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매일묵상]겨자씨앗

[겨자씨] 깨진 얼음에서 나는 소리

好學 2012. 2. 11. 03:46

[겨자씨] 깨진 얼음에서 나는 소리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숲은 또 다른 세상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아무 소리 나지 않을 눈 덮인 개울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퐁퐁’ 소리를 따라 조심스레 눈 덮인 계곡으로 내려가 봅니다.

‘아! 역시.’ 그랬습니다.

마을아이들이 계곡으로 던진 돌에 얼음이 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깨어진 얼음 사이로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계곡의 얼어붙은 개울물이나 사람의 마음이나, 깨어진 곳에서는 소리가 나는 모양입니다. 깨어진 곳에서 나는 소리는 귀 기울이는 존재들에게만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깨어진 얼음사이로 흘러가는 물에 공기가 들어갔다 나갔다 하며 여전히 소리를 냅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개울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와는 분명 다릅니다.

깨어진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그 틈새로 개울의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결국 깨어짐은 고통이 아니라 하늘과 만남의 장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생도 마음의 깨어진 틈새로 하늘을 보고 그 사이로 스며 나오는 소리는 기도가 되어 갑니다.

그래서 오늘밤이 지나면 내일 눈 덮인 숲과 계곡은 다시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아물게 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