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健康/[한의원]동의보감

[쉽게푸는 한방 보따리]병나기전 치료가 최선, 면역증강 보약은 차선

好學 2011. 2. 18. 22:35

[쉽게푸는 한방 보따리]병나기전 치료가 최선, 면역증강 보약은 차선

 

 

‘한약이 곧 보약’이라는 말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까.

한의학에서는 치료 방법을 둘로 나눈다. 몸의 부족함을 보충해주는 ‘보법’과 지나치게 활성화된 질병을 덜어내는 ‘사법’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보법을 쓸 때의 치료약을 보약이라 부른다.

한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위 단계를 ‘미병치지(未病治之)’라 한다. 아직 병에 이르지 않았을 때 치료하는 의사가 최고의 의사라는 의미다. 미병(未病)은 병이 질병에 이르지 않은 상태, 즉 아직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다. 현대에는 미병을 ‘불건강(不健康)’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부 건강보험공단 보험회사는 보통 질병을 치료할 때만 재정을 투입하지만 아직 미병에 대한 개념은 부족하다. 미병은 현대 의료 시스템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이 사각지대를 막는 것이 보약의 역할이다.

질병을 예방하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일단 아프면 사회활동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치료비용이 많이 들어 이중의 손실을 본다. 이를 막기 위해 미병 단계에서 적극 치료하면 생업에 종사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보약은 면역력을 높여줘 전염성 질환을 예방할 수도 있다. 최근 유행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신종인플루엔자A 조류인플루엔자 등 유행성 바이러스 질환도 알고 보면 다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병이다. 구제역을 이겨낸 소들은 종전대로 짚을 먹었다고 한다. 짚에는 여러 가지 미생물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이를 먹고 자란 소들은 이미 면역력이 생겨 구제역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한방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보약을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약은 의약품이고 건기식은 식품이다. 하나의 약재만 사용한 건기식과 달리 보약은 약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다른 약재를 함께 처방한다. 따라서 건기식 복용이 보약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런 보약이 무조건 정력에 좋다거나 마른 아이 살 찌우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등의 잘못된 시각도 퍼져 있다. 보약을 복용하면 살이 찐다는 것은 오해다. 마른 사람이 살찌는 처방을 원할 경우 부족한 기와 혈을 보하면 기육이 튼실해져 체격이 좋아지는 처방을 한다. 하지만 보약은 살을 빼고 싶은 사람에게도 처방된다. 이런 이유로 보약은 미병을 치료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약’으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