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時事/[시사 칼럼]

청소년 자살문제

好學 2012. 1. 12. 20:45

          청소년 자살문제

 

▲ 10대 청소년이 하루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이었다. 하루에 0.97명이 자살한 셈이다. 10대 사망 원인은 2008년까지는 교통사고가 1위였지만, 2009년부터 자살이 1위로 바뀌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김은영 선임상담원은 심리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의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면서도 어른들에게 잘 기대려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 같은 주변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 1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부모 기대·왕따·스트레스… 19%가 "자살 생각해봤다", 5%는 실제 자살 시도

경기도 분당에 사는 중3 이모(15)군은 작년 4월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늘 "최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군의 옷차림부터 교우 관계, 생활 습관까지 일일이 통제하려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마마보이'란 놀림을 받던 이군은 작년에 겨우 친구 한 명을 사귀어 집에 데려왔다. 이군의 어머니는 친구를 혼내 돌려보내고 친구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랑 놀 생각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군은 "어머니를 떠나기 위해 자살을 선택했다"고 했다.

 

10대 청소년이 하루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이었다. 하루에 0.97명이 자살한 셈이다. 10대 사망 원인은 2008년까지는 교통사고가 1위였지만, 2009년부터 자살이 1위로 바뀌었다.

자살 충동에 빠지고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은 이보다 더 많다. 질병관리본부가 2010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1년 동안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생 7만32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1만4135명(19.3%)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학생도 3662명(5%)이나 됐다.

10대 청소년이 자살 충동에 빠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통제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왕따와 구타 등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가정 불화나 성적 비관, 이성 문제 등도 원인이다.

전연진(42)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교수는 "청소년이 자살을 선택하는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복합적인 원인이 조금씩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으로 이끄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왕따 등 학교 폭력에 시달려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이더라도 가정에서 부모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자살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 가장 필요한 건 관심]


청소년들, 자살 생각할 땐 반드시 신호 보내…
그건 '죽고 싶다'가 아닌 '살고 싶다'는 신호

"자살을 처음 생각할 때나 결심을 굳혔을 때 청소년들은 반드시 신호를 보냅니다. 그건 '죽고 싶다'가 아니라 '살고 싶다'는 신호예요."

한국청소년상담원 김은영 선임상담원은 심리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의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면서도 어른들에게 잘 기대려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 같은 주변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주변 관심뿐 아니라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상담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청소년 자살이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 아래 2008년부터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전국 166개 청소년 상담 지원센터(1388)에서 시행하고 있다. 24시간 상담도 가능하다.

자살예방센터(1577-0199)에서는 전국적으로 자살 위험자를 상담 전문가에게 연결해줘 자살을 예방하도록 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에서 심폐소생술과 같은 개념이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이명수 센터장은 "자살위험자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고,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잘 들어주고, 전문가에게 연결하는 4단계 역할을 주변인들이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위험자가 보내는 신호는 통상 "미안해, 그동안 고마웠어. 이제 힘들게 하지 않을게" 같은 말이나, 물건을 정돈하거나 소중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을 하는 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김은영 선임상담원은 "청소년들이 이런 신호를 보내오는지는 (부모 등 어른보다) 또래 친구나 형제들이 더 잘 알아차릴 수 있다"며 "친구, 형제들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