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외국에서 최초로 공사를 수주한 것은 태국의 빠따니와 나리타왓을 연결하는 총연장 98㎞의 고속도로 건설 공사였다. 태국정부가 IBRD차관을 받아 1965년 발주한 공사다. 1966년 1월 공사를 시작해 1968년 3월 준공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네덜란드 등 16개국 29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현대건설이 공사를 따냈다.
- ▲ 빠따니의 도로건설 현장.
공사 수주 금액은 522만달러(60억원). 당시로선 큰 금액이었지만 첫 해외공사의 결과는 암담했다. 고생 끝에 공사를 끝냈지만 공사 금액의 절반이 넘는 300만달러(34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났다.
- ▲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이 된 이명박 현대건설 사원, 왼쪽이 당시 현장 직원이었던 이명박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해외건설의 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1960년대에는 전쟁터였던 베트남 밀림에서 공사를 수주했고, 1970년대 중동 붐 이후에는 태양이 이글거리는 사막 한가운데 수로를 깔았다. 이곳에서 벌어온 돈으로 한국은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
올해 우리 건설업체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11월 현재 452억달러)은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기록(476억달러)을 넘어설 전망이다. 30~40년 전에는 고속도로를 깔고, 수로를 매설하는 토목공사 위주였지만 지금은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공사와 초고층 빌딩이 주력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해외건설 현장에서 피·땀을 쏟았던 건설인들에게 조금씩 빚을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