : 연방공화제, 양원제
국가원수/정부수반 : 대통령/대통령
공식 언어 : 영어
독립년월일 : 1776. 7. 4
화폐단위 : 미국달러(U. S. dollar/U.S.$)
국가(國歌) : The Star-Spangled Banner
북아메리카 대륙의 48개주와 알래스카·하와이의 외부 2개주로 구성된 국가.
개요
■ 지형
대륙을 가로질러 넓은 지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자연환경을 보여주며, 자연지리학적으로 볼 때 5개의 주요지역군으로 나눌 수 있다. 대서양 연안평야 지역, 동부와 남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 지역, 미국의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는 광대한 '내륙평원', 북아메리카 코르디예라 산계, 그리고 이 산계의 지맥에 속하는 서부의 '산간고원' 등으로 구분된다.
미국의 서부 연안지역은 지질학적으로 세계에서 화산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에 속한다. 1980년 봄에 있었던 세인트헬렌스 산의 화산폭발과 1989년 가을 샌프란시스코 만 부근을 진원(震源)으로 한 지진 등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보인 생생한 사건이었다. 하와이 섬과 마우이 섬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 제도는 거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되었다. 지질학적으로 또다른 화산활동지역인 알래스카는 남쪽의 섬과 산맥 지역, 내륙 중앙부의 분지·평원·고원, 북쪽의 브룩스 산지, 그리고 북단의 툰드라 북극평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동부와 남동부 가장자리는 대륙 대지(臺地)의 가장 바깥쪽 부분으로, 해수(海水)에 의해 계속 침식되었고 엉성하게 굳어진 신생대 퇴적물이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루고 있다. 이 대지의 일부는 현재 해수면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있으며 거의 평평하고 종종 늪지가 나타나는 연안평야를 형성한다. 이 평야는 매사추세츠 주의 코드 곶에서 멕시코 국경 너머까지 펼쳐져 있다. 그러나 대지의 대부분은 아직도 가라앉고 있어서 수심이 얕은 대륙붕이 대서양 해안과 멕시코 만을 따라 평행을 이루며 자리잡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해안에서 400km 떨어진 먼바다까지 뻗어 있다.
이 평야의 북동부지역은 좁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며 체서피크 만과 같이 조수가 밀려드는 강유역에 주요삼각주들이 형성되어 있다. 근처 바다에는 사주(砂洲)와 연안주(沿岸洲)가 연안평야를 따라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다. 이때문에 선박이 만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의 동부지역에 1,600km가 넘는 해변 유원지를 제공한다. 남쪽으로 내려오다 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에 최고높이가 해발 107m를 넘지 않는 플로리다 반도와 멕시코 만 연안이 이어져 있다. 이 연안지역은 남쪽으로 멕시코 국경까지 미시시피 강을 따라 내륙으로 800km 가량 이어져 있다.
- 애팔래치아 산맥
애팔래치아 산맥은 미국의 동부지역 대부을 차지하고 있으며 앨라배마 북동부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거의 2,400km가량 뻗어 있는 종순지형의 대상(帶狀) 고지대로, '동부 해안지대'와 내륙의 경계를 이룬다. 이 산맥은 노년기의 복잡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으며, 대부분이 오랜 침식으로 이루어진 지형이다.
현재의 지형은 강도가 약한 암석은 풍화시키고 저항이 강한 바위군은 고지대로 남겨놓은 침식작용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따라서 지질학적 차이가 지형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지맥들이 보이는 이러한 지질학적 차이점은 지형적으로 분명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정렬이 되어 있는데, 뉴잉글랜드 지방을 제외한 모든 주요지맥들은 대서양을 향해 서로 평행한 여러 개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중심부는 산맥 전장(全長)에 걸쳐 변성암과 화성암이 복합된 대상지형(帶狀地形)이다. 이 대상지형의 서쪽면으로는 블루리지 산맥이 길고 가느다란 방벽을 형성하며 여기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미첼 산(2,037m)을 비롯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최고봉들이 즐비해, 특히 '리지앤드밸리'(능선과 협곡의 고장)로 알려진 곳에서 수려한 산악경관의 일부를 이룬다. 긴 능선들은 독특하게도 모두 산발치에서 산마루까지의 높이가 약 300m로 일렬로 솟아 있으며 비슷한 길이의 넓고 탁 트인 계곡과 평행해 수십km나 뻗어 있다. 이 부근에서 가장 큰 계곡이며 동시에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 중의 하나인 그레이트밸리는 혈암과 이판암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크기의 지구대로, 애팔래치아 산맥의 거의 전장을 관통한다. 그레이트밸리는 허드슨 강 중류 지역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까지 저지대 통로를 제공하고, 남쪽으로 셰넌도어 계곡과 컴벌랜드 계곡을 형성하며, 개척시대 이래로 애팔래치아 산맥의 주요통로였다. 블루리지 산맥의 동쪽 사면이나 바다 쪽의 사면은 급경사를 이루는데, 때때로 장관을 이루는 벼랑들도 나타난다. 이렇게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완전한 구릉도 아니며 그렇다고 또 완전한 평원이라고 볼 수도 없는 피드몬트 고원에 연결된다(→ 셰넌도어 계곡). 피드몬트 고원은 배수가 잘되며 기복이 완만한 지형으로 되어 있다. 미드웨스트(중서부)가 개척되기 전까지 피드몬트 고원은 미국에서 가장 수확량이 많은 농업지대였으며 아직까지도 펜실베이니아 주의 일부 군(郡)은 전국에서 농지면적당 가장 높은 수확량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빙하로 덮여 있었던 뉴잉글랜드 지역은 대서양의 해안선 만입으로 인해 애팔래치아 산맥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되어 있다. 거의 완전히 결정암으로 뒤덮여 있지만 남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특징을 나타내는 남북 방향 대상지형을 이룬다. 기복이 완만하고 바위가 많은 뉴잉글랜드 남동부의 구릉지대는 피드몬트 고원과 비슷한 지형이지만, 훨씬 북서쪽에 있는 바위투성이의 고지인 화이트 산맥은 블루리지 산맥과 비슷한 지형이다. 뉴햄프셔 주의 워싱턴 산(1,917m)은 미국 북동부 지방의 최고봉이다. 터코닉·버크셔·그린 산맥 등 뉴잉글랜드의 극서에 위치한 산맥들은 리지앤드밸리 지방과 마찬가지로 남북으로 곧게 뻗은 지형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애팔래치아 산맥의 다른 지역과는 대조적으로, 북동부지역은 수정암 중심부까지 빙하의 침식을 받았다. 그결과 뉴잉글랜드는 비옥한 토양보다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터코닉 산맥, 버크셔 구릉).
- 내륙평원
북쪽이 가장 넓은 내륙평원은 오대호 동쪽 끝에 있는 온타리오 호에서부터 캐나다 국경을 따라 서쪽으로 로키 산맥(태평양에서 대략 650km 떨어져 있음)까지 뻗어 있다. 남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다가 결국 리오그란데 강 근처에서 대서양 연안평야와 만난다. 내륙평원은 2개의 주요지역으로 양분할 수 있는데, 동쪽의 '중앙 저지대'와 서쪽의 그레이트플레인스(대평원)로 나눌 수 있다. 보다 습한 기후의 중앙 저지대는 다시 북쪽의 콘 벨트(옥수수 지대)와 남쪽의 코튼 벨트(면화 지대)로 나누어진다. 보다 건조한 기후의 그레이트플레인스는 북쪽으로 캐나다까지 연결되며 북아메리카 대륙의 주요 밀재배 지역을 포함한다. 중앙 저지대는 북쪽으로 오대호와 캐나다 순상지(楯狀地), 동남쪽으로 오하이오 강과 오자크 고원(애팔래치아 산계의 극서 연장선)과 경계를 이루며 미시시피 강 서쪽으로 대략 500km 떨어진 지점에서 그레이트플레인스와 만난다.
그레이트플레인스는 로키 산맥에서 동쪽으로 평행하게 흐르는 하천들이 운반해온 척박한 모래, 침니(沈泥), 자갈부스러기 등이 층층이 쌓인 지층으로 형성되었다. 동쪽에서 볼 때 그레이트플레인스의 지표면은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시 근처의 약 610m부터 시작해서 와이오밍 주 샤이엔 시 근처의 1,830m 이상에 이르기까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그 상승도가 너무 완만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보통 그레이트플레인스가 평평하다고 생각한다. 서부 텍사스, 오클라호마, 캔자스, 동부 콜로라도 등지에 펼쳐진 하이플레인스(고평원)는 평원에 가깝지만 실제로 평평한 곳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그레이트플레인스는 기복이 완만한 지형이 광범위하게 펼쳐진 곳이며 북부지역의 일부는 완전히 황무지로 변했다.
- 서부 코르디예라 산계
미국의 서부는 북아메리카 코르디예라 산계에 속하는 2개의 산계로 구성되어 있다. 동부산계는 로키 산맥을 따라 분할된 태평양-멕시코 만 유역을 형성하며, 서부산계는 다시 보다 작은 2개의 산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로키 산맥의 내륙지계를 형성하는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캐스케이드 산맥이고 다른 하나는 코스트 산맥(해안산맥)이다. 지도 위에서는 2개의 주요산계가 일렬로 놓여 있기 때문에 지질학적·지형학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각 산계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로키 산맥은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서던로키 산맥은 높고 길게 뻗은 곡융(曲隆)들이 불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으며,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그 중심부는 퇴적물이 씻겨져나가 바위만 남았고 높은 곳에는 빙하가 두껍게 덮여 있다. 뉴멕시코와 콜로라도 산맥의 서부능선을 따라 진행되는 광범위한 화산활동과 갖가지 색깔을 한 기묘한 형태의 퇴적암은 험준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덴버 서쪽의 프런트 산맥은 일종의 방벽을 형성하는데 그 산봉우리들은 마치 고도가 높은 평지 위로 올라와 있는 낮은 구릉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에는 4,270m가 넘는 산맥이 53개나 있지만 4,423m를 넘는 곳은 없다.
미들로키 산맥의 대부분의 지맥은 콜로라도의 화강암 곡융을 닮았지만, 충상단층작용(衝上斷層作用)과 화산활동이 활발해 서쪽으로 경관이 수려한 지역이 많다. 그중 일부는 그랜드티턴 국립공원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산맥은 결코 산악지형으로 볼 수 없는 광활한 산간분지와 평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맥 자체의 침식작용으로 엄청난 양의 퇴적물이 넓게 덮여 있다. 산맥 전체에 계속 퇴적물이 쌓이고 있어 코르디예라 산계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와이오밍 베이슨(Wyoming Basin)은 지질구조와 지형학적인 면에서 그레이트플레인스의 산간 반도를 닮았다. 그래서 로키 산맥은 미국의 동서 교통을 위한 중요한 교차로를 제공하지 못했다. 오리건 통로(Oregon Trail)에서 주간(州間)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요교통로는 로키 산계의 주요산맥을 멀리 우회해 저지대에 집중적으로 뚫려 있다. 노던로키 산맥은 코르디예라 산계에서 가장 다양한 산악풍경을 갖고 있으며, 이에 상응해 지질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특성을 나타낸다. 표준고도는 콜로라도 로키 산맥(아이다 호 로키 산맥의 대부분은 3,050m 정도임)보다 낮은 610~915m이나, 많은 강우량과 북쪽에 위치한 입지조건 덕분에 만년설이 덮여 있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멋진 산악풍경을 갖고 있다. 미국의 최고봉들은 코르디예라 산계의 서부산맥, 즉 태평양 쪽에 놓여 있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최고봉인 매킨리 산(6,194m)은 알래스카 산맥(서부 코르디예라 산계의 연장)에 있으며, 미국 본토의 최고봉인 휘트니 산(4,418m)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다. 퍼시픽코스트 산맥 동쪽에 있는 태평양 주변지대(Coastal Margin)의 '지구'(地溝)는 캘리포니아 주의 센트럴밸리, 오리건 주의 윌래멋 강 유역, 워싱턴 주의 반익만(半溺灣)인 퓨젓사운드 등 태평양 가장자리의 넓은 저지 평원을 포함한다. 태평양 동안을 따라 해안에서 매우 먼 거리까지 확장되어 있는 내륙지구대의 일부인 비슷한 유형의 계곡들은 칠레와 알래스카 곶과 같이 상이한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계곡은 관개가 용이한 비옥한 토양을 갖고 있으며 태평양으로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다. 1세기 전부터 개척민들이 들어와서 미국 서부해안의 경제활동과 주거를 위한 중심지가 되었다.
코르디예라 산계의 양대산계는 건조한 분지, 고원, 고립된 산맥들로 형성된 광활한 산간지역으로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부근까지 펼쳐 있으며 동서의 폭이 960km에 이른다. 이 방대한 지역은 다시 3개의 거대한 산계로 구분되는데, 각각 독특한 지질학적 역사와 나름대로의 지형을 갖고 있다. 서던로키 산맥의 서부능선에 바짝 붙어 있는 콜로라도 고원은 격심한 지각변동으로 성립된 지형임에도 비교적 지질 안정도가 높은 특이한 고원이다. 메사와 뷰트, 그리고 다채로운 색깔의 암석이 풍화작용으로 기묘하게 절단되어 형성된 계단식 협곡 등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콜로라도 강의 그랜드캐니언은 이 고원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콜로라도 고원의 서쪽과 인접한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동부 급경사면 가까이에, 건조한 베이슨앤드레인지프러빈스(분지와 산맥지방)가 있다. 이곳은 충적작용·용암분출·단층작용·침식작용 등이 어우러져 미국에서 가장 독특한 지형 중의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 네바다 주와 유타 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그레이트베이슨으로 알려진 방대한 내륙의 수계(水系)에는 그레이트솔트 호가 포함된다. 또 하나의 산간지역인 컬럼비아베이슨은 일부 지역에서 아직도 암석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최신생 지역이다. 이곳의 전지역은 캐스케이드 산맥과 노던로키 산맥 사이의 분지를 측정할 수 없는 깊이까지 뒤덮었던 엄청난 양의 용암류로 덮여 있다.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하천침식은 콜로라도 고원을 연상시키는 표면형태를 만들었지만, 콜로라도 고원이 화려한 색깔을 띠고 있는 데 반해서 이곳은 칙칙한 검은색과 녹갈색의 풍화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 수계
미국 본토의 수계는 미국 지역의 거의 2/5에 달하는 내륙평원과, 지리적으로 거의 일치하는 미시시피 강 유역(미주리 강과 오하이오 강의 두 지류를 포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주요수로망은 미시시피 강을 비롯해 여러 지류들로 이루어지며, 세계적인 규모의 가항(可航) 내륙수로 중의 하나를 형성한다(→ 미시시피 강, 오하이오 강, 테네시 강, 미주리 강). 2번째 주요수로망은 오대호(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호군)와 세인트로렌스 강으로 이루어진다(→ 세인트로렌스 강). 3번째 주요수로망인 동부 수로는 대서양과 멕시코 만을 따라 연안지대로 흐른다. 로키 산맥의 서쪽에서 발원해 약 3,040km의 거리를 순회한 뒤 멕시코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리오그란데 강을 제외하면, 이 지역의 연안 강 중에서 480km 이상 되는 강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 일직선으로 바다로 흘러든다. 빙하지형인 뉴잉글랜드와 건조한 남서 텍사스를 제외하면 연안의 큰 강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 항해가 가능하다.
로키 산맥의 서쪽에서는 거의 모든 강이 가뭄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다. 산간 분지의 사막과 스텝 지역에서 유량이 부족한 대부분의 유거수(流去水)가 내륙분지까지 흐르지 못하고 사라지며 오직 그레이트솔트 호만이 상당한 양의 표층수(表層水)를 보유하고 있다. 길이가 짧은 연안천(沿岸川)을 빼면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강은 컬럼비아 강, 콜로라도 강,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센트럴밸리의 샌와킨-새크라멘토 운하 등 3개뿐이다. 이 강들은 모두 물이 거의 없거나 아주 없는 건조지역을 가로질러 상당한 거리를 흐른다(→ 컬럼비아 강, 콜로라도 강).
■ 기후
미국은 국토가 넓어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나타내지만 강우형태에 따라 비교적 다습한 2개의 해안지대와 동에서 서로 갈수록 습도가 줄어드는 내륙지대로 구분할 수 있다.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남동쪽으로 뻗어 있는 습한 동부지역은 연간수량이 보통 1,000㎜가 넘는다. 중앙 저지대의 대부분은 760~1,000㎜이며, 서쪽에 있는 그레이트플레인스에서는 250~760㎜로 감소한다. 그레이트플레인스는 극도로 건조한 산간분지에 의해 태평양 해안과 분리되며 산간분지의 연간 강수량은 100㎜가 채 안 된다. 극북서 해안지역이나 태평양 북서부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비가 내리는 지역으로 보통 1,780㎜ 이상의 연강수량을 나타낸다. 알래스카와 하와이도 매우 습한 곳으로 알래스카는 1,500~5,100㎜, 하와이는 250㎜ 이하에서 1만 1,200㎜ 이상(와이알레알 산에 해당함)의 강수량을 나타내는 등 차이가 심하다. 미국 전역의 기온은 계절에 따라 변한다. 광활한 북 중앙 평원은 극심한 연교차를 나타내는데, 시카고의 평균기온은 1월의 -3℃에서 7월의 24℃까지 올라가는 데 반해 앨라배마 주의 모빌 시(시카고의 정남쪽에 있고 멕시코 만에 면함)는 1월과 7월의 평균기온이 각각 11℃와 28℃를 나타낸다. 무상 기간은 북쪽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멕시코 만 주변지역은 240일 이상이며 캐나다 국경지역의 대부분은 120일 이하이다. 일반적으로 내륙보다는 양쪽 해안지역의 기후가 온화하다.
크게 분류하면 미국 본토는 3개의 주요 생물기후학 지대로 나눌 수 있다. 생물기후학 지대란 기후 조건이 비슷해 장년기의 성대성(成帶性) 토양과 잠재적 극상(極相) 식물군(안정된 기온, 토양, 배수의 일반적 조건에서 성장과 번식을 무한으로 계속하는 식물군)이 유사한 환경조건을 갖는 지역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동부습윤지대·태평양습윤지대·서부건조지대로 나뉜다. 그밖에 동부습윤지대와 서부건조지대 사이의 경계지역은 매우 넓고 중요하므로 별도의 지역, 즉 건습점이지대를 형성한다. 마지막으로 서부 코르디예라 산계는 주로 지역의 고도와 노출상태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띠는 기후대를 포함하기 때문에 편의상 '서부산간기후대'로 구분한다.
생물기후학 지대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며 어떤 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곳으로 유럽인들이 처음으로 정착해 토지를 개간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환경에 적응한 곳이었다. 초기에 이 영토의 대부분은 삼림지역이었으며, 이것이 미국의 자연사와 사회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강수량도 풍부하며 동부 전역의 여름은 따뜻하다. 각 구역을 분류하는 주요기준은 곡식의 성장기간을 결정하는 겨울철의 길이와 한랭함의 차이이다. 이러한 척도에 의해 동부습윤지대는 서로 다른 토양과 식물군을 가진 4개의 거대한 동서 대지(帶地)로 나누어지는데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점차로 온화한 겨울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매우 완만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경계선이 애매모호하다.
아한대성 삼림지역은 4개 지역 중에서 극북에 위치하며 광활한 캐나다타이가 지역의 꾸불꾸불한 남쪽 한계선을 이룬다. 관목지대는 혹독한 겨울철을 견딜 수 있고 변덕스럽고 짧은 여름 기간 동안 번식할 수 있는 상록 침엽수종(種)이 주류를 이룬다. 훨씬 남쪽에는 겨울이 온화하고 여름이 긴 습윤아열대지역이 있다. 키 큰 활엽수종의 나무들이 상록수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수종이 다양하고 경제적 가치가 높은 혼합림의 성격을 띠는데,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고지대에서는 북쪽 혼합림의 돌출부가 훨씬 남쪽에 있는 북부 조지아까지 뻗어 있다. 혼합림 지대 아래에 습윤아열대지역이 있다. 이 지역의 북부 한계선은 미국에서 가장 의미있는 기후선(climatic line) 중의 하나이다. 즉 목화 재배의 가장 바깥 지역으로 올드사우스(Old South)의 북단이며, 식물재배 가능 기간이 180~200일인 북부 한계선을 형성한다. 남부 전역의 여름은 뜨겁고 무더우며 길고 견디기 어렵다. 딕시가 작곡한 〈서리 내린 아침 Frosty Mornings〉은 겨울에도 환영받는 남군의 노래였다. 플로리다의 남단은 미국 본토에 있는 유일한 열대기후지역으로 서리는 거의 내리지 않는다. 뜨겁고 비가 많은 여름이, 따스하고 다소 건조한 겨울과 교대하며 여름 다음으로 비가 많이 오는 때는 가을 허리케인 계절 동안이다.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몬순 지역의 특징을 보인다.
서부의 습윤지역은 많은 점에서 동부의 습윤기후지역과 다르다. 면적이 훨씬 협소하며 캐스케이드 산맥 정상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좁은 연안지대를 형성한다. 온화한 태평양 기단이 지나며 불규칙한 지형에 의해 갑자기 복잡다양한 기후와 식생을 나타내기도 한다. 일년 내내 시원하고 온화한 날씨가 지배적인 서부 해안은 샌프란시스코에는 그 유명한 안개를, 로스앤젤레스에는 그 악명 높은 스모그 현상을 초래한다. 전지역에 걸쳐 우기(雨期)는 주로 1년의 반을 차지하는 겨울에 한정되어 있다. 산악지역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여름에는 모든 지역에서 가뭄이 심하지만 지역별로 기간에 차이를 보인다. 즉 습한지역인 워싱턴 주의 시애틀 시는 약 2개월에 불과하지만 반건조지역인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는 5개월에 이른다.
서부 워싱턴, 오리건, 북부 캘리포니아는 기후학자들이 서안해양성기후라고 부르는 지역에 속한다. 이 지역에는 온화하고 다습한 기후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큰 삼림의 일부가 형성되었는데 이 삼림은 줄기가 곧은 거대한 상록수로 이루어졌으며 미국 전역에 상업용 목재를 대량 공급한다.
남쪽 해안으로 갈수록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다습한 해양성기후는 점차 사라지고 비교적 좁은 지역이지만 생산성이 높은 캘리포니아의 지중해성기후지역이 나타난다. 캘리포니아의 지중해성기후 지역은 매우 다양한 종류의 식생을 나타낸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차파랄(chaparral)이라고 부르는데 잎이 뻣뻣하고 뒤틀린 나무들로 이루어진 내한성 관목삼림이다.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경제적 가치는 거의 없다. 차파랄은 불에 잘 타는 식물군으로, 자연조건 하에서 숲의 성장과 형태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화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러한 화재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만 주변의 외곽 구릉지대에서 환경파괴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데, 특히 가을에는 내륙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건조한 샌타애나 바람이 작은 덤불에 난 화재를 대형화재로 바꾸어놓는다.
미국에서는 건조지역하면 서부를 의미한다. 건조한 서부는 다습한 해양성 바람의 영향권 밖에 있는 광대한 영토와 산간지역 전역을 포함하며 그레이트플레인스의 서쪽 일부를 가로질러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 펼쳐져 있다. 다습한 동부에서 성장한 미국인들에게는 모든 대륙횡단 통로가 지나는 이 광대한 영토가 다른 지역보다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이 거칠고 위험한 서부보다 더 미국인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곳은 없다. 건조한 서부에서 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지역마다 온도의 차가 매우 심하다고 해도, 실제로 중요한 지역적 차이는 극도로 건조한 사막지역인가 또는 반건조한 스텝 지역인가 하는 건조도에 달려 있다.
19세기의 미국인들은 미국 영토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던 그레이트아메리카 사막의 전설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진정한 사막은 남서부에 국한되어 있고, 나머지 지역은 서로 고립되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으며, 예외없이 모두 코르디예라 저지대의 비 그늘(rain shadow) 속에 있다. 이러한 사막지역의 식생은 식물이 전혀 없는 곳인 솔트플랫(salt flat)과 모래언덕에 국한된 드문 환경에서부터 비온 뒤 눈부시게 만개하는 1년생 식물과 산재한 관목이 낮게 뒤덮인 곳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토양은 일반적으로 척박하고 엷은 색을 띠며 무기질이 많다. 일부 지역에는 풍화작용으로 고운 모래질이 제거되고, 뒤에 바위부스러기로 얇게 뒤덮인 황무지 길(desert pavement) 이 남은 곳도 있다.
그렇지만 서부의 대부분은 반건조지역에 속하며 강수량은 매우 적지만 왜생초본(矮生草本)을 성장시키는 데는 충분하며 이것이 관목총림과 번갈아 어긋나며 자란다. 광물질이 풍부하고 밤색을 띤 이 지역의 토양은 관리만 잘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서부의 날씨는 세계의 다른 건조지역의 날씨와 마찬가지로 지독하고 변덕이 심하다. 예를 들어 비도 잔인한 자연의 법칙을 준수한다. 즉 총강수량이 줄어들수록 땅은 더욱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 기온 또한 짧은 기간 안에 갑자기 변하며 강풍이 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로키 산맥 동쪽의 모든 기후 경계선은 점진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습한 동부와 건조한 서부를 갈라놓으며 해마다 건조상태와 다습한 상태가 돌발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이 경계지역만큼 중요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곳도 없다. 대략 텍사스에서 노스다코타까지 경도 95~100° 사이에서 엉성한 띠 모양을 이루며 펼쳐져 있는 이 점이지대는 넓이도 엄청나지만, 토양·식물계·동물계 등의 독특하고 진귀한 혼합상태를 만드는 과다강우와 과소강우 간의 완벽한 균형 때문에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자연식생이 복원될 수만 있다면, 프레리(prairie)라고 할 수 있다. 프레리란 키가 크고 뿌리가 깊은 풀이 무성한 전설상의 초원으로 현재 그런 곳은 없고 대신 곡식이 경작되고 있다. 황토의 파생토양인 이곳의 토양은 생산성이 매우 높은 북쪽의 체르노젬(흑토)과 거의 동일한 비옥도를 가진 토양인 남쪽의 붉은 프레리로 구성되어 있다.
프레리의 서쪽 가장자리는 점차 강수량이 감소하는 관계로 키 작은 풀이 무성한 스텝 지역인 '하이플레인스'로 변한다. 그렇지만 동쪽 가장자리의 초원은 습한 지역인 일리노이와 인디애나를 지나 돌출부에 있는 동부 삼림지대를 관통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기후와 식생 간의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지역 중의 하나이다. 많은 학자들은 프레리의 이러한 부분이 아메리카 원주민에 의한 계속적인 삼림의 파괴와 빈번한 화재로 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 서부산간지대
코르디예라와 산간지역 전역은 고도와 노출 정도에 따라 현저하게 다른 성격을 나타내는 작은 지역이 모자이크식으로 혼합된 불규칙한 지형을 이룬다. 저지대는 보통 건조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떨어지며 증발상태도 감소한다. 그리고 탁월풍(卓越風)이 부는 경사면에는 강수량이 많다. 토양은 지역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만, 식물군은 예측가능하다. 등산을 한다고 가정하면, 산간계곡의 사막이나 스텝 지역에서 시작해 사바나 초원지대를 지나, 규칙적으로 점점 다습한랭해지는 연속적인 삼림을 계속 통과하게 된다. 거기서 더 올라가면 교목한계선과 북극 툰드라 지역에 도달하게 된다. 태평양 북서지역의 다습한랭한 고지대 밖으로는 만년빙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산봉우리들은 눈에 덮여 있다.
■ 식물상
식물학자들은 미국에는 나무의 경우 미국을 원산지로 하는 종(種)과 변종(變種)을 합쳐 1,000종 이상이 있고 현화식물(顯花植物)은 2만~2만 5,000종 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밖에도 주로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적도지방 등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수백여 종의 식물이 미국의 환경에 적응했다. 식생의 기본적인 구분은 삼림·초원·사막·고산툰드라 등의 용어로 표시된다.
스토로브잣나무·적송·솔송나무·가문비나무·방크스소나무·발삼젓나무 등이 어우러진 침엽수림이 메인 주에서 미네소타 주에 이르는 캐나다 국경 근처와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남쪽으로 대상을 이루며 단속적(斷續的)으로 전개된다. 또한 잎갈나무·가문비나무·종이백자작나무·버드나무·오리나무·사시나무·포플러 등 비교적 키가 작은 수목들도 발견된다. 남쪽으로 갈수록 침엽수와 낙엽수가 혼합된 점이지대는 사라지고 단풍나무·참나무·서양물푸레나무·아카시아·보리수나무·풍나무·호두나무·히코리·쥐방울나무·너도밤나무 등과 같은 활엽수성 경재림(硬材林)이 전개되며 보다 더 남쪽에는 튤립·목련 등이 자란다. 특히 리기다소나무·대왕송·슬래시·쇼트리프·버지니아·테다소나무 같은 소나무 종이 대서양과 멕시코 만 연안평야와 그 주변 곡융지대를 뒤덮고 있다. 종종 파인 배런(pine barren)으로 불리는 거의 소나무로만 이루어진 수목지대도 전개된다. 도처에 산재한 늪지에는 낙우송(落羽松)·미국니사나무·화이트시더 등이 많다. 플로리다 주 남단에서는 소나무류·팔메토야자나무·라이브참나무 등이 사라지면서 대신 열대성 수종인 대왕야자·켄차야자·무화과·새틴우드·맹그로브 등이 주종을 이룬다.
그레이트플레인스와 산간분지에는 그라마풀·버펄로·사이드오트(side oat)·번치·니들·개밀과 같은 풀 종류가 여러 종류의 목초와 더불어 번식하고 있다. 폰더로사소나무·미송·삼나무·서양잎갈나무·스트로브잣나무·로지폴파인·가문비나무류·솔송나무·젓나무·붉은젓나무 등의 침엽수림과 태평양 연안을 따라 자라는 키가 큰 삼나무와 세쿼이아 등이 낮은 산계와 서부산맥의 고원을 덮고 있다. 캐스케이드 산맥과 코스트 산맥의 서쪽에 있는 워싱턴, 오리건, 북부 캘리포니아 등지에는 수목이 빽빽한 총림이 전개되며 키가 30m 이상 되는 나무들이 있는 곳도 많다.
미국 경계지역 중 교목한계선 이상의 산악지대에서만 나타나는 고산 툰드라 지역은 주로 짧은 계절 동안 현란하게 꽃을 피우는 단초식물로 구성되어 있다. 로키 산맥 서쪽의 건조한 분지와 반사막지대에서는 산쑥이 가장 일반적인 식물이지만, 구릉이나 낮은 산맥에서는 서양향나무·넛파인·마운틴마호가니 등도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남동부에서 텍사스까지 전개된 사막은 키가 나무만큼 자라는 수많은 종류의 선인장으로 유명하며 그밖에 조슈아나무·유카·크레오소트·메스키트·아카시아 등도 흔하다.
■ 동물상
미국은 대륙 규모에 걸맞는 수많은 미국 원산 야생동물과 영국 참새와 같은 수입종, 그리고 수많은 변종의 가축을 보유하고 있다. 개척민들이 주거지를 건설했다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여 가축과 야생동물 사이에는 수적으로 확실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팀버 울프라고 불리는 회색늑대, 큰뿔양, 쿠거와 같은 토산종들은 사냥꾼들의 남획으로 인해 예전의 산악지역에 있는 조그만 서식처에 제한되거나 완전히 멸종(나그네비둘기)되었다. 그밖의 다른 동물은 토산종이든 수입종이든 상관없이 인간 중심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요한 종(種)의 동물들은 거의 모두 생물기후학 지역의 한계선 밖에까지 또는 아메리카 대륙 전반에 걸쳐 분포한다. 이와 같이 분포도가 넓은 동물들로는 흰꼬리사슴(버지니아사슴)·미국흑곰·퓨마·보브캣·강수달·밍크·해리·사향쥐 등이 있다. 이중 퓨마는 예전의 산악서식지역 중에서도 가장 외딴지역에 국한되어 있고 강수달은 현재는 오대호 남쪽 내륙지역에서는 보기 힘들다. 미국산 코요테는 북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한다. 스내핑터틀(미국 중부산 식용거북)은 대서양 해안에서 로키 산맥까지 서식한다.
북부 침엽수림지역이나 타이가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 중에서 말코손바닥사슴·해리·산토끼·붉은여우·수달·굴로(carcajou)·늑대 등은 유라시아 동물과 혈족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이트피시·옐로퍼치·강꼬치고기 등과 같은 일부 물고기 종들도 동반구와 서반구의 연관관계를 보여준다. 타이가 서식처에 사는 가장 독특한 북아메리카산 동물은 캐나다 호저(Canadian porcupine)이다.
동부와 동남부 삼림지역에 사는 수많은 종의 어류·파충류·양서류 등은 동아시아의 종들과 형태학상 관련을 갖고 있다. 이 지역에는 메기·잉어·서커 등이 많다. 미시시피 강 하류에 흔한 철갑상어의 일종인 스푼빌캣(spoonbill cat)은 이곳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양쯔 강[揚子江]에서만 발견된다. 애팔래치아 지역은 세계적인 도롱뇽 본산지이며 몸집이 큰 양서류군의 8개 과(科) 중 7개과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남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가 주요서식처인 청개구리류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개구리군(群)도 서식한다. 동남부의 늪거북(emydid freshwater turtle)은 동아시아의 늪거북류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물뱀·살모사류·구렁이류·초록뱀류 등도 동아시아산과 유사하지만 그밖의 것은 미국 특유의 종이다.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앨리게이터악어는 미국산을 제외하고는 중국 중부에 서식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포유동물과 조류에 있어 미국 남동부의 동물계는 북부·서부의 동물계와의 한계가 분명치 않고 동아시아의 동물계와의 혈족관계도 희박하다. 이 지역의 삼림은 흰꼬리사슴·흑곰·회색여우·아메리카너구리·주머니쥐 등의 본산지이다. 야생칠면조·나그네비둘기의 무리도 많이 발견된다. 조류는 일반적으로 풍금새류·미국꾀꼬리·벌새류와 같이 남아메리카 계통에 속하는 조류가 많기 때문에 유라시아의 조류와 구별되는 경향이 있다. 몸집이 작은 포유동물로는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설치류, 발산성 두더지, 뒤쥐 등이 많다. 가장 특이한 초원 포유동물은 아메리카들소이다. 지금은 거의 멸종한 유럽들소와 친척인 아메리카들소는 숲속에 산다. 가장 독특한 아메리카산 유제류(有蹄類)는 스프링복(spring-bok)이라 불리는 영양붙이로 사슴과 순수한 영양 사이의 교배로 생긴 과를 대표한다. 흙파는 쥐류, 여러 종의 땅다람쥐, 프레리독다람쥐와 같은 이채롭고 특이하게 생긴 설치류는 서부의 광활한 곳 어디에나 산다. 아메리카오소리는 초원에 보금자리를 갖는다. 프레리닭은 동부와 서부지역의 조류가 몰려드는 평원지대에서 발견된다.
남서부 사막지역은 파충류의 천국이다. 독성을 가진 미국독도마뱀과 같은 독특한 도마뱀이 풍부하며, 미국의 다른 곳에서는 단지 일부 종만이 발견되는 방울뱀도 흔하다. 사막 파충류종은 종종 태평양 연안과 북쪽의 그레이트베이슨까지 퍼져 있다. 주목할 만한 포유동물에는 성격이 온순한 두발달린캥거루쥐(거의 야행성임), 너구리과의 일종인 카코미슬, 돼지같이 생긴 페커리돼지류 등이 속한다. 로키 산맥과 다른 서부 산계는 바위와 암벽에 서식하는 유제류와 설치류의 풍부한 서식처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모든 서부 산계에 순종의 큰뿔양이 살았다. 북부의 고지대에는 로키산산양이 살고 있는데,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중국의 서부 산맥에 서식하는 타킨소와 유사한 염소영양에 가깝다. 집토끼와 비슷하고 몸집이 작은 생토끼는 동아시아종과 마찬가지로 고지의 언덕지역에 서식한다. 유럽의 알프스 산맥에서도 볼 수 있는 마못쥐는 로키 산맥에 서식한다. 태평양 지역에 있는 캐스케이드 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애팔래치아 산맥에 버금가는 도롱뇽의 중심지가 되고 있으며, 독특하게 생긴 영원류(押類)와 개구리도 이 지역에 많다. 땅속에 구멍을 파고 사는 도마뱀종은 캘리포니아 해안지역의 일부에서만 발견된다.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조류과 중 유일한 토종에 속하는 굴뚝새사촌은 캘리포니아의 차파랄 숲에서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는 새' 중의 하나이며, 아주 희귀종인 캘리포니아콘도르는 20세기말 대대적인 자연보호사업의 초점이 되었다. 서웰럴이라고 불리며 전혀 해리처럼 생기지 않은 산해리(山海狸)는 북아메리카 특유의 종으로 캐스케이드 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만 서식한다.
물범류(물범과 하프물범)는 동부 및 서부해안 양쪽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두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포유동물의 종류는 현저하게 다르다. 긴 목과 툭 튀어나온 귀를 갖고 있는 바다사자류는 태평양에서만 발견된다. 이러한 종류로는 캘리포니아바다사자, 보다 북쪽에 사는 바다사자, 물개류 등이 있다. 동부해안의 경우 플로리다의 긴 강에는 카리브해매너티라고 불리는 스텔러바다소가 서식한다. 이들은 널리 퍼져 있고 독특한 서인도제도의 해양종과 유사성을 갖고 있다.
■ 개척형태
현재 미국을 형성하고 있는 땅은 수천 년 전 다양한 인디언 문화에 의해 지배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유럽인이 도래하기 이전의 정착촌 형태는 지역적으로 뉴멕시코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의 미국에 실제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리한 거주 환경으로 인해 미국의 거의 절반인 동부지역과 서부의 경작가능한 지역에 엄청난 규모의 경작지를 실용화하는 것이 가능했다. 인간의 노력은 자연환경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동시에 파괴시키기도 했다. 유럽인이 정착하기 전 미국의 자연환경은 대부분 매우 신속하고 급격하게 변화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초기 모습에 관해 논리적으로 추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개척이 진행된 부분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은 시골이든 도시든 간에, 심지어 엄격한 지질탐사가 이루어졌던 지역에서조차도 무질서와 부조화 그 자체였다. 미국에서 촌락조직의 기본적인 구도는 단기간의 발전과 부를 위해 건너온 이주민들에 의해 급속한 점령과 개발을 경험했던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남아프리카·아르헨티나·제정 러시아의 시베리아 등과 같은 다른 신유럽 국가와 매우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개척 초기부터 영국·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은 우선 농업지역과 기타 정착촌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물질적·경제적 조건이 허락하는 한 서쪽으로 프런티어를 밀고 나가는 것이었다. 영국 왕실은 종종 개인 기업가나 회사에 구획선이 애매한 대규모의 경작지를 불하했는데 피불하인들은 싼값으로 토지를 판매하거나 임대, 또는 거의 무상으로 땅을 공급해 개척민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식민을 위한 수많은 시도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노력은 개척 초기 1세기 동안, 특히 매사추세츠·코네티컷·뉴햄프셔 주 등지에서 번창한 종교집단마을인 뉴잉글랜드의 건설이었다. 비교적 한 지역에 집중된 이러한 공동체는 오늘날에도 완전한 시골도 아니고 그렇다고 응집된 형태도 아닌 채 방사선형 도로를 따라 산재해 있는 아메바 같은 형태로 존속한다. 후기의 실험정착촌 중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큰 의미를 지니게 된 유일한 형태는, 유타 주와 인근 주를 포함하는 그레이트베이슨 지역에 개척된 일련의 모르몬교 정착촌으로서 이들의 집중된 농업마을은 뉴잉글랜드의 형태와 비슷하다. 인종적·종교적·정치적 노선을 같이 하는 집단에 의해 또다른 시도들이 있었지만 일시적·단편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뿐이다.
독립실현 후 이어진 복잡한 협상을 통해 최초의 13개주는 자신들의 경계선 밖에 있던 서쪽의 미개척영토에 대한 거의 모든 권리를 새 연방정부에 양도했다. 이로써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국유지가 설정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1803년에는 루이지애나 매입을 통해 획득한 영토와 미시시피 강 너머에 있는 막대한 영토가, 1819년에는 플로리다가 추가되었다. 식민영토의 조사와 처분에 사용된 마구잡이 방식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연방토지 관리자들은 정착에 앞서 탐험을 통해 자신들의 영토를 측량·계산하고, 지도를 제작한 다음 토지관리국을 설치해 좋은 조건으로 정착민에게 매매·양도했다.
새로운 측량방법에 따라 이루어진 일반적인 설계는 프랑스·스페인·인디언의 허가지로 남아 있는 곳을 제외하면 단순하고 효과적인 직사각형 구도였다. 군구(郡區)는 가로 세로가 각각 9.7km인 땅을 한 블록으로 해서 설계되었다. 규모가 각각 2.59㎢ 또는 260ha에 달하는 36개의 구획이 각 군구마다 설계되었다(→ 타운십). 또 공공도로는 구획선을 따라 필요시에는 반(半)구획선을 따라 설정되었다. 개인 영토선은 측량선과 일치하거나 평행을 이루었다. 밭과 울타리의 측량이나 마을 건설용 부지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된 이 직사각형 구도는 후에 시골지역의 기초 측량에도 이용되었다. 이 바둑판 형태는 오늘날에도 중서부 농장지대에 많이 남아 있다.
직사각형 구도 작업이 끝난 후 연방의회는 국유지의 분배를 위한 일련의 복잡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계획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홈스테드 법(1862)으로, 일정기간 동안 거주해 획득한 토지에 대해 최소한의 개간만 하면 개인 정착민에게 65ha의 토지소유권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정책을 통해 학교와 읍 부지 혹은 공공용도로 설정한 구획을 제외하고 비교적 좋은 토지가 개인 소유자에게 제공되었다. 그렇지만 국유지의 1/3 이상이 여전히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소유이며, 그중 대부분은 삼림과 야생동물보호구역이다. 이 영토의 상당부분은 서부에 있으며 불모지이거나 건조하고 토양의 염도가 높아 집중적인 농업과 방목업에 적당하지 않은 지역으로서 대부분 소규모의 방목업·벌목업을 위해 임대되었다.
- 농장생활
1900년경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농촌생활의 시기 동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농장에서 살며 일하거나 경제적으로 농부들에게 의존했다. 다른 나라들에서 볼 수 있는 시골생활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농가는 마을과 이웃 농가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한 농가가 소유한 토지는 평균 0.65㎢ 이하였다. 농장의 형태는 다양했고 지역적인 전통과 경제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으나 보편적인 거주가옥, 헛간, 작은 가축과 장비를 두기 위한 창고, 소규모 과수원, 뒷마당, 채소밭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농장들은 조밀하고 일반적으로 직사각형 격자무늬 방식으로 된 도로(당시에는 거의 포장되지 않았음)에 의해 다른 농장과 읍들로 연결되었다. 분산된 형태의 시골 정착촌이 생겨나면서 뜨내기 행상인을 통해 소매업이 이루어졌다. 여러 가지 품목의 제조·유통·수리를 위한 소규모 상점이 우체국과 마찬가지로 고립된 농가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사회활동은 시골교회·학교·농민공제조합을 중심으로 넓게 분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연중 가장 큰 행사는 군내의 농산물·가축 품평회, 정치집회, 신앙야영회였다.
- 지역의 소규모 마을
촌락, 자치체, 소규모 도시 등은 비교적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정돈되었으나 그 규모와 풍요 정도는 주로 철도의 설치 여부와 운영상태 혹은 군청소재지로서의 위상 등에 의해 결정되었다. 지역간의 독특한 차이점은 소규모 마을의 설계와 형태에 반영되었다. 바둑판 형태는 뉴잉글랜드와 중서부에 많은 반면에 전형적인 중부마을은 주도로를 따라 정돈된 일직선형 배열을 보여준다. 건축자재도 지역특성을 나타내는데 뉴잉글랜드는 목재, 중부 대서양 주에서는 돌, 남서부에서는 아도비 벽돌 등이 사용되었다. 모든 지역에서 마을광장은 상업 및 사회활동을 위한 중심지로 이용되었다.
- 도시 정착촌
농촌 중심의 사회에서 도시사회로 넘어가는 변혁기인 20세기에 미국은 다른 선진국이 이미 경험했고 개발도상국은 앞당기기 시작한 일반적인 과정을 답습했다. 인구의 약 3/4이 공식적으로 설계된 도시지역과 그 근교지역 안에 무리를 지어 모여 사는데, 면적은 전국토의 2%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 인구 가운데 적어도 15%는 경제적·사회적 면에서 사실상 도시지역에 속하는 분산된 거주지에 산다. 적어도 1900년까지 미국 도시들의 역사적 위치는 연속적인 교통체계의 위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식민지시대에는 육상교통의 비효율성과 고비용으로 인해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워싱턴 D. C.,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등의 경우처럼 만이나 강어귀를 따라 도시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그후 내륙지역의 인구증가와 운하·도로 개발의 확산과 더불어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 오하이오의 신시내티, 뉴욕의 버펄로, 미주리의 세인트루이스와 같은 신도시들이 도로 간 교차지점이나 다양한 교통수단이 만나는 지점에 발달했다.
약 1850~1920년 많은 지역에서 신도시의 팽창과 구도시의 신속한 성장 여부는 주로 새로운 증기기관차 노선상에 자리잡고 있는지, 그리고 많은 주변지역을 관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었다. 버펄로, 오하이오의 털리도,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수로 옆에 있는 철도 중심지는 급속한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조지아의 애틀랜타, 인디애나의 인디애나폴리스, 미네소타의 미니애폴리스, 텍사스의 포트워스, 워싱턴의 터코마 등과 같은 철로시대의 신흥도시들도 현저하게 성장했다. 19세기와 20세기초에 일어난 급속한 산업화의 대부분은, 이미 수로나 철로 교통체계의 혜택을 받고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무연탄지대 북동부의 일부 도시, 뉴잉글랜드의 일부 제분업 마을,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에 걸쳐 있는 피드몬트 고원의 일부 섬유산업 중심지 등의 경우는 급속한 도시화를 경험하고 나서 교통시설이 유치되었다. 한편 금·은·구리·석탄·철 등의 채굴과 20세기에 와서 가스·석유의 발굴이 이루어진 도시 가운데 광물이 아닌 다른 요소들을 지역특성에 맞게 자본화하지 못한 곳은 일회성 중심지로 끝났다.
20세기말에는 예전에 도시의 위치와 성장을 결정하던 물리적 요소들을 대신해 사회적 요소들, 특히 기업체와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위락산업, 고등교육기관 등의 요소들이 도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대도시들은 점점 더 기업의 본부, 통신, 나아가 도시의 유지를 위한 정보관리 등에 의존하게 되었다. 워싱턴 D. C.는 정부 및 그 산하기관의 활동이 급속한 성장의 촉매가 된 메트로폴리스의 가장 전형적인 실례이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주도(州都)는 비슷한 인구와 경제력을 나타낸다. 그밖에도 주요 단과대학이나 종합대학을 보유한 도시들은 대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누렸다. 제1차 세계대전 뒤에 그다지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도 자동차가 보편화되고 이와 병행해 서비스 시설과 고속도로가 확충되자 농촌지역을 둘러싸고 산재해 있던 미국의 도시들은 상당히 간격을 두고 흩어지게 되었다. 미국인의 기동력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전원풍경도 극적으로 바뀌었다. 간선도로가 중심교통로가 되었고, 한때는 지역 마을이나 도시에 국한되어 있던 대부분의 교통체제가 이제는 주요도로를 따라 멀리까지 펼쳐지게 되었다.
도시 정착촌의 전례없는 외부로의 확장은 양적·질적 변화를 가져오면서, 새로운 정착촌 형태를 창출했다. 주변지역까지 동시에 성장해 2개 이상의 큰 도시가 연합하는 형태인 대도시권은 19세기에 북서 유럽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규모와 복잡성에 있어 세계의 그 어느 곳도 미국의 대서양 해안을 따라 발달한 초대형 도시에 비교될 만한 곳은 없다(→ 광역 도시권). 이 대도시권은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시작해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를 지나 보스턴까지 이어지며 그 사이에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 C. 등의 도시들을 포함하고 있어 메갈로폴리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또다른 대도시권은 오대호 주변에 있는데, 하나는 시카고를 중심으로 일리노이·위스콘신·인디애나의 대부분 지역을 포함하는 곳이며, 다른 하나는 디트로이트를 기점으로 미시간과 오하이오의 대부분을 포함해 캐나다까지 펼쳐진 곳이다. 또 하나의 대도시권은 버펄로에서 출발해 클리블랜드를 거쳐 피츠버그로 거슬러올라가는 곳이다. 3곳 모두 서로를 향해 확장되고 있으므로 또다른 메갈로폴리스를 형성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곧 뉴욕 주의 중앙부를 회랑지대로 해서 해안 메갈로폴리스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창 발달중인 메갈로폴리스의 또 하나의 예는 샌타바버라에서 대도시권의 중심부인 로스앤젤레스를 지나 멕시코 국경에 이어지는 거대한 남캘리포니아 대도시권이다(→ 도시계획). 퓨젓사운드의 동부해안을 따라 펼쳐진 대상형태의 도시지역도 소규모의 메갈로폴리스이다. 형태에 있어서 상당히 예외적인 곳은 잭슨빌에서 마이애미까지 플로리다의 대서양 해안을 따라 전개되며 많은 도시를 포함하는 가느다란 일직선 형태의 지역이다. 또한 댈러스포트워스·휴스턴·샌안토니오 등 텍사스 주의 도시들도 연속되지는 않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삼각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과 같이 역동적·혁신적인 나라에서 확실하게 맞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측 중의 하나는 국토이용에 있어 신중하고 꼼꼼한 통제가 없다면 도시환경의 모습이 계속해서 메갈로폴리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결과 다중심의 대규모 도시지역을 구성하고 있는 소규모 단위가 각각 다른 소규모 단위와 사회적·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히게 되는 것이다.
■ 전통지역
미국의 전통지역 또는 문화지역 간의 차이점은 보다 오래되고 안정된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별 차이가 없다. 지역간 차이점이 약화되고 종종 애매한 성격을 갖는 이유는 비교적 근래에 정착촌이 건설된 점, 지속적이고 수준 높은 기동성, 최고의 통신체계, 경제와 행정의 신속한 중앙집중화 등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전통지역의 일부는 사라져가는 과거의 유물에 불과하며, 골동품 수집가에게만 흥미가 있을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방 분권제도). 그러나 미국인의 사고와 행태의 많은 영역에서 전국적인 표준화가 진행되었는데도 구문화지역의 잔존효과는 잠재적으로 남아 있다.
미국의 전통문화지역은 이민 온 유럽인 식민개척자들의 생활양식과 새로운 거주지에 대한 사회전체의 계속적인 적응 등의 결과로, 그 성격상 일반적으로 유럽적인 기원을 갖는다. 원주민의 토착문화는 미국의 현대문화에 그다지 많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 동부의 문화지역도(圖)는 뉴잉글랜드·미들랜드(중부)·사우스(남부) 등 대서양 연안에 있는 3곳의 주요식민지 문화 중심지의 생성·개발·팽창이란 용어로써 설명될 수 있다. 3곳 모두 본질적으로 영국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각자 독특한 성격을 갖는다. 이런 차이점은 첫째, 최초의 효과적인 정착이 이루어진 중요한 기간 동안의 사회적·정치적 조건이 다르다는 것과, 둘째, 물질적·경제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상호간의 문화 차이는 더욱 골이 깊어지는 경향이 있고 경계도 미국의 나머지 지역보다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부는 상이한 구조의 지리적·사회적·경제적 요인들이 만연되어 있지만 국가적 개념으로는 똑같은 뿌리를 가진 지역적인 복잡성을 갖는다. 화려하고 가장 도시화가 잘된 남부 캘리포니아 같은 일련의 20세기 지역들이 등장한 것도 관심을 끈다(→ 지방주의).
- 뉴잉글랜드
처음 2세기 동안 뉴잉글랜드는 대단히 동질적인 주민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일부 예외가 있지만, 영국계 이민들은 비국교도라는 동일한 종교·언어·사회조직·일반적인 견해 등을 가지고 있었다. 방언·마을형태·민속건축 등의 조건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독특한 지역문화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뉴잉글랜드의 읍은 공유지나 초원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첨탑교회를 포함한 흰색 목조 건축물들이 넓은 간격을 두고 모여 있는데 이것은 미국 촌락의 원형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기질은 민간전승과 실생활 모두에 있어 지역적 색채를 띠고 있다. 전통적인 뉴잉글랜드의 양키는 자립심이 강하고 검소하며 창의적이고 진취적이다. 1830년대에 시작된 이주민의 대량유입은 뉴잉글랜드의 독자적인 성격을 희석·변화시켰지만 아직까지도 초기 특성이 상당부분 남아 있다. 그밖에 19세기 동안 진행된 해상무역과 프런티어로의 재이주는 하와이, 카리브 해, 어퍼미드웨스트, 유타, 태평양 북서부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뉴잉글랜의 문화를 전파했다. 보스턴 대도시권은 유리한 위치, 경제력, 오랜 전통 덕분에 뉴잉글랜드 지역의 문화·경제 중심지가 되었다.
- 사우스(남부)
초기에 세워진 3개의 영국계 문화지역 중에서 가장 큰 남부지역 역시 일반적인 국가 기준에 관련지어볼 때 아주 독특한 곳으로 수용속도가 가장 느린 곳이기도 하다. 최초에 이 지역에 이주한 정착민은 거의 영국계였다. 외부적으로는 뉴잉글랜드나 미들랜드에 정착한 주민들과 차이가 없었지만 동기와 사회적 가치관의 측면에서 확실히 구별되었으며 전원적인 것과 현대 이전의 유럽이 가지고 있던 가정 및 사회구조를 완고하게 유지했다. 아프리카 노예들의 대량수입과 북쪽보다 훨씬 덜 호전적인 아메리카 원주민과 접촉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보수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주요요인이었다. 그밖에도 북서 유럽과 상당히 다른 특이한 경제형태·정착유형·사회구조 등은 매우 상이한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결과로서 남부가 다른 문화지역으로부터 일탈하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19세기에 와서 이러한 차이점은 미국의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정치적 위기와 군사적 유혈충돌을 조장하는 요인이 되었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1세기 이상 남부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볼 때 강력한 단일체로 남아 있었으며 이러한 남부의 특이한 위상은 종교·교육·체육·문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읍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도시화도 남부의 경우는 늦게 시작되었다. 20세기에 와서야 경제활동과 물질문화의 측면에서 미국의 다른 지역과 중요한 연결점을 갖게 되었다고 볼수 있다.
남부의 서쪽 1/3을 점유하고 있는 텍사스 주는 매우 크고 독특하며 역동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독자적인 문화지역을 구성한다. 게다가 프런티어 지역에서 서로 접해 있는 여러 독특한 공동체의 혼합으로 다채로운 텍사스 기질이 생겨났으며 이는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텍사스와 마찬가지로 정착이 늦게 이루어졌고 다른 지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플로리다 반도는 남부의 일부나 이웃으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남부에 속하지는 않는다.
미들랜드(미드웨스트와 구별됨)는 미들애틀랜틱스테이츠의 일부와 어퍼서던스테이츠(펜실베이니아·뉴저지·델라웨어·메릴랜드)를 포함한다. 미들랜드의 주요 유럽인 정착촌은 다른 주요문화 중심지보다 약 1세대 이상 늦게 시작되었고 네덜란드인·스웨덴인·핀란드인·영국인 등이 초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어려운 노력을 기울인 끝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그러나 17세기말경 윌리엄 펜과 그의 동료들이 정착을 시작하면서 이 지역의 식민지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지역의 문화는 남동부 펜실베이니아에서 최초로 독자적인 특성을 띠기 시작했다. 금욕적이며 부지런하고 유복한 농업사회는 신속하게 상업과 농업이 함께 발달한 혼합경제사회가 되었으며 나중에 산업사회의 기능이 더 추가되었다. 18세기 중엽 대부분의 지역이 현저하게 도시적 특성을 갖게 되었으며 여러 면에서 북해 주변의 선진국가들과 비슷해졌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들랜드는 북부와 남부의 이웃 지역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민족구성면에서 볼 때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민족들로 이루어져 있다. 거의 초기부터 영국에서 온 여러 민족 및 종교집단들이 유럽 대륙 출신의 이주민과 섞이게 되었다. 이러한 민족의 다양성은 계속 진행되어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들랜드에서는 비록 불규칙하게 퍼져 있다고 해도 독일계 주민이 항상 막강했고 많은 도시에서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미드웨스트(중서부)
미드웨스트라고 불리는 거대한 3각형 모양의 중서부는 모든 면에서 미국의 평균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으로 간주된다. 미드웨스트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미국인이라면 모두 그 존재를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미드웨스트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 3각형의 동쪽 꼭지점은 피츠버그의 주변지역으로 보이며, 나머지 서쪽의 두 점은 그레이트플레인스의 어디에선가, 즉 북쪽으로는 캐나다의 매니토바 주 남단과 남쪽으로는 캔자스 주 남단 근처에서 사라진다. 동쪽 끝과 남부 및 서부의 경계는 넓고 분명하지 않은 점이지대이다. 중요한 2부분인 어퍼미드웨스트와 로어미드웨스트를 구분하는 선은 서쪽으로 멀리 콜로라도까지 전개된 위도 41°선 근처이다. 어퍼미드웨스트에는 독일계·스칸디나비아계·슬라브계와 기타 비(非)와습계(WASP : 앵글로색슨계의 백인 신교도 계급)가 혼합되어 있어서 영국계가 일반적인 주류를 이루는 사회구조의 색채를 많이 바꾸어놓았다. 구분된 지역 내에서 교회종파의 범위는 다양하다. 로어미드웨스트는 비교적 흑인이 희박한 점을 제외하면 개신교가 우세하고 영국계 색채가 짙은 사우스(남부)와 비슷한 경향이 있다.
- 웨스트(서부)
앞서 설명한 문화지역은 대략 미국 본토의 동쪽 반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나머지 반은 분류에 어려움이 있다. 미국인의 상상 속에 강력히 자리잡은 아메리칸 웨스트(미국의 서부)에 대한 개념은, 카우보이의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준 영화와 텔레비전에 의해 계속해서 강화되었다. 이 지역에 광활하게 펼쳐진 가축의 방목단지를 서부생활 전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피상적이다. 왜냐하면 한때는 목축업이 토지면적으로 측정해서 실제 웨스트 지역 토지의 1/2 이상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고 해도 거기에 종사한 인구는 전체인구의 비교적 작은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하부문화이므로, 전체지역문화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순수하고 단순하며 광대한 웨스트 문화지역이 실재하는가의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사실상 모든 땅이 개발되고, 문화지역과 아구(亞區)들이 서로 인접하면서 매우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는 이스트와 달리 웨스트의 주요인구 중심지 8곳과 그보다 비중이 작은 다른 많은 중심지는 마치 오아시스를 방불한다. 즉 거의 주민이 없는 산맥이나 광활하게 펼쳐진 건조한 사막지대로 인해서 서로 고립되어 있다.
이들 고립된 개개의 밀집지역들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일하고 분명한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로 아메리칸 이스트에서 기인되었지만 유럽·멕시코·동아시아 등지에서 유래한 문화성향이 추가되어 복합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 일반적으로 현대화된 사우스웨스트(남서부)를 제외하면 1840년대 이전에는 거의 완전한 정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부지역은 불완전하거나 또는 일부만 형성된 문화지역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나머지 지역은 명확한 특성을 획득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제1차 문화지역 또는 소문화지역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순수한 문화동일성을 보이는 웨스트의 몇몇 주요지역은 인디언과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어퍼리오그란데·모르몬·서던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샌프란시스코 만과 퓨젓사운드 주변의 도시 밀집지역을 가리킨다.
미국 사회의 특성은 종종 거대한 '인종의 도가니'(melting pot)로 묘사되어 왔다. 즉 많은 나라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이 '미국인'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한데 섞여있는 것이다.
■ 민족·언어
오늘날의 미합중국 지역에 정착한 사람들은 본래 2만~3만 5,000년 전 아시아에서 이주해온 아시아인들이었다. 이들의 후손이 나중에 유럽식민통치자들에게 아메리카 인디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스페인인들이 16세기에 북아메리카에 최초의 유럽 식민지를 세웠으나 인구가 대량으로 유입된 것은 17세기초 영국인들이 정착하면서부터였고, 이와 함께 아프리카 흑인들이 신세계에 수송되어 오면서 비중있는 소수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1820~60년 사이에 유럽에서 건너온 500만 명의 이주민 중에 90%는 영국·아일랜드·독일 출신이었다. 그러나 남북전쟁 이후 보다 많은 수의 이주민들이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스웨덴, 발칸 제국, 오스트리아, 기타 국가에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민유입으로 인해 전체인구에서 로마 가톨릭교도의 비중이 확대되었으며, 상당수의 유대인 소수집단도 가세하게 되었다. 1920년대에 법적인 제한이 가해지면서 이주민이 눈에 띄게 줄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몇십 년간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20세기말에 와서 이민유입의 성격이 다시 한번 바뀌었는데 최근의 이주민들 중에서는 멕시코·중앙아메리카·남아메리카·카리브 해 국가 출신의 히스패닉(Hispanic : 라틴아메리카계 미국인)이 단일 민족 집단으로서는 최대의 숫자를 기록했다(→ 히스패닉계 미국인). 그 뒤를 이어 중국인·한국인·필리핀인 등의 동아시아인들과 인도·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인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20세기말 미국 국민들의 구성을 보면, 라틴아메리카 출신이 아닌 백인이 전체인구의 약 76%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흑인이 12%, 라틴아메리카인들이 9%, 아시아인·아메리카인디언·태평양 도서국민 등이 소수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언어를 살펴볼 때 백인과 흑인 모두 영어를 사용하며, 히스패닉은 대다수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 종교
종교에 관한 한 미국 정부는 완전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인구구성의 다양성은 종교의 통일을 위한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았다. 현재 1,200개 이상의 종교단체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성립된 단체도 있는데, 그중 사도교회(19세기초 설립),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 교회(모르몬교, 1830년 설립), 제7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공식적으로 1863년에 설립)가 유명하다. 또 여호와의 증인(1872년 설립), 크리스천 사이언스(1879년 설립), 네이티브 아메리칸 처치(1885년경 설립) 등도 널리 알려져 있다.
기타 다른 종교는 동반구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이들 종교조차도 독특한 미국적 형태로 발전해왔다. 로마 가톨릭교도(미국 인구의 약 1/3을 차지함)는 로마 교황청의 지시를 따른다. 그러나 미국의 교구 가운데 일부는 지역특색을 인정하며 또 주교구별로 의식절차가 다양하다. 약 600만 명의 유대인들은 소규모 분파 외에도 전국적인 3개 조직(정통파·보수파·개혁파)에 소속되어 있다. 대부분의 프로테스탄트교도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가장 큰 단체는 침례교회·감리교회·루터파교회 등이다. 그밖에 오순절교회, 장로교회, 감독교회, 여러 형태의 동방교회(그리스 정교 포함), 조합교회, 개혁교회, 메노파, 암만파, 다수 종파를 가진 형제회, 유니테리언파, 프렌드파(퀘이커교) 등이 있다. 최근에는 원주민이든 이주민이든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이슬람교와 불교에 귀의하고 있다.
■ 출생률·사망률
미국의 전체 출생률은 유럽보다 약간 높고 세계의 나머지 지역보다 훨씬 낮다. 일반적으로 가정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수는 감소한다. 미국 전체인구의 약 1/5이 15세 미만이다. 미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73세이며 여성의 평균수명은 79세이다. 미국 흑인의 평균수명은 백인보다 거의 5년이나 짧으며, 비(非)백인 남성의 연령별 비교사망률도 일반적으로 백인보다 훨씬 높다. 주요사망원인은 심장병, 뇌혈관 이상, 암 등 성인병과 관련된 만성질병이다.
■ 인구분산
전세계를 통틀어 해마다 인구의 약 10%가 이동하는 미국처럼 인구 유동이 심한 나라는 없다. 20세기말에 미국은 전체인구의 약 45%가 교외에, 약 30%가 도시 중심, 그리고 약 25%가 시골에 사는 교외 중심의 국가가 되었다. 전체인구의 약 3%를 차지하는 농업인구의 감소율은 미국 역사상 최저다.
선진자유무역경제를 표방하는 미국은 국민총생산(GNP)에 있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이며 1인당 국민소득에 있어서도 최고 수준에 속한다. 미국의 부는 부분적으로 풍부한 천연자원에 힘입고 있다. 인구는 전세계의 5% 수준이지만 석탄·구리·원유 생산량은 전세계의 거의 1/5을 차지한다. 농업 부문을 보면, 옥수수는 세계 총생산량의 1/2,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는 1/5, 밀은 1/1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천연자원이나 농업생산물보다는 고도로 발달된 공업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비교적 자급자족이 가능한데도 경제규모가 크다는 것만으로도 세계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액은 전세계 총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무역 강대국으로서뿐만 아니라 투자자본의 원천으로서 세계 경제에 침투하고 있다. 미국 기업에 의한 해외 직접투자는 캐나다와 라틴아메리카 제국가에서 경제를 좌우하는 요인이 되며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광물자원
광업과 채석업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고도로 기계화되어 있다. 주요유전(油田)은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멕시코 만,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등지에 있다. 천연 가스의 주요매장지도 동일한 지역에서 발견된다. 발굴 가능한 석탄매장지는 주로 애팔래치아 산맥과 와이오밍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에서 추출되고 가공되는 금속들 가운데 철광석·구리·보크사이트·납·아연·몰리브덴·수은·텅스텐·티탄광·은 등이 가장 중요하다. 인회암·칼륨·석염·석회석·석고·석회·이회토(泥灰土)·부석(浮石)·붕소·활석 등도 발굴된다. 미국은 운모(雲母)·중정석(重晶石)·황·장석(長石) 생산에 있어 세계적인 생산국에 속한다.
■ 에너지
미국 전기 에너지의 약 3/4이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며 나머지는 핵발전소와 수력발전소가 충당한다. 수력자원은 태평양지역과 산맥지역에 거의 집중되어 있는데, 두 지역에서 미국 수력발전소 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알래스카는 미국 수력발전 잠재용량의 거의 1/5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남동부의 테네시 강 유역에는 거대한 수력발전 시설이 들어서 있다.
■ 농업·임업·어업
미국의 전체 토지면적 중에서 약 절반가량이 농경지(목초지와 방목지 포함)로 이용된다. 농업생산성이 급속하게 향상되어 적은 노동력으로 전례없이 많은 생산이 가능해졌다. 농업인력은 감소한 반면 농지의 소유집중화와 기계화는 증가했다. 주요농작물은 미국의 중심부에서 자라는 옥수수·밀·보리 등과 주로 남부에서 재배되는 알곡용 수수·목화쌀·쌀·콩·담배 등이다. 과일로는 플로리다·텍사스·캘리포니아 등지의 오렌지·그레이프프루트·레몬·라임, 태평양 연안의 포도, 그리고 하와이의 파인애플, 북쪽의 선선한 지대에서 생산되는 사과·버찌 등이 있다. 생산된 대부분의 환금작물은 실질적으로 국내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기 때문에 외국으로 수출되며 미국은 주요 식량수출국이기도 하다. 주로 남서부와 서부에 있는 경작지의 약 1/10이 관개시설을 갖추고 있다. 생산량은 상업용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 등의 사용증가와 더불어 매년 향상되어왔다. 미국의 주요가축은 소·돼지·말·양 등이다. 낙농업은 특히 어퍼미드웨스트와 뉴잉글랜드에서 발달되어 있는데, 우유·치즈·버터의 생산은 국내수요를 충당하고 남아 해외에 수출하거나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저장한다. 소가죽과 양모의 생산은 피혁 및 섬유 산업의 기초가 된다. 소와 양떼는 지금도 사우스웨스트와 로키 산맥 주변에 있는 주들의 주요자산이다. 식용사육조류 산업은 남동부에 집중되어 있다. 엄청난 면적의 미국 삼림지 가운데 2/3가 경제적으로 이용되는 삼림지역으로, 주기적으로 벌목되고 다시 녹화된다. 삼림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알래스카를 포함한 서부이지만 남부와 북부에도 대규모 삼림이 있다. 미국은 세계적인 주요목재생산국이다. 미국은 세계의 주요어업국에 속하며, 어업선단은 대서양, 태평양, 북극해, 카리브 해, 멕시코 만 등지에서 조업한다.
■ 제조업
제조업 생산량은 대략 경제 전반과 동일한 비율로 성장해왔다. 수년 동안 생산성이 증가했는데 부분적으로 자본투자의 수준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요생산품은 알루미늄·강철·철금속·제조상품·시멘트·건축자재 등이다. 그밖에 기계류, 자동차, 기타 수송장비·부품, 전기·전자 제품, 가공식품, 담배, 화학제품, 섬유·의류, 고무·플라스틱 등도 주요생산품이다. 1970~80년대에 제조업은 내구소비재 분야에서 전자·컴퓨터·소프트웨어로 업종 변경을 시작했는데, 기존의 산업은 낡은 설비와 장비, 낮은 생산성, 비교적 높은 임금으로 인해 외국 제품과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 서비스 산업
미국 경제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종목은 서비스 산업으로, 1996년 현재 노동인력의 약 1/3이 여기에 종사하며, 국내총생산 공헌도에 있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보건업, 전문업, 사회사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호텔·리조트·휴양시설의 설립과 함께 최근 시작된 레저 산업도 서비스 분야에 속한다.
플로리다, 남캘리포니아, 하와이 등의 경관이 수려한 해변과 낚시터가 있는 아열대지역은 관광업의 중심지이다. 그밖에 로키 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 뉴잉글랜드 지역의 겨울 스포츠 리조트도 관광명소로 꼽힌다. 대규모 메트로폴리스 지역도 박물관과 문화행사 등을 통해 관광객의 관심을 끈다. 동부 연안주의 역사 유적지, 서부의 불가사의한 자연경관과 국립공원, 캐나다-미국 국경의 나이애가라 폭포 등도 국내 및 외국 관광객을 매료시키는 주요관광명소이다.
■ 노동
미국에서 16세 이상 인구의 약 2/3가 노동인구이다. 20세기말에 오면서 실업과 불완전 고용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으며 고임금 제조업에서 다양한 서비스업 분야의 저임금 업태로 옮아가면서 문제가 더 악화되었다. 노동조합은 잘 발달되어 있으나 정치적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미국노동총연맹 산업별노동조합회의(AFL-CIO)가 주요연맹이며 대부분의 노동조합은 여기에 가입해 있다.
■ 정부의 역할
정부는 경제 생산에서 작은 역할만을 직접적으로 수행할 뿐이다. 정부가 규제하는 주된 영역은 재정과 통화 정책이다. 정부는 또한 재화의 구매자로서 특정 부문에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한다. 또 다른 정부의 주된 역할은 독점금지법 집행을 통해 시장경쟁을 조장하는 것이다.
정부는 조세징수, 소득세 면제, 조세 할인, 지원금 지급, 소득공제 등의 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의 상태를 조절한다. 이자율은 정치적 독립기관인 연방준비은행(FRB)의 통제를 받는다. 상업부와 여러 조정기관은 공개경쟁을 보장하며, 법무부는 무역규제를 개선하는 법률을 시행한다. 국가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업인 경우, 기업들은 주로 에너지와 국방관련 부서, 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과학부흥재단(NSF) 등을 통해 연구개발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연방세입은 주로 개인소득세·사회보장세·법인소득세·소비세 등을 통해 충당된다. 지출은 주로 사회보장·메디케어(Medicare :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국방·소득보장·국채이자·보건 등에 쓰인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는 통화정책을 조정한다. 1960년 이후 줄곧 연방정부는 고성능 무기체제의 개발을 위한 막대한 군사비 지출과 사회·복지 사업의 급속한 확장으로 인해 심각한 예산적자를 겪는 재정상태가 되었고, 주기적인 경기침체로 더욱 악화되었다. 그결과 국채는 계속 증가했다.
복잡한 경제·사회 생활은 미국 사회가 가진 특별한 유동성을 반영한다. 그물처럼 고루 퍼진 수송망은, 국토의 면적이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동질적이며 밀접한 사회·경제 환경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미국 경제의 활력은 이와 같은 기동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동성은 메트로폴리스의 거대화, 교외지역의 확산, 정기 출퇴근 지역 반경의 광역화, 상업 및 공업의 분산, 비농경 시골 거주민(강력한 중심지가 없는 새로운 종류의 도시화지역에 사는 사람)의 증가 등을 위한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구도시지역의 슬럼화가 가속되고,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환경오염이 악화되고, 공공교통체계를 약화시키는 등 부작용도 낳았다.
미국 교통망 가운데 최대 장관은 전장 7만 800km에 달하는 주간고속도로망(州間高速道路網)일 것이다. 주간고속도로망은 전국 50개주에 걸쳐 인구 5만 명 정도의 도시 가운데 90%를 연결하는 다선체계의 전국적 교통망이다. 1950년대에 생긴 이 교통망은 현재 미국 자동차 교통량의 1/5을 담당하고 있으며, 교통신호등에 의한 정지없이 동부 끝에서 서부 끝까지의 자동차 여행이 가능하다. 이 도로망은 동부연안지역과 서부해안지역, 미시시피 강과 오하이오 강 유역을 따라 아주 조밀하게 퍼져 있다.
미국의 가정 가운데 90%가 적어도 1대의 자동차나 트럭을 소유하고 있으며 2대 이상 소유한 가정도 많다. 대도시권간의 여행은 대부분 자동차로 이루어지는 반면에 인구과밀 도시에서는 공공교통수단과 정기통근열차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뉴욕·시카고·필라델피아·보스턴과 같이 거대한 중심도시들에서는 러시 아워 때의 출퇴근 승객 대부분이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그렇지만 도시 공공교통체계는 대부분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지역의 인구가 증가했는데도 버스와 지하철의 이용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한때 철도가 화물운송과 여객수송을 독점하다시피 한 적도 있었지만, 정부의 통제와 트럭 운송업계의 경쟁력이 높아져 운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철도는 미국의 대도시간 화물운송의 약 1/3을 맡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운송품목은 석탄·곡물·화학약품·차량 등이다. 1970년경 다수의 철도회사가 여객업무를 포기했는데 당시 미국 의회는 여객 업무를 전담할 '미국철도여객공사'(Amtrak)를 창설했다. 앰트랙은 전국적으로 3만 8,400km에 걸쳐 뻗어 있으며 500여 개의 정거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방대한 가항 수로망을 가지고 있는데 내륙지역의 미시시피 강 수계, 오대호-세인트로렌스 수계(북부), 그리고 멕시코 만을 따라 있는 만 연안 수로 등이 중심을 이룬다. 너벅선이 국내 수로운송의 2/3 이상을 맡고 있다. 운송되는 주요품목은 석유제품·석탄·코크스·곡식 등이다. 선박 적재량에서 가장 큰 항구는 뉴욕 주의 뉴욕시티,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스, 알래스카 주의 밸디즈, 텍사스 주의 휴스턴 등이다. 항공운송도 잘 개발되어 있어 거의 500개의 공항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다. 애틀랜타와 시카고 지역 간 연결 공항은 세계의 상업용 공항 가운데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 무역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초까지 상품 무역수지는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수출품목은 화학제품과 그 관련상품, 자동차와 그 부품, 사무기기와 컴퓨터, 항공기와 그 부품, 곡물, 그리고 일반적인 공업용기계 및 전기기계 등이다. 주요수출국은 캐나다·일본·멕시코·영국·독일 등이다. 주요수입품목은 자동차와 그 부품, 원유 및 정유 제품, 철과 강철의 기초제품, 원자재(연료와 식량 포함) 등이다. 주요수입국은 캐나다·일본·멕시코·독일 등이다.
■ 정부의 구조
미국은 하나의 연방정부와 50개의 주정부로 구성된 연방공화국이다(→ 연방제도). 1789년에 제정된 미국 헌법은 일부 선택적인 권력만 연방정부에 위임하고 나머지는 주정부의 권한으로 유보시켜놓았다. 국방·외교정책·대외무역의 조정기능, 통화(通貨), 최고 법 집행기능, 주간통상(州間通商)의 조정기능, 이민 등은 연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임권에 속한다. 주정부의 주요기능은 교육, 농업, 자연보호, 고속도로 관리, 차량 감독, 공공안녕, 교도행정, 주내 통상의 조정, 교육·보건·복지 정책의 시행 등이다.
헌법은 연방정부의 권력을 행정부·입법부·사법부 등 동등한 자격의 3부로 분립시켜놓았다. 각 주도 연방정부와 매우 비슷한 정부구조를 갖고 있다. 최고 행정권은 대통령에게 주어지는데 대통령은 50개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되며 임기는 4년이다. 미국 대통령은 국가원수, 군의 최고사령관, 조약체결권자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행정수반으로서 입법의 제안, 대외정책의 입안 등의 권한을 가진다. 입법권은 435명의 하원과 100명의 상원에 부여되어 있다(→ 미국의회). 각 주는 6년 임기의 상원의원 2명을 선출한다. 하원의원은 일반투표에 의해 선출되며 임기는 2년이다. 하원의 의원수는 각 주마다 10년 단위의 인구조사를 실시하여 파악되는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다. 사법부는 상원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9명의 법관으로 이루어진 대법원(Supreme Court)이 이끈다. 대법원은 재심의권을 사용해 헌법에 위배되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의 법안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하급 법원의 판결을 다루는 최종 상소심 법원이기도 하다(→ 사법부).
중도좌파 성향인 민주당과 중도우파 성향인 공화당 등 두 정당이 선거정치의 중심을 이룬다. 각 정당은 폭 넓은 유권자층의 지지와 정치적으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을 모색하므로 양 정당은 일반적으로 중도적인 정책을 표방한다. 양 정당의 유권자층은 비교적 독립적인 유권자층으로 서로 중복된다.
■ 군사
미국의 군대는 육군·해군(해병대 포함)·공군으로 구성되며, 버지니아 주 알링턴 군에 있는 펜타곤(Pentagon) 건물에 본부를 둔 국방부의 지휘를 받는다. 군대와 유사한 단체인 연안경비대(Coast Guard)는 운수부의 지휘를 받는다. 징병제도는 1973년 폐지되고 그뒤부터 모병제에 의한 지원병으로 군을 구성하고 있다. 그밖에 미군은 전시에 소집될 수 있는 예비군을 유지하고 있다. 또 각 주는 주지사의 요청에 의해 언제라도 소집할 수 있는 예비군으로 편성된 주방위군(National Guard)을 보유한다. 군 예산의 상당부분이 재료 및 연구개발비에 소비되기 때문에 군사계획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또한 군의 영향은 상호방위와 군사지원을 위한 다자간·양자간 조약을 통해 다른 국가에까지 미친다. 미국은 아프리카·아시아·유럽·라틴아메리카 등지에 군사기지를 갖고 있다. 1947년에 제정된 '국가안전보장법'은 안보와 정보수집 활동을 위한 일원화된 지휘권을 창출했다. 이 법안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중앙정보국'(CIA)이 창설되었다. CIA는 NSC의 감독하에 대외정보수집업무를 전담한다. 국방부 산하기관인 국가안전보장국(NSA)은 암호해독과 통신정보업무를 담당한다.
■ 사회복지
사회복지를 위한 재정 및 행정 지원은 공공기관과 민간단체에 의해 이루어진다. 예산은 실업수당·산업재해·질병·모자보건·노인문제·장애인·이혼녀 등을 위해 사용된다. 나아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함께 부양아동이 있는 결손가정에 현금을 제공하거나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한다. 국가적으로는 막강한 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은 많은 미국인(인구의 1/10 이상)에게 현실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빈민의 약 절반은 가장(家長)이 정규 혹은 비정규 임금 근로자인 가정 출신이다. 그밖에도 상당수 인구가 너무 늙어 일을 할 수 없거나 무능력자이며, 가장의 상당비율은 어린 자녀를 거느린 여성이다. 주정부는 빈민에게 각 주 나름대로의 금전적 지원을 한다. 미국 농무부는 주정부와 지역 정부를 통해 빈민에게 저렴한 가격의 식량과 식품권을 분배한다. 피고용인은 1930년대에 창설된 연방 사회보장법에 의거해 퇴직연금을 수령할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고용주들도 건강보험과 생명보험은 물론이고, 노사간의 분배원칙에 입각해 별도의 퇴직수당을 지급한다. 그밖에도 많은 미국인들이 민간자선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다.
■ 보건
의료 보건사업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 중의 하나이다. 보건과 위생 조건은 일부 시골과 도시의 빈민밀집지역을 제외하면 높은 수준에 속한다. 미국의 주요보건문제 가운데 하나였던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은 1960년대말 이래 꾸준히 감소해오고 있다. 더욱이 인구수에 비해 의사의 비율이 매우 높다. 그렇지만 흑인의 보건지표는 일반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흑인 영아의 사망률은 백인 영아보다 거의 2배나 높다.
■ 주택
미국에서 전체 주택의 약 2/3가 단독세대 주택이다. 자갈이나 벽돌로 겉을 덮지만 대부분의 주택은 목조건축물이다. 주택문제는 보건문제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공공사업이라기보다는 민간사업으로 간주되어왔다. 그렇지만 도시빈민가의 급증으로 여러 시정 당국이 보다 엄격한 건축법과 위생단속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934년 저렴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건설업체에게 융자를 제공하기 위해 '연방주택국'이 창설되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저렴한 주택을 건설해 대도시의 빈민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종종 부동산 소유자의 저항에 부딪혔다. 주택사업에 있어 인종 및 민족의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주와 시당국은 '공정주택법'을 채택했고 공정주택위원회도 구성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도 소수민족과 빈민이 게토를 형성해 살고 있는 대도시에서는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 법의 집행
미국의 치안업무는 전통적으로 지역 경찰관리에게 집중되어 있다. 치안업무의 대부분이 도시지역에서는 경찰관과 형사에 의해, 시골에서는 보안관과 치안경관에 의해 집행된다. 다수의 주정부가 법집행기관을 두고 있고, 모든 주정부가 교통법규의 집행을 위한 고속도로 순찰대를 보유하고 있다. 연방관할구역에서 생긴 범죄행위(예를 들어 1개주 이상에서 저질러진 범죄)는 연방수사국(FBI)이 맡는다. FBI는 또한 지문감식과 기술적 실험을 통해서 주·지역 치안당국에 협조한다. 그밖에도 법무부 산하의 마약방지관리국, 재무부 산하의 주류·담배·무기 관리국과 같은 연방 산하기관은 특정한 연방법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 교육
지역·주·연방 간의 계획 및 정책의 협조체제는 교육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역사적으로 교육은 주와 지역정부의 소관사업으로 간주되었다. 3,000개 이상의 대학과 종합대학교 중에서 군사학 분야의 일부 학교만이 연방기관에 속한다. 그러나 1862년 연방정부가 농과대학과 공과대학을 설립할 목적으로 주정부에 연방공유지를 불하(이런 대학은 '토지불하대학'으로 불림)하기 시작하면서 차츰 모든 차원에서 교육에 관여해왔다. 그밖에도 학교급식계획을 지원하고, 아메리카 인디언 교육을 관할하며, 대학에 연구비를 지급하고,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융자해주며, 퇴역군인 교육의 재정을 지원한다.
초등교육은 여전히 일차적으로 지역정부의 소관이지만,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1964년의 민권법은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학군에 대해 연방정부가 재정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민권법). 학교가 많은데도 인종차별지역에 사는 흑인들의 자녀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였다.
대부분의 주에서 6세에서 16세까지 무상·의무 교육을 실시한다. 미국 학생들의 절대다수가 중등교육을 마치는 17, 18세까지 학교에 다닌다. 미국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등교육기관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명문 대학교로는 하버드대학교(매사추세츠)·예일대학교(코네티컷)·프린스턴대학교(뉴저지)·시카고대학교(일리노이)·스탠퍼드대학교(캘리포니아)·캘리포니아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이 있다.
■ 정부와 보도기관
미국에서 보도매체의 힘은 막강하며 도처에 존재한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연방 차원과 주 차원에서 모두 포함됨)는 미국의 언론기관에 정부 행동을 감시할 수 있는 무한정의 자유를 제공한다. 공무상 기밀 법안도 언론이 정부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데 제약을 가할 수 없다. 베트남 전쟁에서 보도매체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다양한 민중선동가와 기타 정치인들의 부침(浮沈)을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워터게이트 사건이 보도되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곧 탄핵에 직면하게 되어 사임(1974)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예술
오늘날의 미국을 이룬 개척민들은 영국·네덜란드·독일·프랑스·스페인 등 떠나온 조국의 언어와 일반적인 문화관을 갖고 있었지만, 그들은 신세계의 요구와 그 세계가 제공하는 기회로 인해 신속하게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18세기 중엽부터 미국의 건축·미술·문학·음악 등에 대한 구세계(유럽)의 영향력은 느슨해졌다. 유럽의 문화양식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부활되면서 상당히 오랫동안 존속되었으나, 전반적으로 자신들의 고유한 경험을 토대로 독특한 미국적 특징을 만들어내고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일반대중이었다.
건축분야의 경우, 스칸디나비아에서 전해진 통나무집은 신속하게 보급되어 숲이 우거진 프런티어 지역의 상징적인 주택이 되었다. 연방양식, 그리스 부흥양식, 고딕 복고양식 등 보다 정교한 건축양식이 19세기에 도시와 시골의 건축물에 이용되었다. 도시들이 소위 황금시대(Golden Age)로 접어들면서 마천루가 등장해 미국 사회의 기술적 업적과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윌리엄 러 배런 제니와 루이스 설리번은 시카고 출신의 건축가로, 그러한 건축양식의 선구자들이다. 설리번의 제자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9~1959)는 프레리 학파(Prairie School)로 알려진 새로운 건축설계운동을 시작해 20세기초에 미국 전역에 걸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후대의 주요 미국건축가로는 독일 태생의 루트비히 미스 판 데어르 로어, 그의 제자들인 필립 존슨, 로버트 벤투리 등이 있다.
웅장한 자연과 풍요한 원자재는 미국의 시각예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825~70년에 유행했으며 황야 그 자체를 소재로 삼았던 허드슨 강파(Hudson River School)는 미국 미술에서 일어난 최초의 토착화 운동으로 여겨진다. 아셔 B. 듀랜드가 그 대표적인 화가이다. 도시생활은 에드워드 호퍼 같은 사실주의파나 스튜어트 데이비스 같은 추상파 화가를 막론하고 20세기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20세기 중엽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로 알려진 미국의 회화양식이 결과적으로 서양미술을 압도하게 되었다. 중심인물은 잭슨 폴럭과 로버트 머더웰 등이었다. 추상표현주의의 위세도 1960년대에 또다른 미국적 양식인 팝 아트(Pop Art)의 등장으로 쇠퇴했다. 앤디 워홀과 로버트 라우셴버그 등의 팝 아티스트들은 대중문화와 상업에서 자유롭게 소재를 선택했다. 종종 조각의 발전은 회화의 발전과 병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루이즈 니벌슨과 마크 디 주베로의 추상화와 클래스 올덴버그의 팝 아트 조각이 바로 그 예이다. 다양한 양식과 경향과는 대조를 이루는 특이한 예술가들이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미국 예술의 현저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고립상태에서 제작된 그들의 작품들은 국가적 경험에서 발견된 본질적인 것을 표현한다. 19세기의 윈즐로 호머와 20세기의 조지아 오키페 등의 화가들이 그 전형적인 예에 속한다(→ 미술).
20세기 전반기 동안 미국의 뛰어난 사진작가들은 대체로 사진술을 순수예술의 하나로 보려고 했고, 순간의 기록물로서 도처의 일반적 장면을 담는 것이 아니라 옛 미술전통에 접목시킴으로써 순수예술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제2차 세계대전 뒤 일부 천재적인 사진작가들은 대중매체 영상과 미학적 피사체(즉 예술과 사진술) 사이의 간격을 초월할 수 있었으며 단순하고 시사적인 순간을 포착해 완벽하고 영구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워커 에번스와 로버트 프랑크(전후세대의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하듯이 그도 이주민이었음)는 사진술을 전통적인 조형예술처럼 계산되고 고려된 것으로 만들지 않고 카메라의 순간영상에서 개성과 영속성이 있는 것을 찾았다. 미국 여행 기록물로 프랑크가 펴낸 〈미국인들 The Americans〉(1959)은 이러한 시각으로 만들어낸 걸작이며, 전후시대의 시각표현 분야에서 〈미국인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없었다. 로버트 매플소프, 다이언 아버스, 리처드 애브던과 어빙 펜 등은 거의 반 세기 동안 패션 사진과 인물사진을 주도했는데 박물관과 잡지 사이, 즉 예술성있는 초상화와 저급한 상업사진 사이를 넘나든 사진작가였다. 이들 사진작가들은 모두 영광과 침체, 상업적 작품과 독창적인 작품 사이를 오가면서, 미국 예술가들이 직면한 경제적 곤경과 내재하고 있는 잠재적 능력의 전형을 보여주게 되었다.
역사를 통틀어 미국은 일단의 뛰어난 작가들을 배출했다. 코튼 매더와 조내선 에드워즈의 설교집에서부터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머스 제퍼슨의 불후의 저작에 이르기까지 식민지시대와 건국 초기시대가 미국 문학 속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19세기 문학은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 에밀리 디킨슨, 에드거 앨런 포, 월트 휘트먼,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등과 같은 작가들로 대변되었다. 20세기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존 스타인벡, H. L. 멘켄, F. 스콧 피츠제럴드, 노먼 메일러, 솔 벨로, 존 업다이크 등의 작가들이 이름을 떨쳤다. 희곡 작가로는 유진 오닐, 테네시 윌리엄스, 시인으로는 에즈라 파운드, T. S. 엘리엇, 로버트 프로스트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흑인 문학으로는 랠프 엘리슨의 〈투명인간 Invisible Man〉(1952)이 20세기 미국 소설 가운데 불후의 명작으로 남았다. 보다 최근에는 여성운동이 정치적인 성격을 띠게 되면서 토니 모리슨, 앤 타일러, 루이즈 에드리히 등의 작품이 애독되었으며 여성소설의 급속한 팽창을 경험했다(→ 미국문학).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고 국제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예술 분야는 영화였다. 하워드 헉스, 조지 쿠커, 오손 웰스, 프랭크 캐프라, 존 포드, 존 휴스턴 등과 같은 미국의 영화제작자들은 영화예술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유럽의 학구적 관심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마틴 스코시즈, 로버트 앨트먼 등 차세대 미국 영화제작자들을 고무시켜 사실적 표현의 수단으로 상업적 영화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개발하도록 했다. 또 20세기에 미국에서 발명된 텔레비전도 때로 영화예술 수준으로 고양되기도 했지만 주로 대중오락과 정보전달의 매체로 머물러 있다(→ 영화).
미국은 독특한 형태의 대중음악을 발전시켰다. 재즈·블루스·컨트리앤드웨스턴·로큰롤 등의 각 음악형태는 미국 생활을 통해 갖게 되는 공통의 리듬과 관심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연주자들로는 재즈의 듀크 엘링턴, 블루스의 앨버트 킹, 컨트리앤드웨스턴의 행크 윌리엄스, 로큰롤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중문화에 기여한 미국의 또다른 분야는 스테이지 뮤지컬(stage musical)이다. 극예술과 노래를 혼합한 형태인 뮤지컬은 제롬 컨,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리처드 로저스, 조지 거슈윈, 레너드 번스타인, 스티븐 손드하임 등의 작곡가 및 서정시인들의 작품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현대의 고전음악분야에서는 찰스 아이브스, 존 케이지, 엘리엇 카터와 같은 유명한 작곡가들을 배출했다.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관현악단이다(→ 음악).
고전무용은 20세기 중엽 이후까지 미미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뛰어난 미국의 무용가였던 이사도라 덩컨은 금세기의 전환기를 전후한 시기에, 고전무용이 강렬하고 즉흥적인 개성의 표현으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위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덩컨은 생애와 무용가로서의 생애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다. 때문에 그녀의 영향은 실제적 이론으로보다는 정신적인 자극제로 남아 있다. 1920년대 동안 루스 세인트 데니스와 테드 숀이 미국의 무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덩컨이 창조했던 현대무용 전통이 최초로 그리고 가장 영향있는 완성도를 발휘한 것은 안무가인 마사 그레이엄의 작품에서였다. 한 세기를 풍미했던 그레이엄의 작품들이 형식에 있어 엄격하고 기본에 치우친 면을 그대로 지녔던 반면, 그녀의 가장 유명한 제자이자 후계자인 폴 테일러와 트윌라 타프의 작품은 일상생활의 온갖 소란스런 동작을 예술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 스포츠·레크리에이션
20세기 후반부터 여가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스포츠와 위락산업은 미국에서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가 되었다. 매년 미국인들은 요트·스키·사냥·낚시·골프·테니스·사이클·볼링과 같은 스포츠 활동을 위해 수십 억 달러를 소비하고 있다. 미식축구·야구·농구·아이스하키 등 스포츠 행사는 고등학교·대학·프로 대항별로 벌어지는데 매년 수백만 명의 유료 관중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의 교육철학은 운동경기를 교육의 필수요소로 간주하며, 실제로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은 단체 또는 개인별 경기를 재정적으로 후원한다. 미국에서 조직화된 스포츠의 기원은 식민지 기간 동안 대중적인 운동이었던 통나무 굴리기와 옥수수 껍질 벗기기(husking bees) 같은 놀이에서 파생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종종 미국 스포츠의 정수이며 '국기'(national pastime)로서 간주되는 야구는 19세기 중엽 영국의 놀이경기인 라운더스(rounders)를 미국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역시 영국에서 유래된 미식축구는 북동부에 있는 대학들에서 인기가 높아지게 되었다. 농구의 발명은 체육지도자였던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의 업적으로 간주되는 것이 보통인데, 그는 1891년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서 처음으로 대회를 열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놀이였다가 캐나다에 수용된 아이스하키는 20세기 들어 주로 북부의 도시들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화려한 스포츠 행사들로는 프로 야구의 월드시리즈, 대학 미식축구의 로즈볼, 프로 미식축구의 슈퍼볼, 미국 프로 농구협회(NBA)의 플레이오프전, 프로 아이스하키의 스탠리컵 대회, 미국 오픈테니스 선수권대회, 미국 프로골프인 협회 선수권대회 등이 있다.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경주, 켄터키 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서러브레드 경마, 프로복싱 선수권대회 등도 세계적인 관심을 끈다. 미국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대회의 단체전과 개인전에 대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Macropaedia| 金鎣起 옮김
■ 개항 이전
미국이 한국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때는 1845년이었다. 당시 미국 하원의 해사분과위원회 위원장인 프랫은 '일본과 조선에 파견할 통상 사절 연장'이라는 제목의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미국의 내정문제로 인해 사장되었다. 그후 1866년 7월에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가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와 평양 안에 들어와서 상품교역을 시도한 일이 있었는데 평양사람들의 분노를 사 선체가 불타고 선원 24명이 모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보다 앞서 1866년초에는 프랑스 신부들이 조선정부에 의해 처형된 사건이 일어나 프랑스는 이에 대한 응징으로 9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함대를 파견해 무력시위를 했는데 이것이 병인양요였다. 미국은 이에 편승해 제너럴 셔먼호 피습 사건에 관해 프랑스와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했으나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의 전후 복구문제와 멕시코 병합 문제로 프랑스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여의치 못했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함대를 물리친 흥선대원군은 이를 계기로 서양의 세력을 과소평가하게 되었고 쇄국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갔다. 반면 미국은 남북전쟁의 충격이 가시고 중국과의 교역량이 증대되자 조선과의 수교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조선이 좀처럼 문을 열지 않으려 하자 미국은 '함포외교'를 단행하기로 결정하고 아시아 함대 총사령관인 로저스 제독을 원정군 사령관으로 임명해 함대를 파견했다. 1871년 5월 30일 이 전함들이 한강 하류에 당도하면서 신미양요가 시작되었다. 6월 로저스 함대는 강화도의 광성진·초지진·덕진진을 점령했다. 2일간의 한·미 격전은 처절했으며 광성진의 수비사령관 어재연(魚在淵)과 그의 아우 어재순(魚在淳)을 비롯한 수비대는 최후까지 저항하다 장렬히 전사했다. 로저스 함대는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더이상 진격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중국의 북부 항구로 회군했다.
조선이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어 문호를 개방한 지 2년 만인 1878년 4월 미국의회에서는 다시 한번 조선과의 통상수교안이 제안되었으나 이 제안 역시 상원이 휴회에 들어감에 따라 자동폐기되었다. 그러다가 2년 뒤인 1880년 미국은 슈펠트 제독으로 하여금 일본의 도움을 얻어 조선과 개항교섭을 추진하도록 했다. 일본이 도움을 거절하자 미국은 단독으로 접근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당시 조선에서는 조선이 앞으로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과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한 황준헌(黃遵憲)의 〈사의조선책략 私擬朝鮮策略〉이 입수되어 미국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있었다. 한편 청나라의 북양대신 이홍장(李鴻章)은 슈펠트가 일본을 통해 조선에 접근하려 했던 것을 불쾌하게 여겨 자신이 조선개항협상을 주선하겠다고 나섰다. 한미수교협상은 톈진[天津]에서 1882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홍장은 조선이 청제국의 부속국임을 한미조약에 삽입시키려 했고 슈펠트는 이를 반대했다. 결국 타협안으로서 슈펠트는 별도 공한에서 조선이 청국과는 부속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로 했으며 조선측도 미국 대통령에게 조선이 청국에 부속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마침내 한미수호조약은 1882년 5월 22일 미국을 대표한 슈펠트 제독과 조선조를 대표한 전권대관 신헌(申櫶) 및 전권부관 경리통리기무아문사 김홍집(金弘集) 사이에 서명되었다.
청일전쟁과 영일동맹을 거치면서 조선에서 일본의 지위가 강화되자 일부 미국인들은 일본세력의 비대가 극동에서 미국과의 충돌로 치달을 것을 우려했으나 조선의 국내상황이 매우 혼란하자 조선에 대한 경멸감이 더해가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은 일본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러일전쟁이 종반에 이르러 일본으로부터 중재를 부탁받자 일본이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배권을 인정하는 대신 일본의 한국지배를 인정해준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후 몇 달 후 루스벨트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켰다.
■ 개항 이후
중국의 상하이[上海]·난징[南京] 등에서 활동하던 선교의사 앨런이 1884년 서울에 왔고 1885년 선교병원 광혜원(廣惠院)을 개원했는데 이것이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었다. 미국의 북장로교회에서는 선교 여의사 엘리스를 보내 앨런과 합류시켰다. 광혜원은 제중원(濟衆院)으로 이름을 바꾼 뒤 1886년 의학교를 설립, 16명의 학생을 뽑았다. 1899년에는 제중원의학교가 설립되었고 9년 뒤에는 졸업생을 냈는데 이것이 세브란스 의학교의 모태이다. 제중원이 1886년 처음으로 의학교를 설립하기 바로 전인 1885년 8월 아펜젤러가 2명의 학생만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신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던 고종은 1886년 6월 아펜젤러의 개설학교에 배재학당이라는 교명과 간판을 하사했다. 이어 언더우드가 1886년 고아원 형태의 학교인 경신학교를 창설했다. 이어 언더우드는 1915년 3월 경신학교 대학부를 세웠는데 이것이 연희대학교의 전신이다. 한편 여선교사 스크랜턴은 1886년 5월 여학생 1명만으로 학교를 열었는데 이것이 이화여자대학교의 출발이었다. 이어 선교사들에 의해 미션 계통의 학교들이 많이 설립되었다. 1887년 미국의 전기기사 매케이는 경복궁 안에 증기발전기 2대를 설치하고 에디슨 전등 2개를 가설했다. 1898년 콜브란과 보스트윅은 서울시내 전차·전등·전화 가설경영권을 얻어 조선왕실과 공동출자로 한성전기주식회사를 설립했다.
■ 일제강점기
일본의 한국 강점을 방관한 미국은 을사조약의 체결과 함께 1905년 주한미국공사관을 철수시켰고 한일합병조약을 정당화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에 소극적이었다. 1919년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 조항에 자극받아 3·1운동이 일어나자 미국언론들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일본을 규탄했고 미국의회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작 미국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겨우 전쟁 말기인 1944년부터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정이 이러했으므로 한국인이 볼 때 미국은 간접적인 도움을 바랄 수 있는 장소일 뿐이었다. 이곳은 선전·외교·자금조달의 거점이자 피신처로 이용되었다.
■ 38선의 확정
1943년 카이로에서 루스벨트·처칠·장제스[蔣介石]가 모여 극동문제처리를 위한 3차 회담을 열어 카이로 선언을 채택했는데 한국독립은 '적당한 절차'를 거쳐 시킨다고 단서를 달아놓았다. 이 선언의 초안은 미국측이 작성한 것으로서 루스벨트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신탁통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국의 즉각적인 독립을 반대하고 '적당한 시기'로 늦추었던 것이다. 얄타 회담은 1945년 2월 루스벨트·처칠·스탈린에 의해 열렸고 루스벨트는 20~30년에 걸친 한국의 신탁통치 실시를 제안했다. 스탈린은 신탁통치안에는 찬성했으나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외국군의 한국주둔도 반대했다. 이 회담은 참가국 수뇌들의 의견 교환 정도로 그쳤다. 그후 1945년 7월 포츠담 회담이 다시 3국 대표들 간에 열렸다. 미국은 포츠담 회담중 소련이 대일전에 참전하게 될 경우 소련이 한반도를 모두 점령해버릴 것을 우려해 한국의 독립을 보장한 카이로 선언은 준수되어야 한다고 포츠담 선언에 명기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중 한반도 상륙을 포기하고 소련으로 하여금 한반도로 진격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이 의외로 쉽게 항복하자 일본 상륙작전이 필요없게 되었고 병력에 여유가 생겼다. 미국은 새삼 한반도점령을 고려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일반명령 1호'를 작성·발표했는데 북위 38도선 이북에 있는 일본군은 소련군사령관에게 항복절차를 밟고 그 이남에 있는 일본군은 미군사령관에게 항복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북위 38도선은 남북을 가르는 분단선이 되었다.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함께 전쟁이 끝나자 미국과 소련은 1945년 8월 25일 한국의 38도선 분단점령을 발표했고 이어 9월 8일 하지 중장 휘하의 미군이 인천에 상륙함으로써 3년에 걸친 미군의 남한통치가 시작되었다. 미군정청은 통치 초기부터 임시정부 부인, 신탁통치안의 고수, 미온적인 대공정책 등으로 우익정치인사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특히 이승만(李承晩)과 하지는 정치적 견해 차이로 반목이 심했다. 이러한 이유로 하지는 김규식(金奎植) 중심의 중간우파와 여운형(呂運亨) 중심의 중간좌파에 의한 좌우합작으로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미국은 1947년경부터 시작된 미·소 냉전에 따라 모스크바 협정 노선을 버리고 한반도문제를 국제연합(UN)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승만의 복안대로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었고,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 0시를 기하여 미군정이 폐지되었다. 대한민국이 출범하자 미국은 제일 먼저 한국을 승인하고 초대 주한미국대표로 무초를 임명하고 한국에서도 초대주미대사로 장면(張勉)을 임명함으로써 약 반세기 만에 양국의 공식외교가 재개되었다. 한국은 건국 초기부터 북한의 군사적 위협, 신생국가로서의 경제사정 등으로 대미일변도의 외교를 펴 미국으로부터 군사·경제 원조를 획득하는 데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후 군사비를 삭감해야 할 국내사정 때문에 병력을 감축해야 했으므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단정하고 약간의 병력과 군사고문단만을 남기고 전면 철수했다. 이 상황에서 6·25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6·25전쟁 이후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깊이 인식하면서 한국과 미국 간의 정치적·군사적 관계는 매우 긴밀해졌다. 또한 전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하여 안보를 다지고 경제원조를 강화했으며 전후복구사업 및 경제부흥사업을 적극 도왔다. 그러나 1960년 케네디 대통령 때 한국의 5·16군사정변을 못마땅히 여긴 미국이 민정복귀를 강력히 요구함으로써 양국의 불편한 관계가 한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그후 존슨·닉슨·포드 대통령 시대에는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으나 1970년대 후반 카터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미군철수문제·인권문제·박동선사건 등으로 긴장된 관계가 또 한번 연출되었다. 레이건 대통령 때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었다. 그 이후로는 경제적인 문제로 서로 마찰을 빚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은 안보상 긴밀한 협조국으로, 1953년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래 꾸준히 군사원조를 제공해 한국군의 현대화를 도왔고, 최신예전투기를 한국에 배치해 방어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으며 매년 한미합동의 팀 스피리트 훈련 등을 통해 양국군의 실전능력을 높이고 있다. 또 국교개설 이래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고 아이젠하워·존슨·포드·카터·레이건·부시·클린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양국간의 당면문제를 협의했다.
6·25전쟁 이후 미국의 대한(對韓) 경제원조는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1961년초까지 한국경제에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그뒤 현재까지도 무역·자본도입·합작투자 등 경제전반에 걸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80년 미국 국제개발처(AID)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1946~79년에 한국에 146억 810만 달러의 경제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중에는 1960년대까지 제공한 무상원조 47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1980년 한미국제무역은 한국의 무역규모의 27%를 기록했으며 액수로는 460억 달러에 이르렀다. 한국은 미국의 국제무역 상대국으로서 5번째 주요수출국이자 8번째 주요수입국이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이스라엘과 더불어 미국의 원조를 많이 받은 나라 중의 하나로 1962년까지 상당한 액수의 무상원조를 받았으나 그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적 타성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 자립의욕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962년 무상원조가 끊어지고 차관으로 전환되면서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쌍무적 무역시대로 전환되었다. 대미수출의존도는 한때 51.7%로 정점에 달했으나 그뒤 다변화수출정책에 따라 1980년대에는 26%를 나타냈다. 1987년 미국의 대한수출은 87억 5,821만 달러, 수입은 183억 1,079만 달러로 심한 무역역조현상을 보였으며 이는 통상마찰의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뒤 수출입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대한무역에서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으로 1996년 현재 대한 수출액이 333억 537만 9,000달러, 수입액이 216억 7,046만 5,000달러이다.
한편 한국인의 미국 이민 역사는 그 뿌리가 깊은데 1885년 서재필(徐載弼)을 비롯한 한국인의 이민이 처음 실시된 이래, 유학생 및 노동자의 이민이 행해졌다. 1902년에는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121명이 도미하는 등 1905년에는 한국인 이민자가 7,000명에 달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주춤했던 이민은 6·25전쟁 이후 날로 증가해 아시아계에서 5번째로 많은 숫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1996년 현재 한국의 재미교민은 184만 9,108명, 체류자는 15만 1,330명에 이르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캘리포니아·로스앤젤레스·뉴욕·시카고·호놀룰루 등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정치적으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생활근거지가 흑인거주지와 인접해 있고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가 많은데 1992년의 로스앤젤레스 폭동사건은 이러한 사정이 표면화된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은 1948년 북한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공산체제가 수립되면서 북한을 인식하게 되었고 6·25전쟁을 통해 적대국으로서 마주친 경험이 있다. 그후 냉전시대와 더불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사실상 백지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72년 미국과 중국이 교류를 시작하면서 미국은 북한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한국문제는 남북한 간에 상호해결할 것을 주장함으로써 남북한간의 정치협상에 자극을 주었다. 이후 미국은 남북한간의 직접대화를 찬성해왔으며 제24회 서울 올림픽 대회 개최 이후 한국의 대북방정책의 전개와 동서냉전시대 종식에 발맞추어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개설하고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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