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學의 智慧묵상/[매일묵상]겨자씨앗

[겨자씨] ‘가을의 강’처럼

好學 2011. 9. 27. 20:50

[겨자씨] ‘가을의 강’처럼


가을은 강(江)으로 익어 갑니다.

강이 깊어진 것도 아니요, 흘러가는 물이 바뀐 것도 아닐 진데 강은 가을을 담고 있습니다.

 

가을 강은 수줍음을 타는 모양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신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고운 하늘을 비춰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을 강가로 나올 때는 하늘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넉넉한 영혼의 그릇이 필요한 것입니다.

가을 강은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도 언제나 편안합니다.

잊어야 할 것들은 잊고 떠나보내야 할 것들은 떠나보내야 하는 세월의 섭리가 또 하나의 강이 되어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잊지 못해 고통스러운 것이라 해도 가을 강가에 서면 비쳐지는 하늘의 마음으로 물들게 됩니다.

강가에 매여진 나룻배가 노인의 손길에도 풀려 물길을 만들어 가듯 세상에 매인 모든 것들은 가을 강이 보여주는 하늘을 보는 동안 또 하나의 강물과 구름이 되어 갑니다.

 

강물이 흘러가고 구름이 지나가듯 아무리 아름답고 귀한 곳이라 해도 세상은 우리가 머물러야 할 곳이 아니라는 것을 비춰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또한 저녁노을에 지친 삶을 씻어주는 하늘이 비치는 강가와 같은 삶이고 싶습니다.