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친구 목사 중에 목사님 아들이 있다. 나는 그 친구 아버지에게 세례를 받았다. 그분의 세례문답에는 낙방이 필수여서 세례문답 재수생이 많기로 유명하다. 내 기억에 그 목사님은 엄격하고 무서운 분으로 남아 있다.
그 아버지 목사님은 친구의 형이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교회 회중 앞에 세우고 ‘1년간의 수찬정지’ 치리를 하실 만큼 완고하셨다. 그런데 막내아들인 친구가 어찌된 일인지 노회에서 신학교 입학 추천이 반려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아버지 목사님은 노회 목사님들 앞에서 ‘다 제 잘못이니 저를 벌주시고 아들이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아버지의 엄격함이 싫어 부친을 미워하기까지 했던 내 친구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아버지를 향해 마음을 열었다. 아버지의 속 깊은 사랑 앞에 무너진 것이다. 속 깊은 아버지의 사랑을 자녀들이 느낄 수 있다면 가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자녀를 향한 애타는 사랑을 삶으로 표현하는 가정의 달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손달익 목사(서울 서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